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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생활정책

지진으로 긴급대피 시 챙길 물품은?

비상식량·응급약·손전등·현금 등

‘생존가방’에 담아 눈에 띄는 곳 보관

2016.10.0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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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에 사는 박모(52) 씨는 처음 겪는 강한 지진에 큰 공포를 느꼈다. 이후 계속 이어지는 여진에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는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 ‘생존가방’을 아들에게 부탁해 구매했다. 그는 “가격은 20만 원 선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생존가방을 구매했다”며 “비상 상황에 무방비로 나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최소한의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2일 느닷없이 발생한 규모 5.8의 경북 경주 지역 지진 이후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여진이 연일 이어지자 생수와 라면 등 식료품의 판매가 급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구호 품목을 모아둔 일명 ‘생존가방’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생존가방은 ‘72시간 가방’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지진이 나서 대피해야 할 상황에 놓였을 때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담은 배낭을 의미한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생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1% 급증했고, 대피 시 쓸 수 있는 천막이나 헬멧 판매량도 각각 69%, 15% 증가했다.

생존가방 해외 직구 사이트 관계자는 “기존에는 개인 구매자보다 학교 등 단체 구매자가 많았는데 9월 12일 경주 지진 이후 최근 개인 구매자가 5~6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일부 소비자들은 재난 대응 선진국으로 알려진 일본 제품까지 살펴보는 추세다. 일본은 지진을 항상 존재하고 준비해야 하는 위험요소로 간주한다. 따라서 이에 대비한 비상용품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가족 수에 따라 2인용, 3인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생존가방 하나당 대략 1만~3만 엔(10만~30만 원대) 정도다.

기자가 직접 만들어본 생존가방. 사진엔 없지만 호루라기, 휴대용 라디오 등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기자가 직접 만들어본 생존가방. 사진엔 없지만 호루라기, 휴대용 라디오 등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일본 정부 재난 시 필요한 물품 24종 발표
10만~30만 원대 생존가방 판매 보편화

일본은 재난 시 대비방법과 비상식량을 마련하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기술한 책자를 도쿄도청 등 공공기관에서 국민에게 배포하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게 긴급 피난 시 필요한 생존물품 24종을 준비해놓을 것을 권고했다. 일본 정부가 소개한 생존물품은 방염가방, 동전, 물, 건전지, 손전등, 다목적 칼, 태엽 동력 라디오, 반창고, 마스크, 비상 차임벨, 사탕 등 고열량 식품, 응급약품, 밧줄, 침낭, 조리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말린 음식, 방수포, 이동식 화장실, 대소변을 처리할 수 있는 분말, 절연처리된 천, 접이식 물통, 장갑, 물티슈, 생리용품 등이다.

도쿄도청에서 제공한 방재 자료에 따르면 지진 경험자들이 필요하다고 느낀 아이템은 손전등, 비닐봉투, 상비약, 건전지, 간이화장실 등이었으며, 이를 구비 시 유용했던 아이템이라고 언급했다.

생존가방을 직접 집에서 꾸릴 수도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kr)은 재난 발생 시 챙겨야 할 비상대피용품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지나치게 무거우면 대피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구성원의 인원수대로 나누어 준비한다.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비축물품은 물이다. 물은 1인 하루 필요량인 1ℓ 기준 3~7일 치를 챙겨두는 것이 좋다. 물은 깨끗한 플라스틱 병이나 단단한 용기에 보관한다. 또 가열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통조림, 미네랄과 비타민 부족을 보충할 수 있는 채소주스, 고열량 식품인 가공초콜릿 등을 챙긴다. 소독약, 붕대, 테이프, 핀셋, 생리식염수, 밴드, 마스크 등과 함께 비상약과 물품이 구비된 약상자도 준비한다. 다용도 칼과 비닐봉투 여분도 챙겨두면 비상 상황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휴대용 라디오, 손전등, 칫솔, 담요, 지도, 라이터 등도 챙겨야 하는데 휴대용 라디오의 건전지는 분리해둬야 한다. 혹시 모를 고립에 대비해 멀리서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는 필수 아이템이다.

지난 9월 26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신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이들이 지진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동아DB)
지난 9월 26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신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이들이 지진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동아DB)

가방은 인원수대로 나누어
문앞과 자가용 트렁크 등에 구비

또한 재난 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혹시 모를 출국을 위해 여권을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현금은 재난 발생 시 현금자동지급기가 먹통이 될 수 있어 충분히 준비해둔다. 이 밖에도 집문서, 신분증, 보험증서, 면허증 등 자신과 재산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 복사본과 인감도장도 사전에 챙겨둔다.

유년기 자녀가 있다면 어린이의 체형에 맞는 가방을 구비한 뒤 조기교육을 통해 사고 발생 시 자연스럽게 가방을 메고 나갈 수 있도록 대응력을 길러주는 것도 재난 대응에 도움이 된다.

가방의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가방을 두는 곳도 중요하다. 집출입문과 대문 등 사고 발생 시 바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위치에 둬야 한다. 눈에 확 띄는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밖에 돌발 상황에 대비해 자가용 트렁크에도 비상용 가방을 넣어두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생존가방에 식품과 비품 등을 넣다 보면 무게 또한 만만치 않으므로 물품을 담는 순서도 중요하다. 황진욱 대구 웰빙산악회 회장은 “등산을 할 때 초보자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 중 하나가 무거운 짐부터 아래에 놓고 그 위에 가벼운 짐을 올리는 것”이라며 “무거운 짐과 가벼운 짐을 번갈아 넣는 것이 몸의 피로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거운 짐이 아래에 전부 몰리게 되면 어깨와 허리에 부담감이 더해져 장거리 이동이 어렵다. 따라서 생존가방을 구성하는 물품을 살 때는 최대한 경량화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시 국민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안전처 누리집(www.mps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재난 상황에 대비해 준비할 것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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