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은 여러 면에서 과거의 여느 정상회담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형식부터가 달랐다. 한·중·일 3국 정상은 이번 회담이 첫 단독 3국 정상회담이란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국제회의에서는 가끔 만났지만 ‘3개국 정상회담’이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정기적으로 회의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고, 아소 총리도 “나는 이 회의를 제1회 한·중·일 서밋 정상회담이라고 부르겠다”고 거들었다.
각 나라의 정상들의 이런 의중을 반영해 앞으로는 한·중·일 정상회담의 3국 내 개최를 정례화하기로 함에 따라 2009년에는 중국, 2010년에는 한국이 개최국으로 확정됐다. 이는 1999년 1차 회담 이래 통상적으로 ‘ASEAN+3’회담 기간에 맞춰 열렸던 한·중·일 정상회담을 향후 ‘ASEAN+3’와 분리해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사실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돼야 한다”며 “한국 쪽으로서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일본 사이에 불편한 일이 있더라도 진정성을 갖고 지혜를 모으면 양국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깝고도 가까운 한·일 관계 만들자”
이 대통령은 또 “1년에 한번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만나긴 하지만 수시로 만나자”며 “기업들 사이의 민간교류 협력도 중요하니 기업인들을 대동하고 방한해 줬으면 좋겠다”고 아소 총리의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아소 총리도 흔쾌히 동의하며 “한·일 정상 간의 셔틀외교뿐만 아니라 외교장관 등 실무채널에서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있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없더라도 자주 만나는 사이가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한·일 정상은 다양한 민간 교류 확대 방안에도 합의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올해로 끝나는 ‘한·일 공동 이공계학부 유학생 파견사업’을 연장하고 ‘한·일 간 관광취업사증제도(워킹 홀리데이)’ 상한선을 현행 3600명에서 내년에 7200명으로 확대해 2012년에는 1만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일 대학생 교류 사업을 내년에 500명 규모로 확대키로 한데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두 정상은 또 2012년 한국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여수 세계박람회를 지원하기 위해 일본 내 각계 주요 인사들로 ‘여수 세계박람회 유식자 간담회’를 구성한 것을 환영했고, 아소 총리는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가능한 협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민간 분야에서의 ‘스킨십’이 양국 관계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한·중 간 경제분야 협력 확대 논의
중국 측과는 주로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논의의 중심에 있었다.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중 양국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가 없었더라면 3년 혹은 2년 내에 2000억 달러를 달성했을 텐데 지금 약간 주춤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역량이나 경제교류의 신장세가 유지되도록 서로 협조하고 정보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원자바오 총리는 한국말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환하게 웃으며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밖에 3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3국 청소년 대표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각국 정상들은 ‘한·중·일 청소년 우호 만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각국의 대표 청소년 5명씩, 총 15명과 교감을 나눴다.
3국 정상은 청소년 대표들로부터 올 9월 일본에서 열린 한·중·일 청소년 만남의 결과를 보고받고, 3국 청소년 교류 증진 방안에 대한 건의서를 접수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와 아소 다로 총리가 중국-대만-일본 간 영토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잠시 신경전을 벌여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아소 총리가 중국이 지난 12월 8일 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에 두 척의 해양순시선을 파견한 점을 지적하면서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원자바오 총리는 댜오위다오가 ‘중국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 회담장에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
하지만 양국 정상은 각 나라의 지도자답게 곧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고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 문제로 양국 간 우호적인 관계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굳은 표정을 풀고 만남의 본래 목적인 협력관계를 다시 논의, 3국 정상회담의 성과들을 이뤄냈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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