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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발달에 미치는 아빠의 영향력

[아빠육아 효과-49] 아이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일

2021.04.30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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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3~4세에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시기에서 벌을 피하기 위해 규칙을 지키는 타율적 도덕의 시기로 이행한다.

벌을 피하기 위해 부모의 말에 따르거나 주위 사람들의 도덕적 기준에 따르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보는 일이 많다. 아이는 잘못을 저지르면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때로는 부모의 눈치를 먼저 알아차리고 비위를 맞추려고 한다.

좌뇌와 우뇌의 소통이 활발한 3~4세 아이는 점차 다른 사람의 정서나 감정, 생각과 의도를 깨닫기 시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아이의 행동에 대한 아빠의 반응은 도덕성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빠는 아이가 눈치를 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아이가 눈치를 보는 것을 못하게 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아이가 저지른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방치하라는 뜻은 아니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기에  앞서 왜 아이의 행동이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게 해야한다.

3~4세는 아직 어린 나이여서 잘못의 기준은 아빠가 판단해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 벌을 주되 신체적인 체벌보다는 타임아웃과 같은 구조화된 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벌을 주더라도 아이의 행동이 나쁜 것이지 아이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규칙을 잘 따를 리 없다. 이는 한편으로 기억력이나 예측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절제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부모들은 아이들이 규칙을 어기면 미리 약속한 대로 처벌을 하거나 다른 규제를 가하는데, 이 때 아빠와 엄마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아빠는 처벌, 엄마는 용서를 주장한다. 아빠의 논리는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고, 엄마의 논리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이번만 봐주자고 한다.

길리건(Carol Gilligan)의 연구에 의하면 아빠는 독립적이고 성취 지향적이어서 기준을 적용할 때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성향이 있지만, 엄마는 보다 대인관계를 지향하기 때문에 상황을 고려해서 기준을 탄력성 있게 적용하는 성향이 있다고 했다. 

광주 서구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하교한 어린이가 마중 나온 아빠의 품에 안기고 있다.
광주 서구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하교한 어린이가 마중 나온 아빠의 품에 안기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에는 ‘착하다’는 말은 남들보다 덜 똑똑하고 늘 손해만 볼 것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아졌다. 그러나 착한 아이, 도덕성이 높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는 집중력이 높고 낙관적이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가 성공하는 이유는 도덕성에는 자신의 충동을 자제하고 주어진 규칙을 따르는 능력,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배려하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은 공부를 잘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하는데도 필요하다. 연구 결과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더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낙관적이었으며, 또래 관계도 잘 형성하고 자신이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한 과잉 행동, 문제 행동, 또래 문제, 공격성 등도 덜 나타나 이러한 자질들로 인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 인정해주고 감탄하라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행동을 했을 때 아이를 인정해주고 감탄하거나 칭찬하는 말을 해주는 것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 아이의 행동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칭찬해주는 것도 좋다.

칭찬을 할 때는 행위가 일어났을 때 바로 해주는 것이 좋으며 “우리 아이는 착한 아이야” 라는 식의 막연한 칭찬보다는 “네가 장난감을 잘 치우는 것을 보니 아빠가 기쁘다” 는 식의 구체적인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 강압적으로 야단치지 않는다

부모가 아이를 훈육할 때 너무 권위적이면 아이는 남을 잘 도와주지 않으며 덜 동정적인 사람이 된다고 한다. 또 부모가 너무 관대하면 자녀는 방종하기 되기 쉽다.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복종적이지만 부모가 지시하지 않으면 스스로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이를 키울 때 강압적으로 야단치거나 일방적으로 지시하면 안 된다.

◆ 아빠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빠는 힘들더라도 도덕적이지 않는 일은 하지 않고, 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남을 돕는 행동, 남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는 행동을 자주 보면서 자란 아이는 그렇지 못한 아이보다 더 도덕적 행동을 한다.

◆ 아이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믿게 하라

아이 스스로 자신이 도덕적이라고 믿는 아이는 실제로 더 도덕적으로 행동한다. 아이의 도덕적 자아상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아이가 착한 일을 했을 때, 그 행동에 대해 아이의 친절한 기질이나 내적 동기와 연결해 칭찬해주어야 한다.

단지 “잘했다”라고 착한 일 자체만을 언급하는 것보다 “네가 친구와 나누는 걸 좋아하니까 친구에게 네 장난감을 빌려줬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경쟁이 아닌 협동을 강조한다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경쟁심을 부추기면 협동심이 발달하지 못한다. “누가 제일 잘 치우는지 보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승자는 한 사람뿐이며, 돕거나 협동을 하는 것은 일등이 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반대로 “우리가 함께 얼마나 이 장난감들을 잘 치우는지 보자”라는 식으로 개인의 성취보다 집단의 성취를 강조하면 아이는 협동의 미덕을 쉽게 배운다.

◆ 함부로 보상을 제공하지 말라

보상은 아이에 따라 행동을 강화시킬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으며 같은 아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상황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아이의 도덕적 행동을 이끌기 위해 눈에 보이는 보상을 제공하면 결과는 반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보상을 받은 아이들은 보상이 없을 때에는 도덕적 행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착한 일을 했을 때 보상하고 칭찬하는 것은 좋지만, 보상을 내걸고 착한 일을 유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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