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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꽃 씨앗학교·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 등 사업 활발

2010.09.04 조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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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만큼은 아니지만 습한 열기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마지막 날.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반천초등학교에 오후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개학 첫날이라 오후 수업이 조금 버거울 텐데도 아이들은 한껏 들떠 보였다. 한 손에 네모난 박스를 들고 곧 각 반 표찰 아래 써 있는 명칭대로 흩어졌다. 이윽고 교실마다 음악소리가 울려 퍼졌다. 클라리넷, 플루트, 색소폰, 바이올린 등 관현악기의 서로 다른 음색들이 어우러진 합주가 시작된 것이다.

색소폰이라는 명칭이 붙은 교실 문을 살짝 열었다. 나란히 앉아 진지한 눈으로 악보를 보며 연주하는 두 명의 꼬마 색소포니스트가 눈에 띄었다. 색소폰 선생님이 다른 한 명의 아이를 따로 가르치는 동안 둘은 알아서 연습 중이었다.

“여긴 이렇게 해야 돼.” “응, 알아. 다시 해보자.” 4학년인 조진혁 군과 이종화 군이 상의 끝에 실수 없이 연주한 곡은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 주제곡. 평소 장난 잘 치고 까불거리는 아이들이 어디서 그런 집중력을 보이는지 레슨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잘 안 되는 부분을 몇 번이고 다시 연주했다. 피스를 힘주어 불다 보니 조그마한 입술은 살짝 부풀고 이마에 땀도 송송 배어났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종화 군은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재미있다”며 천진한 미소를 짓는다.

“제 목소리보다 씩씩하고 멋진 음색을 내는 색소폰을 불 때마다 신기해요. TV 드라마 주인공들이 곧잘 연주하는 악기를 직접 다뤄보니까 제가 멋있어진 기분도 들고요.”

이웃 교실에선 가냘프지만 또렷한 음색을 자랑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흘러나왔다. 다른 친구들보다 유독 포즈나 소리가 빼어나 보이는 학생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부터 방과후 학교로 바이올린을 배웠다는 3학년 방경목 군이다. 경목 군은 함께 배우는 또래 친구들보다 한참 앞서 보였다.
 

“학교에서 처음 바이올린을 배웠어요. 공부도 재밌지만 바이올린도 정말 재밌어요. 무엇보다 외롭고 힘들 때마다 바이올린이 가장 친한 친구가 돼줘서 기뻐요. 앞으로도 바이올린을 열심히 배워 멋진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이날 반천초등학교의 오후 수업은 2008년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되면서 시작한 서양음악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일주일에 2차례, 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되는 이 수업은 1학년에게 서양음악 이론을, 2~4학년과 5, 6학년에게 수업시간을 교대로 바꿔가며 악기 실기를 가르친다.

반천초등학교는 울산 시내에서 제법 떨어져 있는 변두리 지역에 자리한다. 주변은 산과 농경지 등으로 개발이 덜 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쉽게 체험하기 어렵다. 학교 건너편의 아파트 단지 덕분에 학생 수는 3백여 명을 간신히 유지하지만 아이들이 충분한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2008년 교장공모제로 이곳에 부임한 남진석 교장은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예술꽃 씨앗학교에 지원해 아이들에게 문화예술교육 체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37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아이들에겐 행복한 삶을 알려주는 문화예술교육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처음 교장이 된 이 학교에서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악기 레슨이 모두 끝난 뒤 음악실에선 헨델의 <메시아>가 울려 퍼졌다. 그동안의 연습성과를 토대로 지난 학기에 창단한 42명의 관악기 오케스트라의 연습이 시작된 것이다.

