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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시설 에너지 절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2021.04.13 고재곤 여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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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곤 여주대학교 교수
고재곤 여주대학교 교수

들어가는 말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생활수준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삶의 질은 매우 높아졌지만 그 대가로 에너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환경보호가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한 효율적인 공급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에너지 절감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2019년 에너지원 수입액은 12조 7000억 원을 기록하였으며, 향후 이러한 에너지원의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 스포츠시설 현장에는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전국 공공체육시설은 약 2만 8578곳으로 정확한 에너지 사용량은 파악된 바 없지만 아마도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고, 이에 더하여 약 5만 6343곳의 민간스포츠시설 에너지 사용량을 감안한다면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시설 개소 수: 2018년 말 기준).

이미 선진국은 지열, 태양열, 풍력 등을 활용하는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대형 스포츠 시설에 적용하고 있다. 유럽에서 연구·개발된 ‘스포츠시설 저비용 지능형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참고한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시설에 보다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외 에너지 절감 규모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절감이 제5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외 에너지 절감 잠재시장은 연간 260조 원의 방대한 규모로 향후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요국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친환경산업 육성 등의 차원에서 저탄소경제 사회로 이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2019년 ‘그린뉴딜’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반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적으로 증가(2000년~2017년 연평균 2%)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정부는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 등 탄소중립을 목표로 경제, 사회의 과감한 녹색전환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ESCO(Energy Saving Company: 에너지 사용시설에 투자한 금액을 투자시설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회수하는 기업 혹은 이들이 하는 사업)의 육성과 진흥을 통해 국가적 목표인 녹색성장을 달성하고 고용창출과 수출을 제고하는 신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자 관련 정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시설 에너지 사용 실태

정부는 2020년 7월 14일 대통령 주재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를 개최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계획의 골자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의 제로에너지화며, 여기에는 에너지 고효율 국민체육센터 신축도 포함되어 있다. 국가차원의 에너지 절감 노력에 스포츠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1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형 스포츠시설 92곳 중 5곳을 제외한 87곳은 적자운영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전기료(에너지 사용료)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의 1년간 전기료가 약 8억 8000만 원 정도였다(2014년 기준).

앞서 제시한 1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형 스포츠시설의 규모를 대략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의 50%∼60% 수준 정도라고 가정해도 1곳 당 전기료를 약 4억 원에서 5억 원 정도로 추산해 볼 수 있는 바, 지금까지 적자인 87곳의 대형 스포츠시설 1년간 전기 사용료는 대략 350억 원에서 500억 원 정도로 계산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2020년과 2021년 기준 대형 스포츠시설 에너지 사용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에너지 사용량은 전기료만으로도 한곳 당 10억 원 이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실태는 스포츠시설에 친환경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스포츠시설 친환경 에너지 절감 시스템

유럽연합(EU)에서는 스포츠시설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5개국 연합으로 구성된 기구인 ‘SPORTe2’는 스포츠시설에 정보 통신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SPORTe2는 건물 경영 시스템(Building Management System), 스마트 미터링(Smart Metering), 데이터와 신호 프로세싱(Data and Signal Processing), 최적화(Optimisation), 에너지 흐름 시뮬레이션 툴(Energy Flow Simulation Tools), 녹색 디자인(Green Design), 에너지 효율성(Energy Efficiency), 그리고 혁신(Innovation) 등을 포함한다.

시스템의 핵심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각각 독립적으로 조정 및 활용될 수 있는 4개의 확장 가능한 모듈(프로그램을 기능별로 분할한 논리적인 일부분)로 이뤄져 있다. 4개의 모듈은 ① 스마트 미러링과 모니터링(HOW), ② 통합적 에너지 제어(WHEN), ③ 에너지 최적화(WHY), ④ 다중시설 에너지 통합관리(WHERE)로, 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스마트 미러링과 모니터링(HOW)은 사용 목적에 따라 공간 구조가 각각 다른 스포츠시설에서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 관련 정보를 선택적으로 자동 수집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 통합적 에너지 제어(WHEN)는 시설관리자가 에너지의 생성, 소비, 전환을 가능하게 하여 여러 시설을 손쉽게 관리·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즉,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시설에 태양열, 지열 등으로부터 생산된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갖추어 에너지 공급과 수요상황에 따라 에너지원으로의 탄력적인 전환이 가능하다.

