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월야면에서 만난 함평나비곤충마을협의회 최문채 회장의 설명이다. 함평나비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곤충을 키우는 데는 종자와 먹이, 관심 세 가지가 필요하다”며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군청의 지원을 받아 사육중인데, 그동안 곤충 사육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나비를 포함한 대부분의 곤충을 기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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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군 월야면의 ‘사슴벌레마을’ 농장. 330㎡ 크기에 저온실과 부화실을 갖췄다. 함평나비곤충마을협의회 최문채 대표가 시설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
함평군농업기술센터에 ‘곤충연구소’ 설립
올해는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다. 국제적으로 생명산업의 기초소재인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 활용하기 위한 곤충자원의 확보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외국에선 곤충신소재 개발과 기술 산업화 등 곤충 연구가 활발하다. 이미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선 화분매개곤충을 자체상품화해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곤충 산업화는 미흡한 게 현실이다. 파충류의 먹이, 환경정화, 천적, 학습 및 축제소재 등으로 일부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오는 8월 ‘곤충산업의 육성 지원법’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곤충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 함평 지역에선 전국 최고의 시설에서 곤충을 생산하고 있다고 해 찾아가봤다. 특히 함평군은 지자체론 최초로 1998년 11월 농업기술센터에 ‘곤충연구소’를 설립했다. 곤충류에 속하는 나비와 장수풍뎅이 등을인공사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함평천 복원이 ‘나비축제’의 계기
함평군에서 곤충산업에 눈을 돌린 것은 함평군의 현실 때문이었다. 함평천지라 불리는 드넓은 농경지를 지닌 함평군은 이렇다 할산업이나 관광자원이 없었다. 친환경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특산물이 많았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단이 없었다.
계기가 된 것은 1997년 함평천 복원이었다. 당시 함평군에선 유채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친환경 하천으로 변한 함평천 주변 33㏊에 유채를 심었다. 그런데 유채꽃이 피자 각종 나비와 벌이 날아들었다.
이를 지켜본 함평군은 유채 대신 ‘나비’를 테마로 한 축제를 생각했다. 그리고 곤충연구소를 만들어 사육장에서 나비 등 곤충을 대량 확보했다. 1999년 5월 함평천 고수부지에서 '함평나비축제'를 개최했는데, 성공적이었다.
함평군청 문화관광과 김재진 계장은 “나비축제는 친환경 지역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1999년 제1회 함평나비축제는 큰 성공을 거뒀는데, 연간 관광객이 20만명에 불과하던 함평에 축제기간에만 60만명이 찾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함평군에선 나비축제와 곤충산업으로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전남도의 작은 군이었던 함평이 지금은 세계적인 생태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함평군이 개최한 2008년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에는 126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와 136억원의 입장료 등 직접수입과 288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나타냈다. 현재 함평군의 곤충산업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30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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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곤충연구소와 나비·곤충 사육시설. 이곳에선 연간 50만 마리 이상의 나비와 곤충을 생산하고 있다. |
천적 곤충이 친환경농업 이끌어
함평군에선 곤충으로 친환경 농사도 짓고 있다. 천적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천적 보급 사업에 따라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개발 상품화한 천적은 16종이며, 2010년 천적시장은 600억원 규모다.
함평군은 전남도에서 최초로 ‘천적증식실’을 농업기술센터내에설치해 해충 점박이응애의 천적인 ‘칠레이리응애’와 진딧물의 천적인 ‘콜레마니잔디벌’을 대량 증식해 시설원예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440농가 159㏊의 시설원예 재배면적에 499만여마리의칠레이리응애와 콜레마니진디벌을 무상공급했다. 영농비로 따지면 11억1300만원의 경제적효과에 해당한다.
