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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클래식 음악

[클래식에 빠지다] 가을 클래식

2023.10.24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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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여름은 단번에 가을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하늘이 높아지고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 요즘이다. 

순 우리말 ‘가을’의 어원은 ‘거두다’라는 의미를 지닌 ‘갓다’에서 파생되었으며 열매를 거두다라는 뜻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외국어 가을도 비슷한 의미라 볼 수 있다. 

한때 5세기경 유럽에서는 가을을 ‘Harvest’라고 불렀는데, “열매가 된 것을 모으다”라는 뜻의 Harvest는 수확의 의미로 가을과 동일시 되었다. 

이후 농업과는 거리가 멀어진 16세기 영국에서는 ‘Autumn’을 가을로 지칭하였는데 Autumn의 어원은 라틴어 ‘Autumnus’에서 유래되었으며 ‘증가하다’는 개념의 갖고 있다. 

즉,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며 만물이 농익어 가는 풍요로운 계절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가을은 클래식이란 단어와 꽤 잘 어울리고 여러 클래식음악을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친구와 와인은 오래될수록 좋다고 했던가. 클래식음악이 우리 곁에 있는 것도 오랜 세월 사람들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스콧 피츠제랄드(F. Scott Fitzgerald)는 상쾌한 가을이 되면 생명은 모두 다시 태어난다고 했다. 그래서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라고 말한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마음을 두 번째 봄인 가을처럼 풍요롭고 아름답게 물들게 만들어주는 음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가을의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작품을 골라봤다. 

강원 춘천시 남이섬에서 클래식 페스티벌이 열려 공연자들이 가을단풍 속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원 춘천시 남이섬에서 클래식 페스티벌이 열려 공연자들이 가을단풍 속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케텔비(A.Ketelbey) : In a Monastery Garden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작곡가 케텔비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사실 방송과 CF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필자도 유년시절 라디오에서 흐르던 케텔비의 음악에 매료되어 음반을 구하러 다닌 추억이 있다. 

그의 음악은 영화 사운드트랙처럼 선율이 아름답고 대중적이며 친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와 준다. 작품 <In a Monastery Garden(수도원의 정원)>은 케텔비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1914년 그의 나이 40세에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작곡된 이 곡은 이듬해 피아노 소품과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출판되었다. 

그의 첫 성공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으로 1920년까지 거의 100만부가 넘는 악보가 팔려나갔다. 

케텔비는 이 작품을 오래된 친구를 위해 작곡했다고 알려졌는데, 수도원 방문 이후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케털비가 방문했던 정원은 영국의 세인트 어거스틴 수도원(St Augustine’s Abbey)의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아침의 수도원을 생각나게 만들고 중간중간에 삽입된 새소리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어느 평론가는 마치 말러 교향곡의 어떤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후반부의 남성합창단이 부르는 <Kyrie eleison>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미사 때 사용하는 자비송이다. 

평화로운 새소리가 들리는 전반부와 남성합창단의 경건한 분위기가 오묘하게 어우러져서 작품은 명상적이면서도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 쇼팽(Chopin) : Grande polonaise brillante Op. 22

가을은 추억이 생각나는 사색의 계절이다. 나르시시즘이 강한 쇼팽의 음악은 고독감과 우수에 찬 아름다운 멜로디로 우리마음을 단풍처럼 물들게 만들어 준다. 

특히 쇼팽의 여러 피아노 작품 중 작품번호 22번은 가을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 생각된다. 

쇼팽의 작품번호 22는 <Andante Spianato and Grande Polonaise Brillante>라는 꽤 긴 이름이 부쳐져 있으며 곡의 구성은 두 부분으로 되어있다. 

먼저 조용한 독주곡인 <Andante Spianato>는 약간 느리면서 부드럽게(smooth)로 시작한 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Grande Polonaise Brillante>가 연주된다. 

요즘은 꼭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되지 않고 솔로피아노로 연주하고 레코딩되는 경우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 작품의 진가가 더욱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Grande Polonaise Brillante>는 작품의 이름처럼 크고 화려한 폴로네이즈풍의 곡이며 금관파트의 팡파르와 함께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고조되며 시작한다. 

폴로네이즈는 쇼팽의 고향 폴란드의 민속춤곡으로 주로 궁정에서 즐겨 추었으며 왈츠처럼 3박자 계열의 곡이지만 첫 박에 8분음표 하나와 16분음표 두 개를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 

쇼팽은 폴로네이즈를 화려하고 웅장하게 발전시켰으며 총 18개의 작품들을 남겼다. 

특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Grande Polonaise Brillante>는 풍부한 화성과 다양한 리듬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화려한 테크닉으로 쇼팽의 비르투오소적(virtuoso)인 면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이 작품은 연주되는 순서로 작곡되어지지 않았다. <Grande Polonaise Brillante>가 1831년 먼저 쓰여졌고 1834년에 <Andante Spianato>가 추가되어 1836년에 출판되었다. 

