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7급 민간경력채용 합격자입니다. 공무원 시험 합격 후 주변에서 시험전형과 준비방법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셨는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 지금 현재 올해 면접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니, 잊기 전에 제 수험 경험을 글로 남겨 놓으면 앞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합격수기를 남기게 됐습니다.

막상 글을 남기려니 앞으로 공무원이 돼서 함께 일하실 분들이 읽어보신다는 생각에 살짝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알고 계시다시피 공부방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사람의 경험은 참고만 하시고, 본인만의 최상의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응시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각 전형별로 제가 준비한 방법을 하나씩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시험 준비 전 - 지원목적 명확화로 투자시간의 질 향상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를 시작하시기 전에 응시원서를 접수한 순간부터 지원 목적을 명확히 마음에 새기시면 도움이 됩니다. 다들 경력이 쌓이면서 자신만의 경력개발계획을 갖고 있으실 것이고, 그 계획에 따라 응시원서를 접수하셨을 것입니다.

지원 결정을 하셨다면 결정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믿음이 시간의 질을 높여줄 것입니다. 대부분 경력채용은 재직 중인 분들이 준비하기 때문에 시간 부족이 가장 큰 고민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양은 어차피 다 같은 처지이고 결국 시간의 질이 관건인데, 본인이 투자하는 시간에 이유가 명확해지면 놀랍게도 그 시간에 어떤 잡념도 생기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되실 것입니다.

♣ 전형별 시험 준비 

필기전형

PSAT 3과목(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25문항, 시험시간 1시간
필기시험 준비를 시작하면 먼저 학원이나 인강 수강이 필요한 지 여부가 고민이 됩니다. 저는 시간제한 없이 처음 푼 기출문제 정답률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 단계에서 정답률이 괜찮다면 문제 패턴은 낯설지 않은 것이므로, 강의수강 없이 객관식 문제집을 통해 시간단축에 집중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기출문제 지문길이를 보면 수능문제를 다시 보는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저는 가능하면 지문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적어도 문제집 한 권은 풀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업무시간에 야근까지 하다보면 시간을 별도로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 같은 붙박이 시간을 활용해서 적어도 매일 문제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했고, 아침에 출근시간을 30분 정도 앞당겼습니다.

출근시간에 풀었던 문제는 일찍 출근해서 확보한 30분에 바로 정리했고, 퇴근시간에 푼 문제는 퇴근 후 곧바로 정리해서 가급적 그날 분량을 밀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지하철 출퇴근 시간은 소요시간이 일정하기 때문에 시간 압박을 느끼면서 문제풀이를 연습하기에도 최적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일찍 퇴근하는 날과 주말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시간단축 요령을 익히기 위해서는 문제집 앞부분의 문제유형 분석 부분을 뜯어서 들고 다니면서 외우다시피 계속 봤습니다. 어느 정도 문제유형이 구분되면서 문제풀이 속도 향상에 도움이 된 방법입니다.

대부분 회사 업무가 다량의 자료를 빨리 보고, 업무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를 풀다보면 언어논리영역과 상황판단영역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평소 수치를 많이 접해 보지 않았다면 자료해석에서 어려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정확한 수치계산으로 정답을 구하기보다는 수치를 비교해서 오답을 제거해 나가는 방법이 더 풀이 속도가 빨랐습니다.  

시험 준비에는 체력이 많이 소모됩니다. 저는 회사 업무만으로도 이미 몸이 많이 피곤함을 느꼈기 때문에 집중력을 위해서는 체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점심시간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시험공부를 하려면 점심시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매번 약속이 있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아예 헬스장을 다닌다고 하면,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좋은 이미지도 주면서 점심시간을 오롯이 내 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2∼3번은 헬스장에서 몸을 풀고 나머지 시간은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오히려 회사만 다닐 때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운동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목표가 생기니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회사에서 업무처리도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긍정적 변화의 노력 하나가 생활 전반에 좋은 영향을 끼쳐 주는 것 같습니다.

서류전형

경력직 분들은 직무계획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내용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으실 거 같아서 내용적인 부분을 조언드릴 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기본을 놓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리자면, 제 생각에 자기소개서는 지원 분야와 연관된 경력과, 경력과 연결되는 지원동기의 두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직무계획서에는 지원 직무의 이해도가 반영되도록 기본 요소를 놓치지 않되, 각각에 자신만의 차별화된 요소가 들어가도록 작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특별한 자신만의 이야기와 업무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것을 지원 분야에 차별화된 강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도록 작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성 완료 후에는 제출 전에 다른 경력 분야 친구들에게 한번 검수를 받아보기를 추천합니다. 다른 경력의 친구들이 오히려 가독성과 논리구조를 더 잘 지적해 줄 수 있고, 보여주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면접전형

면접 준비는 학원수강과 스터디를 추천합니다. 자기기술서나 PT 준비가 정해진 시간 안에 작성돼야 하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을 많이 접하고 연습해 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학원 강의는 대략적인 틀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예상 문제 예시 자료를 얻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것 보다 훨씬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통해 실전처럼 시간을 재서 PT를 작성하고 발표해 보는 연습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스터디를 하면 여러 명의 눈에 비친 내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서 보강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면접 직전에는 첫인사부터 끝인사까지 실전처럼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력직 분들 대부분 면접을 보신 지 시간이 꽤 지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격식을 갖춰 인사하는 부분부터 어색할 수 있습니다.

첫인사는 면접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첫인상이고, 끝인사는 면접관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상으로 면접의 마침표입니다. 경력채용은 합격자 수가 적고, 면접시간은 짧습니다. 짧은 시간에 자신이 가진 경력과 능력을 다 보여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 생각에 경력채용 면접은 답변의 내용이나 발표 수준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가점을 확보할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가 준비했던 과정을 시간순으로 대략 정리해 말씀드렸습니다. 몇 자 안되는 글이 수험생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라며, 반드시 하고 싶어서 준비하시는 것인 만큼 준비하는 기간 동안은 나 이외에는 누구도 합격할 사람이 없다고 자신할 만큼 열정을 쏟으시고, 결과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쳐 지나가는 운이라도 낚아챌 만큼 열정을 쏟아부으십시오. 그렇게 자신한다면 그 시간은 분명 삶에 자양분이 된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