세 번째, 에너지 최적화(WHY)는 외부의 환경정보와 스포츠시설 내부의 에너지소비 정보를 활용하여 최소한의 에너지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말한다. 최적화된 자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시설 특성에 적합한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 번째, 다중시설 에너지 통합관리(WHERE)는 서로 다른 여러 개 스포츠시설들의 에너지 수요, 소비, 생산 등에 관한 가시화된 정보를 웹 플랫폼을 통해 통합 및 구현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스포츠시설 관리자는 SPORTe2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실행계획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설 운영에 따른 에너지 비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스포츠시설들에 적용된 에너지관리시스템의 성능과 에너지 소비 패턴을 비교·검토함으로써 전체 혹은 일부 시설의 에너지 관련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림 1> SPORTe2 시스템 구성도
<그림 1> SPORTe2 시스템 구성도


스포츠시설 친환경 에너지 절감(효율화) 사례  

독일의 바이아레나(BayArena)는 레버쿠젠에 있는 경기장으로 클럽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축구 전용 홈구장이다. 친환경 에너지 절감 시스템으로 리모델링된 설비를 살펴보면, 폐기물 처리 공장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서 지하를 통해 온수를 보급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잔디구장 아래에 온수 보일러가 완비되어 있어 겨울철에도 잔디 관리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클럽 ‘SC프라이부르크’의 홈구장인 슈바르츠발트 슈타디온(Schwarzwald-Stadion) 지붕의 태양광 패널은 축구팬들의 투자로 설치되었다. 구단은 태양광 패널 5개를 한 세트로 하여 약 700만 원에 분양했다. 참여한 팬의 수는 148명이었으며, 참여자에게 리그 정기권을 선물하고 발전수익을 돌려주는 체계를 마련하여 팬과 구단의 일체감 형성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 2> 잔디난방시설이 설치된 바이아레나 <그림 3> 슈바르츠발트 슈타디온 태양열 수집 시스템


스페인의 스포츠시설인 ‘Polideportivo Etxebarri’에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추가 적용된 SPORTe2 시스템은 날씨, 외부온도, 난방도일(暖房度日, 건물의 온도를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한 값), 실 사용시간, 폐관 시간, 에너지 사용량 등의 자료 분석을 통해 태양열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체력단련실의 경우 겨울철과 여름철의 전기에너지 소비를 46.7%, 열에너지 소비를 34.3%까지 감축시켰으며, 이를 통해 35%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얻었다. 그리고 여름철 태양열에너지 활용의 최적화를 통해 수영장에서 사용되는 가스와 열에너지 소비량을 약 49%까지 절감했다. 이러한 성과는 시설 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설치되어 운영 중인 스포츠시설에 SPORTe2 시스템을 적용하면 상당한 수준의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림 4> SPORTe2 시스템이 적용된 스페인의 ‘Polideportivo Etxebarri’


에너지 절감 방안 : 스포츠시설 에너지관리 정보시스템(SEMIS)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비용은 일반적으로 운영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스포츠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스포츠시설의 에너지 절감 및 효율적인 운영 방안으로 가칭 ‘스포츠시설 에너지관리 정보시스템(SEMIS, Sport Facility Energy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이하 정보시스템)’ 구축을 제시하고자 한다. 정보시스템의 핵심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하여 시설 이용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량 등을 예측 및 관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아울러 최적의 시스템 운영을 통해 에너지 절감 효율을 20~30% 이상 높일 수 있는 ICT 기술의 도입 또한 필요하다.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우선 스포츠시설 공간 쾌적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실내 스포츠시설의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농도, 온도 및 습도 등을 측정하여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실내 환경 기준치를 마련하고, 종목별 실시간 쾌적한 환경 관리를 위한 알고리즘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중앙 관제용 인터넷망을 활용한 스포츠시설 환경정보(조도, 온·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농도, 수질 등) 등 관련 데이터의 모니터링 및 센서를 통한 제어 체계 등이 갖추어져야 한다.

마무리

에너지 낭비는 수백 가지의 크고 작은 문제가 누적돼 나타나는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시설 운영 프로세스 내부에서 측정, 제공되는 데이터 없이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00%의 에너지 효율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보시스템을 이용하면 대대적인 시설 개조나 장비 설치 없이 간단한 운영 개선만으로 전체 에너지 비용을 상당 수준 절감할 수 있다. 효과적인 에너지관리의 시작은 정확한 운영 프로세스 측정을 통한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측정하지 않은 것은 관리 역시 불가능하다. 스포츠시설 관리자들이 얼마 정도의 에너지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에너지 절감을 위한 최적화된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를 2020년 대비 37% 감축하겠다는 큰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율의 40%는 건물들이 차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조정 없이 목표를 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한 맥락에서 스포츠시설은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각종 경기장을 포함한 수많은 스포츠시설들이 있고, 그 에너지 소비량은 엄청나다. 우리가 이 시설들의 에너지 소비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절감 노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스포츠시설의 신축 또는 리모델링 설계 시 에너지 절감 계획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설계 단계에서 미리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더해, 각종 리그와 팀 등으로 조직돼 있는 스포츠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에너지 절감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시설이 건강한 육체를 만든다(Healthy Body in Healthy Building!)’는 인식을 널리 공유할 수 있는 친환경 스포츠시설 캠페인 등이 활발히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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