올해에는 42농가의 시설딸기 재배면적 42㏊에 천적곤충 130만여마리를 공급했다. 향후 천적증식 시설을 확충해 농촌진흥청에서 내놓은 10여종의 천적을 증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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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충의 천적인 곤충을 이용한 친환경농업. 사진은 무당벌레 등을 이용한 딸기와 토마토 재배 장면으로 애벌레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
10년째 1650㎡의 하우스에서 딸기재배를 하고 있다는 윤자석씨(함평군 해보면)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무상으로 제공한천적곤충을 이용해 딸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효과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적을 한번 방사하면 해충을 지속적으로 구제해 줘 방제 비용이 들지 않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며 “품질이 좋고 무농약이라 임산부가 먹어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곤충연구소 심학섭 계장은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의 효과는 경영비의 절감과 고소득을 창출하고 있다”며 “농약살포 재배에 비해 1㏊당 비용은 50만원이 덜 들어가면서, 가격은 한 상자당 3000원 정도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고품질의 친환경 딸기를 먹을 수 있는 동시에 생산자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함평군농협쌀조합법인에 근무하는 이정화씨(36·여)는 “나비축제와 곤충산업 덕택에 농산물판매가 순조롭다”고 말했다.
“나비축제를 다녀간 많은 사람이 함평에서 나오는 친환경 농특산물을 찾고 있답니다. 지난해 나비축제 때 친환경 농산물 등의 판매액만 13여억원이었답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친환경 나비쌀은 연간 판매량이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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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군의 곤충산업을 설명하고 있는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곤충연구소 심학섭 계장. |
‘나비와 곤충’ 신성장 산업될 것
“나비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깨끗한 환경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죠. 함평군은 나비로 청정 이미지를 구축해 친환경농산물도 팔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함평군에선 곤충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함평군농업기술센터 심학섭 계장의 설명이다. 그는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곤충연구소에선 나비 등 곤충의 연구 및 첨단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담당 직원 5명이 3000㎡의 사육시설에서 산호랑나비 외 27종 50만여마리의 나비와 장수풍뎅이 외 6종 1만여마리의 곤충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꽃밭에 사는 나비는 섬세해 기르기 힘들 뿐 아니라 생애도 20여일 내외에 불과하다”며 “연중으로 이어지는 전시와 체험학습에는 기르기 쉽고 수명이 긴 장수풍뎅이 등이 알맞다”고 말했다.
심학섭 계장은 “함평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신활력 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부터 함평군에서 지정한 곤충특화마을 5개소 25농가에 나비와 장수풍뎅이, 사슴벌레류, 나비류, 꽃무지 등 10여종을 보급하고 있다”며 “곤충연구소에서 농가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곤충특화마을 5곳에선 서울 롯데월드 자연생태체험관과 어린이대공원 등에 곤충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만 5억3000만원이다. 농가당 평균매출은 2120만원인 셈이다.
심 계장은 “곤충산업이 아직은 틈새시장이지만 향후 5년간 매년 10% 이상씩 증가해 2014년이 되면 100억원대가 될 것”이라며 “사육농가가 현재 숫자라면 농가당 평균 매출은 4억원, 수익은 2억여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곤충연구소에선 2008년 나비의 인공사료와 유용미생물을 추출해 한우사료 첨가제를 개발했다. 또 배추흰나비와 호랑나비의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대장암 진단항체를 생산하는 한편, 사육메뚜기를 소재로 한 식용곤충의 산업화도 꾀하고 있다. 200여종에 이르는 곤충표본의 등록과 희귀종의 보존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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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에서 생산하는 장수풍뎅이 애벌레(왼쪽)와 성충(오른쪽). |
곤충도 생물자원이다. 함평군에서 보듯이 곤충산업이 농가의 새 소득원이 되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곤충산업이 보다 더 발전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인 곤충의 분류와 수요예측, 유용곤충의 대량생산과 수출품목화가 중요할 듯하다.
정책기자 박주익(직장인) cheongja@korea.kr
정책기자 전지연(대학생) shinhs09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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