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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희 교수의 음식 이야기 | 오미자화채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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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우리네 마실 거리를 들라면 서양의 주스나 탄산음료만큼일까 싶지만 우리나라에도 마실 거리가 잘 발달되었으니 이를 ‘음청류’라 한다. 특히 전통 음청류는 더운 차보다 차가운 음료가 훨씬 많은데 과일즙, 꿀물, 화채, 식혜, 미수, 수정과, 수단, 원소병 등이 그것이다.

화채는 국물 맛에 따라 오미자화채, 꿀물화채, 한방약재화채, 과실화채 등이 있는데 주로 차게 해서 계절에 관계없이 즐긴다. 이때 화채의 국물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이 오미자물이다. 새콤달콤한 오미자국물에 철따라 꽃잎을 띄운다. 봄에는 두견화, 여름에는 보리·앵두·장미꽃, 가을에는 배채, 겨울에는 녹말국수를 가늘게 하여 띄우는데 이를 ‘화면’ 또는 ‘창면’이라 한다.

꽃을 띄울 때는 꽃에 마른 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얼른 헹구어 투명한 꽃잎색이 드러나도록 준비해서 계절감을 살리는 게 묘미다. 그 모습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요즘은 냉장고의 얼음 얼리는 모양 틀에 꽃잎, 나뭇잎을 넣어 얼린 후, 얼려진 얼음을 오미자국에 띄어 시원함을 배가하는 것도 또 하나의 풍류다.

오미자는 6~7월에 꽃이 피었다가 열매가 맺히면 가을에 열매를 채취해 햇빛에 말린 열매로 색이 붉고 밝아야 우려낸 물도 밝은 붉은색을 나타낸다. 주로 안토시아닌 색소인 오미자의 색을 예쁘게 잘 우리려면 철제 그릇이 아닌 사기그릇에 오미자 양보다 6~8배 많게 미지근한 물을 넣고 하루 정도 담가 서서히 우려낸다. 더운물에 불리거나 끓이면 떫은 맛과 신맛이 강해지므로 끓여 식힌 물에 불려서 고운 행주에 거른 다음 설탕을 끓여 식힌 물과 꿀로 색과 맛을 맞춘다. 여기에 철따라 꽃잎도 띄어보고 배나 복숭아, 수박을 얇게 저며 넣거나, 배를 채 썰어 넣거나, 잣이나 석류 알을 띄어 다른 느낌 다른 모양새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오미자는 갈증 해소와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으며 기력 보강제, 자양 강장제로 쓰인다.
폐를 돕는 기능이 있어 담이 들어 목이 쉰 데, 진해, 거담, 갈증, 혈압 강하에 쓰인다. 한방에서는 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이 각각 장기와 생리적으로 깊은 관계를 갖고 있어 오미가 잘 조화되고 소화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이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기고, 여유 없는 자신에 쫓기고 사는 우리네 생활 속에서 오미자국을 우리고 꿀을 풀어 시원하게 냉장고에 두었다가 힘들고 지친 우리 식구들, 내 친구들, 그리고 어르신들께 조용히 한 병, 아니 한 컵이라도 건네보는 것이 음식을 즐기는 한국의 멋들어진 모습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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