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독서아카데미 수강생들이 김학민 교수의 오페라 강의를 듣고 있다.(사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
“지방에서는 유명 인사의 강연을 접하기 어려워요. 몇 회에 걸쳐 진행되는 강좌를 듣는 건 더더욱 힘들고요. 기관에서 회당 강연료로 10만 원 내외를 책정하니 진행하기가 녹록지 않죠. 하지만 인문독서아카데미를 진행한 뒤로는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됐어요. 강연을 들으러 오는 분들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충남 서산시 서산시립도서관 박미희 사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 인문독서아카데미 사업에 공모했다. 지역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를 강의로나마 알리기 위해서다. 박 사서는 강사로 김학민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를 점찍었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란 그의 책을 읽고는 무작정 추진해 성사시켰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강사료를 회당 50만 원씩 지원받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회당 2시간씩 5회에 걸쳐 진행된 오페라 강좌 수강생은 70명. 이들은 오페라에 눈떠 지금도 한 포털사이트 밴드를 통해 김 교수와 관련 정보를 나눈다.
올해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진흥원과 함께 인문정신을 확산하기 위해 ‘인문독서아카데미’ 수행기관을 공모한다.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 ‘인문독서아카데미’란 이름으로 인문학, 자연과학 등을 융합한 통섭형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 신청자격은 전국 단위의 50명 이상 교육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문화원, 서원 등으로서 기반시설은 물론 인문독서아카데미를 전담할 인력이 있어야 한다. 사업기관으로 선정되면 강사료 외에 교재 제작비 등 교육과정 운영비도 지원된다.
통섭형 강의… 강사료·운영비 등 지원
지난해 진흥원은 총 60개 인문독서아카데미를 선정했다. 지역과 연계된 인문학 주제를 발굴해 전남 보성공공도서관은 ‘보성의 소리, 서편제의 향기를 찾아서’란 강의로 지역 출신 문학가가 보성의 문화와 판소리를 주제로 소설 창작을 강의하고, 국악 예술인을 초빙해 남도 판소리를 선보였다. 이 밖에 경기 안성 공도도서관의 ‘문학평론가 정여울과 세계 명작을 찾아 떠나는 유럽 인문기행’, 경북 문경 근암서원의 ‘동양 고전의 바다에 빠지다’ 등의 인문학 강의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공모사업 신청은 2월 중에 인문독서아카데미 홈페이지(www.inmunac-kpipa.or.kr)에서 받을 예정이다. 이후 서류 심사를 거쳐 인문독서아카데미 60개소를 선정하면 각 기관에서는 3~10월에 걸쳐 강좌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진행되는 강좌 정보는 인문독서아카데미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강좌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정보를 파악한 뒤 각 시행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