예술꽃 씨앗학교 운영 전반을 맡고 있는 안정희 교사는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자신감을 키워가는 모습이 특히 보기 좋다”며 “8월 말 4박5일간의 음악캠프 여행을 통해 돈독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 서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문화예술교육의 씨앗이 전국 곳곳에서 그 싹을 틔우고 있다. 사실 문화예술이 주목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미래이고 사람이 곧 힘인 우리나라에서 소프트파워를 키워내기 위한 가장 큰 밑바탕은 문화예술교육이다. 정부는 이를 깨닫고 계층과 세대, 학교와 사회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였다.

먼저 문화예술 습득 정도가 빠르고 효과가 높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을 실시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예술꽃 씨앗학교다.

2008년 실시된 이 사업은 문화예술교육이 취약한 농어촌, 도농복합지역 등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10개 초등학교를 선정해 4년간 매년 1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전문 예술강사를 파견하고 학교별 특기 프로그램과 기자재를 보급해 아이들 모두 무료로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사업 시행 3년차인 지금 각 학교는 놀랄 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교생이 60명 남짓한 전남 여수 북초등학교는 국악, 서양음악 등 다양한 문화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돼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고, 2012년 열릴 여수세계박람회 문화행사 참여를 목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 남원초등학교는 이제 ‘영화학교’로 더 유명하다. 영화교육을 특기교육으로 영화 감상에서부터 연기까지 가르쳐 전교생 모두 ‘영화인’으로 불린다. 앞으로 마을문화 활성화를 위해 영화 중심의 테마파크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개성 있는 학교 교육 시스템에 맞춘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도 있다. 2007년 시행된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는 현재 2백 개교에서 운영 중인데, 학교별 특성에 따라 부모와 지역민 등이 연계된 프로그램이다. 통합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다문화 이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 유어초등학교의 경우 선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40명 남짓한 전교생이 만화를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학교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분야별 최고 예술가로 구성된 명예교사제도가 채우고 있다. 지휘자 정명훈, 성악가 조수미, 국악인 김덕수, 배우 남경주 등 다양한 예술가 명예교사가 지난해 전국 2백90개교에서 1만1천78명의 학생들에게 공연 해설이나 현장 체험을 이끌었다. 특히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하는 음악 이야기>는 9천여 명이나 참여할 만큼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마련돼 전국 92개 지원기관을 통해 문화예술교육 혜택을 나누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보건복지부의 시설 인프라를 결합한 이 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아동 1천2백여 명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취학 전 연령의 유아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유아들의 표현력과 창의력 향상을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교육이나 문화적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저소득층 밀집지역 유치원 1백14곳에 전문화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예술 기반 유아교육 프로그램 개발연구를 통해 좀 더 전문화된 유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또한 계층 간,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 문화예술교육 사업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 공공기관과 함께 봉급 나눔을 통해 전국 1백20개 지역아동센터 아동 2천3백명에게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현장학습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 등 대기업의 지원으로 임대아파트 거주 아동·청소년 4백20여 명에게 악기, 합창, 뮤지컬 교육 등을 제공하고 오케스트라와 공연단을 결성해 찾아가는 공연도 벌이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해 문화기반시설을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교육도 제공된다. 문화의 집, 문화원, 박물관 등 지역주민이 상시 방문해 다양한 문화예술 실습 및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전국 1백8개 시설에서 2천6백80명의 주민이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거나 동아리를 결성해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문화예술교육 사업은 양질의 강사를 통해 진행된다. 따라서 예술 분야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강사로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5년부터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매년 교육 수요와 지원 요청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는 전국 5천4백36개 초중고교에 예술강사 4천1백56명을 배치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19.3퍼센트 늘어난 수치다.

특히 기존의 국악, 연극, 영화 등 5개 문화예술교육 과목에서 사진, 공예, 디자인 등 3개 분야를 추가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이 선생님으로서 그 능력을 활용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예술교육 일자리 사업도 운영해 지역사회 문화예술교육을 돕는 예술강사 5백50명도 문화 나눔에 동참하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최지윤 담당자는 “학교 및 사회 문화예술교육이 활성화되도록 돕는 예술강사들의 실력과 열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하고 심층적인 예술강사 연수사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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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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