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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

200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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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기반 기술은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할 뿐 아니라 국가마다 미래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야다. 이러한 나노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원자현미경(AFM) 장비 기술이다.

원자현미경은 물체의 원자를 관찰할 수 있는 수천만 배의 배율을 지녀 미세한 물체의 재료 분석과 3차원 형상, 표면 계측, 결함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또한 반도체 공정 과정에 활용되는 나노기술 분야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계측기다. 하지만 이 같은 중요성에도 1억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일반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는 쉽게 구입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과 박기환 교수 연구팀은 일반 실험실과 연구실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저가형 원자현미경을 개발했다. 박 교수 연구팀은 나노 특성 파악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능인 접촉식과 비접촉식 3차원 형상 측정이 가능한 저가형 개인용 원자현미경을 개발했다.

박 교수는 “산학연 합동으로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은 6억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광학현미경, 공초점현미경과 함께 개발된 AFM 장비를 융합해 마이크로미터급에서 나노미터급 크기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측정할 수 있는 융합 현미경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후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53년 국내총생산(GDP) 규모 13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에 그치던 우리나라가 2007년 GDP 규모 9천5백71억 달러로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 생산, 적극적인 수출 진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008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사업 우수 연구성과 50선> 사례집을 발간하며 이렇게 말했다.

2008년 한 해 우리 정부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규모는 약 10조8천억원.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고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뒤 너나 할 것 없이 생존의 문제에 부딪힌 지금이야말로 당장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한국의 미래세대를 위해 기초과학 투자라는 ‘씨앗’을 뿌려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기초과학연구사업과 특정연구개발사업, 원자력연구개발사업 등 3대 연구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SCI(Scientific Citation Index ·과학적 인증을 받은 색인) 저널 논문 발표 역시 교육과학기술부의 3대 연구개발사업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3대 R&D 사업의 SCI 논문게재 실적은 국가 전체의 29.4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3대 R&D 사업으로 산출된 SCI 논문의 영향력지수가 국가 전체의 1.3배 수준을 기록할 만큼 기초연구의 질적 수준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선도하고 있다.

개인용 원자현미경 개발뿐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기초과학과 미래원천기술 개발, 우주개발 사업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의 차세대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 설계 기술도 그중 하나다. 자동차에는 평균 20~50여 개의 컴퓨터가 내장돼 있다. 이 컴퓨터들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것처럼 차량 내 각종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주고받는다.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선우명호 교수 연구팀은 네트워크 기반 전자제어시스템 설계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차량 내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차량 내 정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주고받으며 자동차 배기 오염물질, 연료 소모, 사고발생률을 절감하는 핵심 기반기술로 이용해 운전자의 편의와 안락한 운전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미래 한국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마련한 쾌거로 평가되는 이번 성과로 우리나라는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의 전자제어시스템 해외기술 수입료를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가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주요 핵심 설계기술을 이미 국내 자동차 관련 회사에 기술이전했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연료전지 무인기(無人機)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차세대 동력원인 연료전지는 세계 각국의 개발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권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연료전지 무인기는 수소 함량이 높은 수소화붕소나트륨(NaBH4)을 수소원으로 사용했다. 개발된 연료전지 무인기는 500그램의 연료를 싣고 1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이는 배터리 동력원을 갖는 기존 무인기 항속시간의 10배에 이른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동력을 충전, 공급하는 동력제어장치 설계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

연구팀은 현재 이 기술을 제품화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와 캐나다 기업체들의 기술이전 요청을 받고 상담을 진행 중이다.

위 사례 외에도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얻은 대표적인 우수 연구성과는 생명과학과 수리과학, 융합과학, 전기정보, 화공, 소재 등 기초과학연구사업 분야와 나노융합, 에너지, 환경 등 미래원천기술개발사업, 우주개발사업 분야를 통틀어 수십 건에 이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연구성과를 모아 해마다 ‘우수성과 사례집’을 발간해오고 있다.

글·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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