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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설

산천어도 낚고, 가족 사랑도 낚고~

가족과 떠난 설 여행서 진정한 명절 의미를 찾다

2017.02.01 정책기자 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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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 명절이라 하면 가족들이 모두 옹기종기 모여 차례를 지내고 그간의 안부를 묻는 모습이 연상된다. 세배를 하고, 전을 부치고, 전통 놀이도 즐기는 정겨운 모습. 명절이 낳는 수많은 부작용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시간을 갖는 날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것이 우리의 명절이다. 

길지 않은 설 연휴이기에 일분일초가 아쉬웠던 올해의 설날. 경상도가 고향인 필자는 귀향 대신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을 선택했다. 마침 겨울여행주간이기도 했다.

연휴가 시작하는 27일 금요일에 경상도에 계시는 부모님께서 비교적 이동이 수월한 서울로 이동한 후, 서울에 거주하는 필자, 필자의 동생과 합류해 강원도 화천으로 떠나는 계획이었다. 

3대가 모여 낚시하러 온 가족도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정도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화천 산천어축제.
3대가 모여 낚시하러 온 가족도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정도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화천 산천어축제.

계획단계부터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뿔뿔이 흩어져 사는 친척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명절인데, 여행을 떠나면 그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필자의 가족만 함께 떠나기로 했지만, 고모 댁, 숙부 댁 가족과 함께 떠나는 것으로 방향이 잡아지며 명절의 기존 의미도 지킨 채 새로운 의미를 더할 수 있게 돼 무척 기뻤다. 하지만 세 가족의 전체 연휴 일정을 맞춘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결국 필자의 가족만 여행지로 향하기로 했다. 

필자의 가족은 최근 몇 년간 연휴 기간에 잘 모이지 않았다. 서로 거리가 멀기도 하고, 연휴기간에 수도권에서 경상도로 내려가는 길의 정체가 심하기도 해 연휴를 전후로 한 기간에 따로 만나곤 한다.

그렇기에 연휴를 온전히 함께 보낸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세 가족 함께 떠나지 못함을 아쉬워 화천으로 출발하기 전, 서울에서 모여 시간을 갖기로 했다.  

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던 설날 당일, 아침부터 온 식구가 만나 떡국과 각종 맛난 음식들을 먹으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얼마 전 태어난 사촌오빠의 아이를 맞이하고, 마냥 어리게만 느껴졌던 사촌동생이 중학교에 입학한다는 소식을 들으며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이 마음으로 와 닿았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은 행복한 순간에 더욱 더 빨리 흘러가기 마련. 갓 인사를 마친 듯한 느낌이었지만 시계는 매정하게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만남의 반가움과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필자의 가족은 화천으로 길을 떠났다.
 

민간인보다 군인이 더 많은 최전방임에도 자연환경을 활용한 얼음 콘텐츠는 관광객들의 발길과 시선을 불러모으기 충분하다.
민간인보다 군인이 더 많은 최전방임에도 자연환경을 활용한 얼음 콘텐츠는 관광객들의 발길과 시선을 불러모으기 충분하다.

화천을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산천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CNN이 선정한 겨울 7대 불가사의에 꼽히기도 한 산천어 축제에는 얼음낚시 외에도 컬링, 피겨, 봅슬레이 등 동계올림픽 종목 체험을 포함해 화려한 얼음조각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있었다. 작년 겨울에 산천어 축제를 지인과 방문했던 필자는 무척 신나고 즐거웠던 이 축제를 가족과 함께 즐기고 싶었고, 화천을 설 여행지로 강력 추천했다 

얼음나라 화천에는 설 연휴 내내 눈이 내렸다. 눈이 귀한 경상도 사람들이기에 자동차를 끌고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하다고 느껴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을 누볐다. 지난해 보다 늦은 추위로 얼음이 얼지 않아 축제가 연기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웅장한 얼음 조각들과 두꺼운 빙판이 필자의 가족을 맞이했다.

빙상에서 네 식구가 일렬로 서서 낚싯대를 왔다갔다 움직이며 산천어 낚시를 시작했다. 눈바람을 맞으며 빙상에 몇 시간을 서있었지만 산천어 구경도 못했다. 우리 가족에겐 산천어가 잡히지 않는 것일까 생각할 때 쯤 동생에게 찾아온 반가운 첫 산천어가 찾아오면서 추위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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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장인으로 등극한 동생. 덕분에 든든하게 산천어를 맛볼 수 있었다.
낚시 장인으로 등극한 동생. 덕분에 든든하게 산천어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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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당 3마리씩 반출이 가능한 산천어를 4명이 총 7마리를 잡았다. 안타깝게도 2년 연속 방문한 필자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동생 혼자 5마리를 잡는 성과를 거뒀다. 질투가 난 필자가 중간에 자리를 바꾸자며 고집을 피워 자리도 바꿔보았으나 바꾼 자리에서도 동생은 잡고 필자는 잡지 못했다. 절대 자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며 필자를 약 올리기도 하면서 동생은 가족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비록 내 손으로 잡은 물고기는 아니더라도 먹는 건 함께 할 수 있었다. 현장에는 잡은 산천어를 바로 먹을 수 있게끔 회센터와 구이센터를 운영하는데, 세 마리는 구이를 해먹고 네 마리는 숙소에 가져가 매운탕을 끓여먹기로 결정했다. 비린내가 많이 나는 편인 민물고기이지만 갓 잡은 싱싱함 덕에 전혀 비릿함 없는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었다.
 

조미료가 부족해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산천어 매운탕. 그 어떤 매운탕보다 칼칼하고 맛있는 아버지표 매운탕이었다.
조미료가 부족해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산천어 매운탕. 그 어떤 매운탕보다 칼칼하고 맛있는 아버지표 매운탕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몸을 녹이며 맛본 칼칼한 산천어 매운탕은 아버지가 담당했다. 나머지 가족들은 짐 정리, 목욕 등을 하며 평온한 시간을 즐겼다. 명절날 흔히 볼 수 있는, 엄마만 모든 일을 도맡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은 사소한 일의 분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마음이 훈훈해져서 그런지 더 없이 맛있는 산천어 매운탕이었다.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라고 느껴졌던 연휴는 어느새 쏜살같이 지나갔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이 됐다.

한 가족이지만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우리가족. 달라진 세태만큼 명절의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누누이 들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본질은 함께’, 그리고 즐겁게라는 생각이 든다.

차례를 지내고 설음식을 하는 모습은 없었지만, 어느 가족보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올해 설날. 가장 명절다운 명절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왕진아
정책기자단|왕진아
hansol0629@naver.com
항상 꿈을꾸고 행동하고 이뤄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많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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