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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열리는 ‘도쿄올림픽’…눈여겨 봐야할 것들

2021.07.21 박현진 스포츠서울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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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스포츠서울 취재부장
박현진 스포츠서울 취재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올림픽이 될 듯하다. 전세계를 휘몰아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마침내 오는 23일 도쿄올림픽이 그 막을 올린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많이 언급될 단어는 아마도 ‘코로나19’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이나 연기돼 개최되는데다 개최 직전까지도 반대여론과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방역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올림픽 관계자와 선수들의 확진 소식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125년의 올림픽 역사에서 무관중으로 대회가 열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올림픽과 관련해 이미 한 차례 씁쓸한 기억을 갖고 있다. 이번이 1964년(도쿄)에 이은 일본의 두 번째 올림픽이지만 일본은 그보다 앞선 1940년에도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제2차세계 대전으로 인해 대회가 취소됐는데 일본은 ‘전범국’이었다. 올림픽이 취소된 것은 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1944년 런던 등 세 차례인데 모두 세계대전 여파 때문이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일본이 종주국인 가라테를 비롯해 야구·소프트볼,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등 5개 종목이 추가로 채택돼 총 33개 종목에서 339개의 금메달을 두고 선의의 경쟁이 펼쳐진다. 한국은 선수 232명과 임원 122명 등 총 35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로 종합순위 톱10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골든 레이스 나서는 태극전사들

가장 먼저 올림픽 일정을 시작하는 종목은 축구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개회식 전날인 22일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간다.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전을 치른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31일 8강전, 8월 3일 4강전이 예정돼 있다. 결승전은 8월 7일, 동메달이 걸린 3~4위전은 8월 6일 벌어진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야구 대표팀은 29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골든로드’의 여정에 나선다. 8월 1일부터 녹아웃 스테이지가 시작되고 결승전은 8월 7일이다. 전통의 강호 쿠바와 대만이 불참해 사실상 적수는 일본과 미국 뿐이다. 코로나19 파동으로 주축 선수 일부가 합류하지 못한 공백을 메우는 것이 관건이다.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의 기수로 선정된 ‘배구여제’ 김연경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출정한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하고도 대회 MVP에 올랐을 정도로 기량은 출중하지만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폭 스캔들에 휘말려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등 팀 전력은 약화됐다는 평가다. 25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데 31일 한일전이 하이라이트다. 8강전은 8월 4일부터 열리고 결승전은 8일 벌어진다.

2016년 리우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인비가 이끄는 여자골프도 2연패에 도전한다. 고진영, 김효주, 김세영이 뒤를 받친다. 8월 4일 1라운드에 들어가 8월 7일 최종 라운드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21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1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의 ‘금밭’ 양궁은 23일 오전 개인 랭킹 라운드를 시작으로 24일부터 금메달 레이스가 벌어진다. 이날 혼성 단체 결승, 25일 여자 단체 결승, 26일 남자 단체 결승이 열린다. 27일부터 남녀 개인전이 시작돼 30일에는 여자 개인 결승, 31일에는 남자 개인 결승전이 벌어진다. 5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을 휩쓸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태권도는 종주국의 자존심이 걸렸다. 24일부터 27일까지 매일 두 종목씩 우승자가 탄생한다. 총 6종목에 출전하는 한국의 간판은 68㎏급의 이대훈이다. 이미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까지 모두 제패해 올림픽 금메달만 추가하면 대망의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떠오르는 효자종목’ 펜싱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2012년 런던에서 금 2개, 은 1개, 동 3개를 쓸어담으며 신흥 펜싱 강국으로 자리잡았고 2016년 리우에서는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킨 박상영이 남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12개 종목 중 10개 종목에 출전한다. 25일 개인전부터 31일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까지 매일 메달이 쏟아질 수 있다.

네 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 6개(금 4개, 은 2개)를 목에 건 사격 베테랑 진종오는 남자 10m 공기권총(24일)과 신설 종목인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27일)에 출전한다. 이번에도 메달을 추가할 경우 양궁의 김수녕(금 4개 , 은 1개, 동 1개)을 넘어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된다.

