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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音)~ 과학적 지배받는 도레미파솔라시도!

[김창엽의 과학으로 보는 문화] 수학적 규칙 위의 음악

2016.11.28 김창엽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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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교 다닐 때 저희 학과에는 절반 아니 적어도 3분의 1쯤의 학생이 절대음감을 갖고 있었던 거 같았어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피아니스트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손열음 씨(30)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절대음감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물론 손 씨 자신도 절대음감 보유자다.   

‘절대’라는 수식어가 의미하듯, 절대음감을 가진 이들은 특정 음을 하나하나 꼬집어 낼 수 있다.

이를 물리학 혹은 수학적으로 얘기하면 특정 주파수를 알아 맞춘다는 뜻이기도 하다.

받아들이기 따라서는 조금 언짢거나 과한 표현이 될 수도 있지만, 절대음감 보유자는 일종의 ‘주파수 탐지 기계’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기타 연주를 배워 본 사람들이라면 강습 초기 기타 줄을 조율하는데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거추장스럽게 기타를 강사에게 들고 가거나, 아니면 악기상에 부탁해 음을 조율해 달라고 부탁했던 기억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그도 아니라면 수동 조율장치를 구입해 스스로 음을 맞춰보려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음감을 가졌다면, 기타를 배우는 초기부터 스스로 조율이 가능하다.

줄을 튕길 때 나는 소리를 귀로 듣고 음을 맞춰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이야 기타 등을 조율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이 널리 활용되기 때문에 절대음감이 없어도 손쉽게 음을 찾아낼 수 있다.    

절대음감 보유 여부가 연주가 혹은 성악가로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건 아니다. 절대음감 없이도 세계적인 음악가로 이름을 날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절대음감이 있으면 성악이든 악기 연주든 유리한 점이 적지 않다. 유행가 따라 하기도 예외일 수 없다.    

송년회가 몰리는 이 즈음이면 이른바 ‘음치’들은 노래방 출입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직장 동료나 친구 등 여러 사람 앞에서 말 그대로 ‘엇박자’를 내며 마이크를 쥐고 있는 건 고역이 아닐 수 없는 탓이다.

반대로 ‘한가락’하는 이들은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가 노래방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리고 난처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신나게 만드는, 음악의 본질을 이루는 ‘음’이란 무엇일까?

음악에서의 음과 달리 과학에서의 음이란 자연현상일뿐

단순한 소리로써 음이 아니라, 음악으로써 음은 예술의 핵심적인 알갱이이자 재료지만, 과학적으로는 자연현상의 하나일 뿐이다.

특히 음이 음악이라는 형태로 사람들을 감흥 시키는 건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신기하면서도 신비한 현상이다.

현대음악의 음 골간은 ‘도레미파솔라시도’의 한 옥타브로 대표되는 메이저 혹은 마이너 7음계의 음들이다.

이들 일곱가지 음은 사실 자연계에서 발생되는 혹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음(주파수) 가운데 극히 일부분중의 일곱가지의 소리일 뿐이다.

이들 7종류 음의 공통적인 특징은 서로 어울려 사람들에게 ‘좋은’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 

여기서 ‘좋은’이란 유쾌하거나 명랑한 느낌뿐만 아니라 슬프거나 애잔한 감상 등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감성을 포괄한다.

헌데 흥미로운 점은 ‘좋은 음’들은 수학 그 자체라고 할 정도로 체계적이라는 사실이다.

아름다움 처연함 슬픔 등의 감상을 불러올 수 있는 예술의 극치가 엄격한 과학적 질서의 지배를 받는다는 얘기이다.

세상은 질서와 무질서의 카오스 자체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음악만큼은 놀랄 만큼 엄밀한 수학적 규칙이라는 토대 위에 존재한다. 사진은 손열음씨 콘서트 모습. <저작권자(c) AP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세상은 질서와 무질서의 카오스 자체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음악 만큼은 놀랄 만큼 엄밀한 수학적 규칙이라는 토대 위에 존재한다. 사진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콘서트 모습. (사진=저작권자(c) AP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자유로운 예술혼, 실은 과학적 질서정연의 산물

흔히 예술혼을 떠올리면 자유분방을 연상하기 쉬운데, 실은 그 자유분방이 과학적 질서정연함의 산물인 것이다.

조화로운 음, 즉 음악의 협화음은 이런 질서 체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7음계의 한 단위 즉 옥타브는 협화음의 대표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stranger on the shore’(해변의 이방인)라는 곡은 청취자를 느긋하게 이완시키는 힘이 있다.

