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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문화의 물길 연다

200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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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5일 범정부 차원의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발족했다. 기획단은 5월까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확정,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1년 말까지 완료(댐·저수지는 2012년 완료)할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는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며, 기존의 하천정비사업과도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2월 열린 부처합동 신성장동력 설명회에서 “수해 방지나 수자원 확보 외에도 지역경제 기반 창출, 수변 레포츠 기회 확대, 문화콘텐츠 육성, 환경복원 등 국토의 문화적, 미적 가치와 미래 경쟁력을 모두 높이는 국토 재창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4대강을 문화가 흐르는 물길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3월 3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4대강 수변공간 디자인’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4대강이 도시의 중심, 국민의 삶의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유럽 등 선진국은 수십 년 전부터 수변공간을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도시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오고 있다. 프랑스 리옹은 론강 둔치를 8개 테마공원으로 조성했으며, 독일 뒤셀도르프는 라인강변을 따라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을 배치하는 등 쇠퇴한 수변공간을 창조적 미디어 도시로 재생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정명원 위원장은 “우리 수변공간은 단조롭고 특색 없는 경관, 접근성 부족, 도시와의 연계 미흡 등으로 주민생활과 격리된 변두리 공간으로 방치돼왔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계기로 하천과 주변 공간을 품격 있는 국토환경으로 재창조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강을 도시와 자연의 중심으로 가져오고, 누구나 쉽게 강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며, 다양하고 아름다운 수변공간으로 창출해야 합니다. 또한 자연생태계의 치유와 보존을 통해 순수한 자연의 숨결을 회복시키고, 자연경관과 전통 역사와 문화를 조화시켜 ‘가보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야 합니다.”(정명원 위원장)

2월 16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도 우상일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은 ‘수변 및 인근 산악지형을 활용한 스포츠레저 시설 조성 및 이벤트 개발’ ‘주요 강과 남·서해 연안을 잇는 수상스포츠 코스 조성’ ‘지역과 연계한 테마형 스포츠 관광자원 개발’ ‘정비된 하천변의 시군단위 기본 체육시설 조성’ 등 수변공간을 활용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4대강 유역 수변 체육시설의 건설·운영이 건설부문에서 2011년까지 1조8528억원의 생산과 7411억원의 부가가치, 1만2440명의 고용창출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시설운영 부문에서는 2012년 이후 연간 540억원의 생산유발과 290억원의 부가가치, 약 67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는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의 바람직한 추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지역별 세미나를 열어 민의를 수렴했다. 3월 18일 나주(영산강), 19일 대구(낙동강), 25일 공주(금강), 26일 충주(한강)에서 각각 열렸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영산강 지역 세미나에서 이무용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도예술과 고싸움, 강강술래 등 민속문화를 강과 접목해 창조적 문화산업을 만들어내는 ‘리버노믹스(River-nomics)’ △생태·환경적 관점에서 강을 사고하는 ‘리버 마인드(River mind)’ △강을 정신과 소울(Soul)을 가진 실체로 보고 철학·복지·교육적 관점에서 강의 효용을 고민하는 ‘리버 필(River feel)’ △사람들이 즐기고 관광할 수 있는 ‘리버테인먼트(River-tainment)’ 등을 ‘문화가 흐르는 강’ 사업의 주요 키워드로 제시했다.

낙동강 지역 세미나에서는 이상현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가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별신굿놀이 등의 민속연회, 정자 와 서원 등의 각종 경승지를 연결한 ‘스토리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강태호 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역시 “낙동강 지역은 풍부한 불교와 유교, 가야문화 자원을 보유한 영남지역의 문화유산 보고(寶庫)다. 각 지역의 역사와 전설, 신화를 발굴하고 자연경관과 연결해 스토리텔링을 연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강 지역 세미나에서 강종원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 팀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백제 문화유산과 연계해 추진할 경우 문화유산의 체계적 정비뿐 아니라 금강을 따라 이들 고도를 선적(線的)으로 개발해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이 밖에도 “관광객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야간 행사 개발이 필요하다”며 “여름엔 야간 어로, 겨울엔 썰매와 낚시 등 체험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하고 어린이 체험 방문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전문안내자 역할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열린 한강 지역 세미나에서 강진갑 한국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한강 10km 이내 지역에 분포한 문화자원은 지정문화재(810개), 비지정문화재(7538개), 관광지식정보자원(4484개) 등 모두 1만2832개다. 이 모든 것이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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