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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융합이 억지로 막아질까

200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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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말 한 가지는 ‘떼법’이 아닌가 한다. 토론과 논리, 적법성과 이성으로 결정하지 않고 억지 주장으로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행태를 의미한다. 최근 방송법 개정을 둘러싸고 이런 식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의 논자와 이해 당사자들이 신문 방송 겸영 등을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론 독과점,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신문 방송 겸영 금지는 1980년대 신군부가 언론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통폐합 조치를 취하면서 시작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규제를 폐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언론탄압’이라고 곡해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또한 방송 진입 규제를 완화하면 여론을 독과점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여론은 물 흐르듯 시시때때로 변한다. 지배적 여론은 있을 수 있지만 특정 미디어가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배적 여론이 있다면 그것은 국론이 통일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지배적 여론이 찬성 쪽에 있다면 그것은 국정수행을 원활히 해주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특정신문이라기보다는 방송매체일 것이다. 예컨대 ‘광우병 소’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적 공포감을 조성한 것이 누구였던가. 미디어산업발전 7대 법안의 개정을 둘러싸고 공공의 재산과 전파를 무기로 억지 주장을 펼친 것이 누구였던가.

일부 방송은 미디어 융합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고수하기 위해서 시청자를 볼모로 총력전을 펼친다. 시청자들은 그것이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이 아니라 억지임을 안다.  

어차피 미디어 융합현상은 세계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이 융합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국제적 시장개방이라고 하는 조류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규제 완화는 시급한 과제다.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디어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존 사업자의 지분 한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이미 기술 발달로 매체 간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체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자연스런 추세다. 세계 유수 신문이 인터넷판 신문을 내고 있으며, 텔레비전은 문자화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나라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신문과 방송의 벽이 무너지고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고 있음은 천하 공지의 사실이다. 미디어산업발전 7대 법안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미디어의 육성을 위해서는 미디어산업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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