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중국에서 온 소수민족 대표입니다. 우리는 말은 있는데 문자가 없어요. 우리가 가져다 쓸 만한 좋은 글자 없을까요?”
“딱 좋은 문자가 여기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지난 11월 14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전남 여수시에서 열린 ‘전국 학생 영어 문화유산해설 콘테스트’의 한 장면이다. 이날 경기 안산시 양지초등학교 4학년 최희 양은 친구 정수민(인헌초교 4년) 양과 짝을 이뤄 ‘한글’을 소개하는 발표로 대상을 수상했다.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이 대회에서 중고등부 대학부 언니, 오빠들을 물리치고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는 소식을 뉴스와 TV 시사 프로그램에서 보고 무척 인상적이어서 한글을 소개하는 내용을 발표하게 됐어요.”
최 양은 중국에서 글자를 구하러 ‘세계 문자전시회’에 온 소수민족 역을 맡고 수민 양은 한글에 대해 소개하는 안내원 역을 맡아 5분짜리 발표극을 만들었다. 한글이 컴퓨터 키보드 시스템에 가장 적합해 정보기술(IT) 시대에 잘 어울리는 문자라는 특징을 강조해 대본을 짠 다음 평소 자신들이 쓰는 쉬운 영어 표현으로 대사를 다듬었다.
“막연하게 한글이 우수한 문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왜 그런지 자세히 알게 됐고 정말 한글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최 양은 지난해부터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는 어린이 문화해설사다. 사극 드라마 <이산>과 <대왕 세종>을 즐겨 보면서 우리 역사에 관심이 많아졌다. 평소에도 한국 역사책을 너무 많이 봐 지나치게 ‘편식’하는 게 아닌가라는 엄마의 걱정을 들을 정도였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잘했고 중국어 특성화학교인 양지초교에서 학교 대표로 중국어 대회에 나가 일등을 한 적도 있는 최 양이 외국어 실력과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활용할 기회를 두루 찾다 만난 곳이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의 어린이 문화해설사 프로그램이었다.
“지난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외국인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게 무척 떨렸는데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고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재미있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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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어린이 해설사로서 최 양은 혼자 관련자료 홈페이지를 찾아 공부하고 가이드라인과 동선을 짜가며 대본을 직접 만든다. 올해는 6·25전쟁 직후 주한 미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던 이들의 한국 재방문 때 해설을 맡았던 경험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6·25전쟁 직후 가난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이 눈부시게 달라진 한국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보며 제가 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최 양의 장래 희망은 ‘대통령’이다. 그것도 평범한 대통령이 아닌 “우리나라의 훌륭한 점을 세계 곳곳에 널리 알리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최 양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생기는 동양 박물관이나 서대문 역사박물관에서 뽑는 어린이 해설사에도 응모할 계획이다.
글·오진영 객원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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