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타바 강은 프라하 시내를 관통하며 독일 쪽으로 흘러간다. 이 강의 서쪽 언덕 위에는 프라하 성과 성 비투스 성당이 프라하 시가지를 엄습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블타바 강에 놓여진 카렐 다리는 강의 동쪽지역에서 바로 이 프라하 성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이 다리를 건너가는데 거리의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밝은 선율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모차르트는 프라하를 사랑했고 프라하는 모차르트를 사랑했다고 하는데 그가 프라하에 체류하던 중 이 곳을 지날 때 마다 머리에 어떤 악상이 떠올랐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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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성에서 내려다 본 말라 스트라나 지역. |
카렐 다리를 지나 옛 왕들이 지났던 길을 따라가 본다. 그런데 블타바 강의 동쪽 시가지와는 뭔가 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 곳은 수백 년 동안 내려온 고유의 분위기 간직하고 있는 아기자기하면서도 품위있는 프라하 토박이 지역이라고나 할까.
이 지역의 이름은 말라 스트라나(Malá Strana). 문자 그대로 번역한다면 ‘작은 지역’이란 뜻이 되는데 이런 형용사가 붙은 이유는 프라하 성 아래에 펼쳐진 평지의 면적이 블타바 강 건너편 구시가지 지역과 신시가지 지역에 비하면 협소하기 때문이었다.
이 지역은 16세기에 들어 두 번 대화재로 초토화됐다. 그러자 귀족들은 황제가 거주하는 프라하 성 가까이에 자리 잡고 싶어서 이 지역 재건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당시 건축은 바로크 양식이 대세였기 때문에 품위있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과 성당들이 들어서면서 건축과 예술에 관련된 이탈리아계 주민들의 숫자도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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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렐 다리를 지나 프라하 성으로 향하는 길. 성 미쿨라슈 성당이 시야의 초점을 이룬다. |
사실 이 지역에는 당시에 세운 귀족 저택들이 밀집해 있는데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발렌슈타인 궁과 정원은 이탈리아 건축가들이 설계한 것으로 현재 체코 상원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다른 귀족들의 건물이나 수도원 중 다수는 현재 프라하 주재 외국 대사관이나 고급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말라 스트라나의 좁은 길을 걷다가 체코 국기와 유럽연합기가 나란히 세워진 수수한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이 건물 입구에는 어떠한 간판도 보이지 않고 단지 입구 아치문의 상부에 마치 암호처럼 음표만 달랑 하나 새겨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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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와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아리아 호텔. 간판은 없고 아치문 위에 음표만 보인다. |
이 곳은 아리아 호텔(Aria Hotel)이라고 하는 5성급 부티크 호텔인데 특이하게도 음악가와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호텔이다.
그래서인지 이 호텔의 객실은 모두 모차르트, 스메타나, 비제 등 유명 음악가들의 이름이 붙어져 있다.
또 이 호텔의 중정은 르네상스식의 스그라피티 기법으로 장식돼 있는데 처마 아래에는 일렬로 그려진 음악가들의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이 호텔의 옥상에 올라서니 지붕선 너머로 성 미쿨라슈(독일식은 니콜라스) 성당의 푸른색의 우아한 쿠폴라(돔)와 종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때 마침 무슨 특별 미사가 있는지는 몰라도 종탑으로부터 목소리를 잔뜩 낮춘 듯한 종소리가 울려 나오기 시작하더니 말라 스트라나 지역 구석구석에 스며들 듯 퍼져나간다.
한편, 프라하에서 성 비투스 성당이 고딕양식의 건축을 대표한다면, 성 미쿨라슈 성당은 바로크 양식의 건축을 대표하는데, 독일 출신의 딘첸호퍼(Dienzenhofer)라는 건축가 가문이 3대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1703년 착공 후 1756년에 종탑이 세워짐으로써 지금의 모습으로 굳어졌다.
그러고 보니 이 성당은 모차르트와도 관련이 깊다. 모차르트는 공교롭게도 이 성당의 종탑이 세워진 해에 태어났고 그가 프라하에 체류할 때는 이 곳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기도 했다. 물론 이 성당과 모차르트의 관계는 그 뿐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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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추모미사가 열렸던 성 미쿨라슈 성당. |
모차르트는 빈보다 프라하에서 더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사실 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이 곳에서 크게 각광 받았고 <프라하 교향곡>은 그가 이 곳에 체류할 때 작곡했다.
1787년10월 29일 프라하에서 초연한 오페라 <돈 조반니>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모차르트가 다시 이 곳에서 새로운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 것은 1791년.
그는 그해 9월 6일에 있을 보헤미아의 왕위에 오른 레오폴트 2세의 대관식을 위해 새로운 오페라를 위임받고는 로마제국의 티투스 황제를 주제로 하는 <티토의 자비>를 작곡하고는 이 곳에서 초연했던 것이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를 선보인지 불과 3달만인 12월 5일에 빈에서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프라하 극장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주축이 되어 12월 14일에 이 성 미쿨라슈 성당에서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미사를 올렸다.
이 때 프라하 시민 4000명이 몰려들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하니 프라하는 그를 끝까지 사랑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추모 미사 때도 바로 이 성당의 종소리는 말라 스트라나 구석구석에 울려 퍼졌으리라.

◆ 정태남 건축사
이탈리아 건축사이며 범건축(BAUM architects)의 파트너이다.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 미술, 언어, 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로마역사의 길을 걷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이탈리아 도시기행>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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