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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테니스 매니아에겐 페더러는 아이돌만큼이나 우상이다. 최근 그의 부활한 모습을 밤새 TV로 시청하는 동호회원이 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AP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당신, 골프 좀 자제할 수 없어요. 매번 주말이면 아이들 혼자 키우는 ‘생과부’된 느낌을 떨치기 힘들어요. 게다가 운동하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알잖아요. 나도 속으로는 끊어야지, 끊어야지 한두 번 생각한 게 아닌데, 이게 중독성 있어서…”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중반의 한 중견간부 남성은 하루에도 수 차례씩 주말 날씨를 알아 본다. 바로 예의 골프 때문이다. 큰 비나 폭설이 내리는 주말을 제외하곤 그는 시쳇말로 ‘필드의 개근생’이다.
“처음에는 거래처 관리 등 비즈니스 때문에 골프를 치게 됐습니다. 헌데 최근 수년 사이는 학교 동창들이나 이런 저런 친구들과 더 많이 엮이게 되는 듯 합니다. 술 담배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저에겐 솔직히 말해 골프가 중독성이 있어요.”
딱 골프가 아니더라도 사실 운동에 푹 빠져 사는 동호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테니스도 그렇고, 축구에 미쳐 있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자신의 몸으로 직접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죽자 사자 인터넷이나 TV 모니터 앞에 앉아 날밤을 보내며 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부류도 있다.
특정 운동에 대한, 이른바 ‘광 팬’ 혹은 열성적 매니아는 한국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거의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운동에 대한 열렬한 애호는 인류, 즉 생물학적으로는 호모 사피엔스의 한 특징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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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손흥민(토트넘). 축구 유럽리그의 열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 유럽지역은 축구 문화가 크게 발달된 곳이다. (사진=위키미디어) |
헌데 흥미로운 점은 인종 별로, 국가 별로, 혹은 지역이나 성별로 선호하는 운동에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등산이나 트레킹, 걷기 등까지도 운동의 일종의 분류한다면, 그 선호도는 집단 별로 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골프를 예로 든다면, 이 운동에 대한 열렬한 관심 혹은 선호가 두드러진 나라로는 한국과 미국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프로 스포츠가 성행하는 미국에서도 골프는 선호도에서 최소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운동이다.
한국인들도 골프 좋아하기로는 어쩌면 미국인들 못지 않다. 하지만 미국과는 선호의 구체적인 양상에서 사뭇 차이가 있다. 예컨대 시청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의 여자프로골프(LPGA) 대회는 남자프로골프(PGA) 대회에 훨씬 못 미친다.
반면 한국에서는 남자프로골프(KPGA) 대회의 인기가 여자프로골프(KLPGA)를 상대하기 힘들다. 같은 맥락이겠지만, 이런 차이는 LPGA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선수들과 PGA에서 뛰는 한국 남자선수들의 판도를 다르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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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의 장혜진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스포츠는 전문화되고 분업화된 현대 사회를 특징 짓는 다양한 문화 현상을 낳고 있다. 취미로 혹은 자아만족이나 건강을 위해 ‘일 따로, 운동 따로’인 현상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이다.
가정이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운동 문화는 좋든 싫든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운동에 빠져 (자녀가)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한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밤을 세워 스포츠 시청에 매달리는 배우자 탓에 불화를 겪는 부부도 있다. 물론 부부가 혹은 부모자식이 같은 스포츠를 즐기며 건강과 재미를 만끽하는 예도 드물지 않다.
현대인의 운동 문화는 20세기 후반 이후 고된 육체 노동시간의 전반적인 감소를 감안할 때 필연적으로 꽃을 피울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아울러 타고나기로는 운동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더라도 신체적 자극과 정신적 긴장 이완이라는 건강 효과를 추구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운동 문화의 만개는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왜 미식축구는 미국에서만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크리켓은 왜 영연방 국가들에서만 최고로 선호되는 운동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내놓기 어렵다. 미식축구가 미국에서 탄생했고, 크리켓은 영국이 식민지 시절 주도적으로 보급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논리로는, 특정 그룹에 의한 특정 운동의 선호 현상을 온전히 납득시키기 어렵다.