아마도 <Grande Polonaise Brillante>는 쇼팽이 조국 폴란드를 떠나 외로운 비엔나 생활을 할 무렵에 작곡된 곡이라 볼 수 있으며 화려하지만 서정적 멜로디를 통해 그리움과 향수 또한 느낄 수 있는 곡이라 생각된다.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주인공 피아니스트 슈필만은 쇼팽의 <Grande Polonaise Brillante>를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데 그가 겪은 인생의 아픔과 추억이 쇼팽 음악 속에 녹아 들어서 영화의 감동과 여운을 배가 시켜주었다.  

◆ 차이코프스키 사계 10월 : 가을의 노래(Autumn song)

바로크와 고전, 낭만과 현대에도 계절에 영감을 받은 클래식작품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특히 사계는 비발디, 하이든, 차이코프스키, 글라주노프, 피아졸라 등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소재가 되었다. 

그 중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닌 월별로 구분이 되어있다. 말하자면 12달에 각각 곡과 부제를 부친 것이다. 

사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라는 제목은 작곡자가 직접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다. 

사계는 계절감이 뚜렷해야 하는데 이 작품은 누벨리스크란 잡지에서 의뢰 받아 각 달마다의 분위기를 표현한 시에 곡을 작곡한 것이기 때문이다. 

12곡으로 된 소품집이라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특히 6월 <뱃노래>와 10월 <가을의 노래(Autumn song)>가 유명하다. 

<가을의 노래>는 1858년 알렉세이 톨스토이가 쓴 시를 읽고 차이코프스키가 영감을 받아 작곡했는데 11곡의 다른 곡에 비해 차이코프스키의 감성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곡이다. 

톨스토이 시의 내용은 “가을, 가련한 난초 위에 내려앉고, 낙엽은 바람에 흩날린다”로, 사라져가는 것들 그리고 쓸쓸한 계절과 고독에 대한 은유라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우수에 젖은 감성과 맞물리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려주고 있다. 

악보의 마지막 부분은 ‘사라지다’라는 뜻의 ‘morendo’가 적혀져 있으며, 이는 화무십일홍처럼 모든 것에는 결국 끝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듯 하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애 또한 느껴지는 이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작품은 원곡처럼 피아노로 많이 연주되지만 관현악 편곡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첼로 같은 저음악기의 편곡으로도 연주될 때는 피아노와 또 다른 매력을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 스콧 조플린(Scott Joplin) : Maple Leaf Rag

조지 거슈윈 이전에 미국 재즈음악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스콧 조플린이 있었다. 그의 음악 중 가장 유명한 음악 <The Entertainer>는 영화 <스팅(The Sting)>의 주제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을은 단풍이 선명한 갈색과 강렬한 붉은 색으로 변하는 계절이다. 

스콧 조플린의 <단풍잎 렉(Maple Leaf Rag)>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 이후 여러 렉타임 음악에 영감을 준 작품이며 재즈의 탄생과 이후 클래식과의 접목을 추구한 죠지 거슈윈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렉타임이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남부 흑인사회에서 유행하던 음악으로 전통적 흑인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재즈의 한 종류인 블루스에서도 그 뿌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싱커페이션이나 당김음이 많이 들어간 2/4박자나 4/4박자를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흑인이었던 스콧 조플린이 렉타임 스타일을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는 19세기말 당시로는 드물게 대학에서 화성학과 작곡을 공부했으며 코넷과 피아노에도 능통한 연주자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가을날들 여러 사람과 모여 여흥을 즐기기 좋은 음악으로, 그가 남긴 렉타임곡들은 이후 다양한 악기와 연주자들에 의해 편곡되어 현재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 추천음반

케텔비의 음반은 데카(DECCA)에서 발매된 London Promenade Orchestra가 연주한 음반을 추천 드린다. 

쇼팽의 <Grande polonaise brillante Op. 22>는 백건우 선생님의 연주와 루빈스타인의 연주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차이코프스키의 <Autumn song>은 피아노는 레브 오보린(Lev Oborin)의 연주를, 오케스트라는 스베틀라노프(Svetlanov)와 USSR Symphony Orchestra의 레코딩이 뛰어나다.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한 첼로연주도 곡 들어보시길 권해드리겠다. 

끝으로 스콧 조플린의 곡은 여러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했지만 바이올리스트 이차크 펄만(Itzhak Perlman)이 편곡 연주한 EMI 앨범도 수작이다.

김상균

◆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비엔나 국립음대와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이 후 Memphis 심포니, Chicago civic오케스트라, Ohio필하모닉 악장 등을 역임하고 London 심포니, Royal Flemisch 심포니 오디션선발 및 국내외 악장, 솔리스트, 챔버연주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igenarti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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