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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
1854년 8월, 영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콜레라가 런던의 소호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불과 사흘 만에 130여명이 사망하였고, 열흘이 지나자 사망자는 5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당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독기(毒氣, miasma)라고 불리는 나쁜 공기가 콜레라를 일으킨다고 믿었다.
이때, 의사이자 현대 역학조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스노우(John Snow) 박사는 소호 지역이 그려진 지도를 가져다가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들의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던 워터펌프를 중심으로 사망자들이 모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통해 스노우 박사는 콜레라의 원인이 그동안 사람들이 믿어온 나쁜 공기 때문이 아니라 오염된 물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후 런던시가 워터펌프를 폐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것은 지도 위에 정보들을 단지 표시해보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안전처는 국민들이 스스로 각종 위험으로부터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자 생활안전지도 서비스를 구축하였다. 2014년 9월에 15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교통·재난·치안·맞춤안전 등 4대 분야에 대해 시범 공개하였고, 2015년 1월에는 이를 다시 115개 시·군·구로 확대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 올해 1월 1일부터는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를 대상으로 생활안전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통돌발정보, 미세먼지, 대기오염지수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실시간 정보들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시간 정보를 일정 시간대에 맞춰 알려주는 맞춤형 모바일 자동알림 서비스도 개발하였다. 또한, 우리 국민들이 직접 신고한 안전신문고의 신고내용과 처리결과를 지도 위에 표시하여 국민들이 안전위해요소들을 한눈에 쉽게 확인하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생활안전지도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안전처는 생활안전지도 정보 개방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생활안전지도에 포함된 각종 안전정보를 필요로 하는 지자체 및 공공기관, 민간기업 및 단체 등에 정보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 친화적인 맞춤형 안전정보 서비스들이 개발·보급되는 등 나름의 성과를 창출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광주광역시 남구는 PC나 스마트기기를 이용하기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 등을 위해 생활안전지도 기반의 ‘마을 안전지도’를 제작·배포하였으며, 구미, 포항, 경주시 등 9개 도시에서는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기 위해 생활안전지도에 구축된 정보를 활용하여 ‘안심이’, ‘안심귀가서비스’ 등의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일반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안전지도 서비스가 되도록 하기 위해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도 꾸준히 개최해왔다. 특히, 지난해 공모전 대상작인 ‘픽토그램(pictogram)을 활용한 서비스 화면 개선’ 아이디어는 올해 생활안전지도 서비스 개선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처럼 생활안전지도는 단순히 안전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창구가 아닌 국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도 적극 수용하는 양방향 소통 수단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함과 동시에 지자체의 시설개선, 경찰관서의 순찰 강화 등 안전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역 차원의 다양한 노력들도 이끌어내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안전처는 존 스노우 박사가 콜레라 지도를 만들어 죽음의 병이라 불리는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아간 것처럼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위해 국민들과 함께 생활안전지도를 만들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