더구나 특정 스포츠에 대한 단순한 선호를 넘어서 왜 특정 그룹이 특정한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환경이나 역사, 문화 등으로는 설명이 전혀 안될 때도 있다. 한 예로, 세계적으로 내놓으라 하는 스프린터들은 좀 과장하면 흑인 일색이다.
우사인 볼트라는 걸출한 스포츠 스타가 탄생하기 전에도 100m와 200m 달리기는 흑인들이 휩쓸고 있었다. 스프린트 종목이 아프리카에서 연유하지도 않았고, 아프리카의 습도나 기온 등 기후조건이 스프린트에 적당한 덕분도 아닌데, 흑인 계통 선수들이 단거리 달리기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이 양궁과 여자 골프에서 남다른 위상을 구축하는 것 역시 정부의 막대한 예산 투자 같은 환경 요인 때문은 아니다.
또 한국의 일반 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양궁을 즐기거나 가정주부, 회사원 가리지 않고 한국 여성들이 발이 닳도록 골프장을 열심히 찾는 문화가 존재하는 덕분도 아니다.
나라별로 성별로 혹은 개인별로 특정 운동 선호에 어쩌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태생’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사실 적잖은 스포츠 과학자들 그리고 전문가, 관계자들이 스포츠에 있어 태생이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천적인 신체능력 등에 대한 연구는 의외로 많지 않다. 추정컨대, 이는 스포츠 문화에 대한 부정적 영향의 확산을 우려해서이거나 따로 분석이나 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운동선수들이나 코치 감독 등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과거 지적 능력 등에 대한 연구가 인종 차별 등을 불러오는데 기여한 나쁜 선례가 있는 점들이 신체 능력에 대한 연구나 관심에 영향을 줬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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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풋볼 경기 장면. 미국풋볼은 하나의 스포츠를 넘어서 사회적 의식(ritual)을 이룰 정도로 미국 문화에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AP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또 대표적인 다문화 국가인 미국 등지에서는 인종간의 ‘차이’가 곧 ‘차별’로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등의 현실이 신체 능력에 대한 인종간의 특성 차이 연구 등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주목을 끈 인종별 신체능력과 특성에 대한 몇몇 분석만으로도 태생이 스포츠에 대한 선호, 나아가 특정 종목에서의 두각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상당 부분은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예컨대, 흑인들의 경우 대체로 신체의 무게 중심이 높기 때문에 단거리 종목 등에서 유리하며, 아시아인은 상체와 세기가 발달한 편이어서 탁구나 배드민턴, 양궁 등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회에서 운동 문화는 아무래도 해당 사회의 구성원들이 잘할 수 있는 운동 혹은 재미있어 하는 운동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여자골프선수들이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데 대해, 일부에서는 극성이라고 할 정도인 부모들의 독려 등을 꼽지만, 그 것만으로는 압도적인 우위를 설명하기 곤란하다.
그 보다는 양궁이나 사격처럼 과녁을 겨누고, 세밀 혹은 정밀도가 승부를 가르는데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운동이 대체로 한국인들의 신체능력과 부합하는 덕분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분석이지 않을까?
한 사회의 스포츠 문화는 크게 보면 당대 사회현상이지만, 그 저변에는 구성원들의 신체적 특성이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
또 다소 비약적으로는 추론하면, 선조들로부터의 DNA 대물림 같은 것도 역할을 할지 모른다. 수렵이나 유목을 주로 했는지, 혹은 일찍이 정착 농경문화를 일궈 왔는지 등의 여부도 작금의 운동 문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 김창엽 자유기고가
중앙일보에서 과학기자로, 미주 중앙일보에서 문화부장 등으로 일했다. 국내 기자로는 최초로 1995~1996년 미국 MIT의 ‘나이트 사이언스 펠로우’로 선발됐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문화, 체육, 사회 등 제반 분야를 과학이라는 눈으로 바라보길 즐긴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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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삭제 <2011. 6. 30.>
6. 삭제 <201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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