이 곡의 도입부는 이른바 ‘퍼펙트 옥타브’(perfect octave)의 대표적인 예로 종종 인용된다.

퍼펙트 옥타브는 듣는 이로 하여금 호감을 자아내는데, 도입부 악보를 살펴 보면 이른바 ‘가온 도’부터 높은 도까지 음표들이 줄지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가온 도부터 높은 도까지 하나의 옥타브에서 음이 조화롭게 구성돼 있는 것이다.

한 옥타브를 구성하는 음은 주파수가 2배 혹은 2분의 1인 특징이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라(A4)음의 주파수는 440헤르쯔(Hz)인데, 그 다음 라(A5)음의 주파수는 880헤르쯔인 식이다.

한 옥타브 구성하는 음의 주파수 정렬을 들어보라

같은 방식으로 A3라 음의 440헤르쯔의 1/2인 220헤르쯔이다.

라 음 외에 도레미파 등 다른 음들 역시 옥타브 관계에 있을 경우 모두 배수관계이다.  음색이 다를지라도 이런 주파수의 규칙성 혹은 질서는 마찬가지여서 다양한 음색의 악기가 동원되는 오케스트라에서 튜닝(tuning)때 440헤르쯔의 A4는 튜닝 표준음으로 사용되곤 한다.

퍼펙트 옥타브 말고도 아름답게 들리는 협화음은 한둘이 아닌데, ‘퍼펙트 피프스’(perfect fith)도 그런 예이다.

퍼펙트 피프스란 첫 번째 음과 다섯 번째 음의 조화를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어 ‘도와 솔’ 혹은 ‘레와 라’ 같은 것들이다. 퍼펙트 피프스 또한 수학적 규칙의 지배를 받는데, 주파수의 비율이 3대2라는 특징이 있다.

한 예로 퍼펙트 피프스 관계인 라(A4)와 미(E5)의 주파수는 각각 440과 660(정확히는 659.25)로 3대2의 법칙을 따른다.

재미있는 점은 3대2라는 비율이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에서 흔히 말하는 황금분할 비율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아름답게 느끼는 건축물이나 조각품,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 심지어는 나무의 열매에서도 발견된다는 바로 그 비율이다.

사람들이 왜 특정 수학적 규칙을 가진 음들에 호감을 느끼는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학자·심리학자·음악가 등의 실험과 경험 등에 따르면, 음 나아가 음악에 대한 호감은 생래적일 수도 있고 일정 부분 경험이나 학습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명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음치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음에 대한 반응이 다른 걸로 나타났는데, 이는 음에 대한 호감이 생래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 7음계 혹은 7음계의 확장인 12음계에 해당되지 않는 음을 들을 경우 이를 불편한 소음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네이처에 해당 논문을 기고한 캐나다 몬트리얼 대학 연구팀은 미묘하게 12음계에서 벗어난 음을 섞어 넣어도 음치들은 이를 불편하게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 이건 듣기싫어, 왜?…수학적 질서를 위배했기 때문이야

대부분의 현대 음악은 7음계 혹은 12음계의 음을 이용해 작곡된다. 그러나 하드락이나 헤비메탈 음악의 경우 이들 음에서 벗어난 음을 일부러 이용하기도 한다. 

적잖은 사람들이 일부 하드락이나 메탈락을 접했을 경우 불편한 심사를 드러내거나 라디오의 채널을 돌리는 건 따지고 보면 수학적 질서에서 벗어난 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7음계나 12음계 밖의 음도 자주 접하면 그 나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반복적으로 듣고 익숙해지게 되면 그 또한 조화로운 음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사람들이 음을 생래적으로는 물론 후천적으로도 인지한다는 얘기이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데 있어서 절대음감은 최소한 불리한 요소는 아니라는 게 음악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음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 메커니즘을 고려하면, 절대음감이라는 게 일상생활에서는 오히려 불편함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집안이나 사무실이 정돈돼 있지 않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수학적 주파수 규칙에서 벗어나 있는 음을 들을 경우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부 ‘소음’에 대해서 둔감한 음치도 그 나름 장점이 있는 셈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은 질서와 무질서가 뒤죽박죽 섞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음악만큼은 놀랄 만큼 엄밀한 수학적 규칙이라는 토대 위에 존재한다. 

김창엽

◆ 김창엽 자유기고가

중앙일보에서 과학기자로, 미주 중앙일보에서 문화부장 등으로 일했다. 국내 기자로는 최초로 1995~1996년 미국 MIT의 ‘나이트 사이언스 펠로우’로 선발됐다. 현재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문화, 체육, 사회 등 제반 분야를 과학이라는 눈으로 바라보길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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