체조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도쿄행 티켓을 거머쥔 체조 간판 양학선의 부활과 아버지 여홍철에 이어 ‘부녀 메달’에 도전하는 여서정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제2의 박태환’으로 불리는 수영 샛별 황선우는 이미 자유형 100m에서 박태환이 세웠던 한국 기록(48초42)도 일찌감치 갈아치웠다. 지난달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48초04의 기록으로 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25일부터 27일까지 자유형 200m로 시동을 걸고 27일부터 29일까지 자유형 100m에 나선다.

새 역사 쓰는 3종목도 눈길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기가 처음 내걸리게 되는 세 종목에서는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7인제 럭비,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 가라테다.

영국에서 유래된 럭비는 매우 공격적인 스포츠 중 하나다. 경기 내내 서로 거칠게 부딪히고 상대를 스피드로 따돌리는 모습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미식축구와 유사해 보이지만 럭비의 경우 전진패스를 할 수 없다. 럭비는 참가 인원에 따라 크게 15인제인 럭비 유니언과 7인제인 럭비 세븐스로 나뉘는데 올림픽에 채택된 종목은 7인제다. 전후반 7분씩(휴식시간 2분) 짧게 진행되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사실 한국 럭비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과 함께 아시아 최강이었으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세계 럭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11월 국내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각각 중국과 홍콩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96년 만에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제 역사적인 올림픽 본선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는 두 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동시에 연기하는 다이빙 종목이다. 두 선수가 얼마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총 6라운드로 진행되며 라운드마다 다른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 스프링보드에서 뛰는 3m와 달리 10m에서는 고정된 보드에서 다이빙하기 때문에 근력도 상당히 요구된다.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초로 결선 진출에 오른 한국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23,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김영남(25, 제주도청)과 함께 출전한다.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개인 종목에도 출전하는 그의 도쿄올림픽 첫 경기가 될 예정이다.

공수도(空手道)라고도 불리는 가라테는 일본 대표적인 무술로 이번 도쿄올림픽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발차기가 중심인 태권도와 달리 손가락 관절이나 손날을 이용해 공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부종목으로 겨루기에 해당하는 ‘구미테’와 품새에 해당하는 ‘가타’가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가라테 종목 첫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던 박희준(27)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무관중이지만 응원 함성은 들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은 까닭에 이번 올림픽은 사실상 무관중 상태로 진행된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관중의 일본 입국은 물론 일본 거주민의 경기 관전도 금지했다. 수도권인 도쿄도(都) 바깥에서 열리는 극히 일부 경기만 관중을 불러 놓고 치른다. 전체 경기의 96%가 무관중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유관중 올림픽’에 대한 미련을 접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회동에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경우 관중 입장을 허용해 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 12일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8월 22일까지 도쿄도 일원에 4번째 긴급 사태를 발효했지만 신규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

이에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출전 선수들이 외롭지 않도록 대책을 준비했다. 야구, 축구 등 인기 프로스포츠가 무관중 경기에서 시행해 효과를 봤던 ‘응원 음향’을 차용해 올림픽 분위기를 자아내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바흐 위원장은 “이전 올림픽에서 나온 관중의 함성을 음향으로 제작해 선수들이 관중과 팬들에게 둘러싸여 올림픽 경기장에서 뛰는 것처럼 느끼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응원전도 펼친다.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전 세계의 시청자 수를 집계해 이를 경기장 전광판에 내보내고 팬들이 보내온 셀피 동영상을 받아 전광판과 중계방송 화면에도 띄운다는 구상이다. 지구촌의 모든 시선이 도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눈물겨운’ 고육책이다.

막도 오르기 전부터 후끈 달아오른 한-일 신경전

막도 오르기 전부터 한일전이다. 가뜩이나 야구, 유도, 여자배구 등 주요 종목에서 열띤 한일전이 펼쳐질 예정인데 개막도 하기 전에 양국의 장외 신경전이 뜨겁다.

