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뜬 초승달 보셨나요? 달이 점점 차올라 환한 보름달이 되면 추석입니다. 하루하루 달은 예쁘게 차오르는데 추석을 앞둔 우리의 마음은 코로나19로 참 불편합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감염병으로 부모님과 일가친척을 찾아뵙고 싶은 마음을 멈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위한 추석 선물을 고르는데 더 신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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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고향에 내려오지 말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
“남편이 경찰공무원이라 작년에도 못 찾아뵀는데 올해는 코로나가 고향길을 막네요. 시부모님께서 먼저 오지 말라고 전화를 하셨어요. 속상하고 부모님 건강도 걱정되고… 그래서 건강하시라고 선물을 더 정성껏 준비해서 보내드렸어요. 그래도 직접 뵙는 것보다는 못하지요.”
선물은 정성이라지만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상황이 안 좋아져서 적당한 선에서 해야겠다는 분들도 있고, 반면 찾아뵙지 못하니 선물을 더 신경 쓴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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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10월 4일까지 한시적으로 김영란법 적용 공직자들의 선물 한도를 농축산물과 농축수산가공품에 한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원상태로 회복이 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웃픈 선물도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 위생선물세트’로 방역 마스크와 손 세정제, 비접촉체온계, 손소독 티슈 등이 들어있습니다. 면역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는 건강기능식품도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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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조상님께 예를 갖추는 어머님들의 마음은 코로나19에도 단단합니다. |
코로나19로 어르신들까지 ‘언택트(비대면)’라는 말을 알 정도로 일상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선물도 비대면 선물이 인기인데요. 직접 찾아뵙지 못하니 비대면 구매를 통해 과일과 고기 등을 선물로 보냈거나 보내드리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통업계는 모바일이나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 선물세트를 주문해주는 방문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한적한 동네 뒷산을 자주 오르신다는 부모님을 위해 안마기를 준비했다는 지인도 있습니다. 집콕족을 위한 셀프 미용용품, 와인, 커피세트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명절동안 집콕하며 즐길 수 있는 ‘집콕 전통놀이세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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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명절 선물은 ‘용돈’이 최고입니다~ |
‘뭐니뭐니해도 현금’은 부모님들께 드릴 선물 1순위입니다. 금융업계에서도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카드와 용돈을 한 번에 송금할 수 있는 ‘비대면 용돈 송금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2018년부터 집배원을 통해 부모님께 현금을 대신 전달해드리는 ‘용돈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용돈 배달 서비스를 가끔 이용합니다.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원하는 날짜와 장소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용돈 액수에 따라서 수수료 차이가 있고 인터넷 신청 시 5일, 우체국 방문 신청 시 2일이면 배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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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은 전통시장 풍경. |
전통시장 분위기는 어떤지 한번 나가봤습니다. 전통시장을 찾은 고객들이나 상인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직 추석까지 여유가 좀 있음에도 어머님들의 마음은 바쁘기만 합니다.
“자식들은 오지 말라했어~ 그려도 조상님 제사는 지내야지 안그려~” 맞습니다. 자식들은 오지 말라고 말했지만 조상님들에겐 예를 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여? 오메 논산댁, 마스크 쓴께 모르겄네. 배는 샀어? 4개 만원인디 마트서는 3개 만원이유. 떨이도 얼마 안남았슈. 얼른 가서 사유~”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이 유익한 장터 소식을 전합니다.
설 명절에도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 추석에도 만나지 못한다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자식이 바빠서 못 오는 것은 마음이 편한디, 감염병 땜에 못 온다니 걱정되지유. 야들아 이번 추석 모두 무탈하게 지내고 내년 언제든 좋은 날이 오면 맘껏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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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엔 총리를 파세요.(출처=정책브리핑) |
“정 총리가 그러더구나. 추석에 가족들이 다 모이는 건 위험하다고. 힘들게 내려와서 전 부치지 말고 용돈을 두 배로 부쳐다오!”(총리를 파세요-부모님 편)
이번 추석 연휴, 보고픈 이들을 만나지 못해 서운함이 크겠지만 부담 없는 선물과 손편지로 마음만은 함께하는 건 어떨까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서경 amaw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