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은 보통 두께 40㎝ 가량의 직사각형으로 채취됐다. 한쪽에서 천연의 얼음을 톱으로 썰어내면 다른 한쪽에선 이를 부지런히 창고로 실어 날랐다. 이런 장면들이 근래에는 보기 힘든 진풍경이 되어 버렸지만 50년 전쯤만 해도 매우 흔한 광경이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듬해 1월 초도 마찬가지였다. 한강철교가 폭격으로 부서지자 피난민들은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무리지어 남행길을 서둘렀다.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이 이들 피난민에겐 ‘생명의 길’이나 다름없었다. 1970년대에는 전국빙상대회가 한강의 얼음 위에서 열렸다.
하지만 근래 들어 한강은 겨울을 잃어버렸다. 강 위를 퉁탕거리며 걷는 것은 고사하고 얼음 자체를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한겨울이라는 1월 초가 돼야 겨우 살얼음을 볼 수 있을 판이다. 일상의 풍경이던 얼음채취도 이젠 까마득한 옛 얘기가 돼버렸다.
대신 한여름 불볕더위는 갈수록 기승이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기온이 오르다보니 이젠 4~5월이면 반소매 티셔츠를 입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인천공항 제3활주로는 길이가 4000m다. 인천공항 제1·2 활주로가 3750m인 점을 감안하면 250m나 길어진 것이다. 활주로를 길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비행기가 추진력을 얻는 원리는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기온이 높아지면 활주로 부근의 공기밀도가 떨어져 비행기가 빨아들이는 공기량과 압축량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비행기가 이륙을 위한 충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더 오래, 더 멀리 달려야만 하는 것이다.
여름에 비행기의 활주거리가 길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천공항은 제3 활주로를 설계하면서 2040년경에는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4℃가량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고 한다. 다가올 미래의 온도 변화에 미리 대비한 셈이다.
실제 서울의 기온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최저기온이 20℃이상인 일수의 경우 1910년대 47.4일에서 2000년대에는 66.2일로 18.8일이 증가했다. 2000년대 1월 평균기온(영하 1.5℃)은 1910년대에 비해선 3.4℃, 1970년대에 비해선 1.1℃ 상승했다. 특히 2000년대 1월 평균 최저기온(영하 4.8℃)은 1910년대 1월에 비해 무려 5.1℃, 1970년대에 비해선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평균기온도 23.2℃로 1910년대에 비해 약 2.4℃ 높았고, 최고기온(27.7℃)도 1910년대보다 1.1℃높아졌다.
이 같은 온도 상승은 한반도의 생태계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 80년간 봄의 전령인 개나리와 진달래의 개화일은 20일 정도 앞당겨졌다. 사과 재배지역이 대구·경북을 넘어 강원도 영월과 양구로 옮겨간 지는 이미 오래됐다. 제주도 특산물이었던 한라봉은 경남 거제, 전남 고흥 등지에서 해마다 열매가 노랗게 영글고 있다.
남방계 새들인 황로, 해오라기, 팔색조, 동박새, 직박구리, 물까치 등이 우리나라에서 월동하고 있고, ‘국민 생선’으로 사랑받던 한류성 어종 명태는 이제 동해안에서 거의 씨가 말라 대부분을 러시아 근해에서 들여오는 형편이다. 활엽수림의 식생대가 매년 5km씩 북쪽으로 올라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21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도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남한의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게 됐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런 기후 환경 변화를 21세기의 가장 큰 환경문제로 인식해 각종 연구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분야 연구에 대해선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다. 지금이라도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예방과 대처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할 때다. 이렇게 해야만 기후변화로 인한 크고 작은 재앙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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