장외전쟁은 대한체육회(KOC)가 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이후 본격화됐다. 일본 언론과 극우세력은 ‘문구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발끈했고 IOC는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헌장 50조에 위반된다며 KOC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KOC는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일본의 욱일기 사용도 마찬가지”라고 항의했고 결국 IOC로부터 “욱일기 사용도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 사례로 판단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현수막을 철거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 욱일기가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뺌했다. 이에 IOC가 향후 욱일기 사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올림픽 기간 내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양국은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 문제를 두고도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앞서 KOC는 IOC가 선수촌 음식에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현지에 별도 급식센터를 마련해 한국산 식자재로 만든 도시락을 공급하기로 했다. 도쿄 주오구 하루미 지역 올림픽 선수촌 인근에 있는 호텔을 통째로 빌려 한국 선수단 급식 센터를 차려 지난 18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영양사와 검식사, 조리원 14명이 가세한 급식 지원단은 일본에 미리 입국해 현지 식자재 업체와 식품 지원 방법 등을 논의해왔다. 국내에서 김치나 젓갈류는 직접 가져왔다. 이들은 방사능 세슘 측정기까지 가동해 조리 과정에서 식자재에 포함된 방사능 수치도 점검하기로 했다. KOC의 사전 수요 조사에서는 25개 종목 단체에서 8500끼니(하루 평균 420끼니)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의 급식센터 운영에 대한 일본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참의원 의원은 “선수촌 식자재는 (올림픽 방문자를) 대접하는 마음으로 매우 신경 쓰고 있다”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억지를 부렸다. 산케이, 요미우리 등 일본 대표 일간지도 ‘KOC가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음식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지역 식자재에 대해 방사능 오염 위험을 주장하고 있다’고 과잉반응을 보였다. 일부 언론은 후쿠시마산 식자재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2012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방사선 피폭 허용치를 국제 권고량의 20배로 올린 바 있다.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한국 기자들은 AD카드를 목에 걸지 않고 돌아다니는 게 나은 분위기”라며 최근 일본 내의 반한 감정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 그런데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인 기자는 현지 이런 분위기가 다소 의도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림픽 개최는 여전히 일본 국민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올림픽에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정치권부터 한국과 관련한 이슈몰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일 장외 논쟁은 일본인에게도 늘 관심거리”라며 “논쟁거리를 만들어 침체한 올림픽 열기에 불을 지피고 꾸준히 일본 선수의 메달 소식을 전하면 단번에 흥행 가도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계륵’ 신세가 된 올림픽 파트너들

올림픽 분위기가 쉽사리 달아오르지 않자 올림픽 스폰서 기업들도 울상이다. 거금을 들이고도 오히려 올림픽 스폰서로 나섰다는 이유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은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최고의 홍보 무대다. 올림픽 파트너의 지위를 얻으면 광고나 홍보에 올림픽 마크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과 각종 홍보물에 자사의 로고와 광고를 실을 수 있다. TV 중계를 통해 노출되는 효과도 상상 이상이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올림픽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시켜 브랜드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도쿄 올림픽에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기 위해 줄을 지었다. 토요타 자동차,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등 일본 기업을 포함한 14개의 ‘월드 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는 IOC와 직접 계약했다. 조직위가 직접 계약한 ‘올림픽 골드 파트너사’가 15개, ‘오피셜 파트너’가 32개, ‘오피셜 서포터’가 21개사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판촉 행사나 홍보 활동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어 협찬금에 걸맞은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경기장과 관련 시설에 맥주를 독점 제공·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아사히맥주 같은 경우에는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음식점 등에 대한 주류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데 올림픽만 특별대우를 한다’는 여론이 폭발한 까닭이다.

적극적으로 올림픽을 지지하며 기업을 이익을 챙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발을 빼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할 말은 많지만 어쩔 수 없이 입을 꾹 닫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만을 되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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