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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탕탕탕!…아슬아슬…스트레스 한방에 날려주마

[감성여행] 문경 레저여행

2012.05.25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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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의 도시 문경을 찾았다. 영남대로 중 가장 험난한 길로 알려진 문경 토끼비리를 걸었고 하늘을 비행했으며 깊은 숲의 나무와 나무 사이를 질주하고 낡은 철로 위에서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온통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작은 내륙의 도시 문경에서 찾아 낸 마력과도 같은 매력. 일상의 스트레스는 총소리와 함께 저만치 사라졌다.

단산의 봉우리 끝 문경활공장에선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단산의 봉우리 끝 문경활공장에선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자, 준비됐습니까? 지금 바람 좋습니다. 힘차게 뛰어 나갑니다. 하나, 둘, 셋!”

교관의 외침에 있는 힘껏 달려 나갔다. 두세 번의 달음박질 끝에 몸이 붕 뜨는 것을 느꼈으나 이내 몸은 다시 가라앉았고 바로 앞 덤불 속으로 콕 처박혔다. 첫번째 시도는 실패. 동쪽에서 불던 바람이 갑자기 방향이 바뀌면서 일어난 일이다. 흐트러진 장비를 챙기고 벗겨진 운동화의 끈을 단단히 고쳐 매고는 다시 한 번 불끈 힘을 모아 대지를 박차고 올랐다. 두둥실, 어느새 두 발은 허공에서 대롱거리고 있었다. 한결 가벼워진 몸은 이내 중력에서 해방됐다. 그랬다. 우리는 날고 있었다.

해발 9백56미터 단산의 봉우리 끝을 다져 만든 문경활공장에서 교관에게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패러글라이딩 2인승 탠덤비행에 도전했다. 체험비행이기 때문에 교관이 뒤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는 것을 알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긴장감에 초여름 날씨임에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던 것 같다.

월드컵 대회 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헬멧을 쓰고 관절 구석구석 보호대, 오렌지색 글라이더가 매달린 장비를 착용하고는 불어 오는 동풍에 맞서 이륙하기에 알맞은 바람을 기다리는 동안, ‘지금이라도 못한다고 할까’ 하는 생각을 백 번쯤 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까마귀가 긴 울음소리를 내며 머리 위를 날고 단팥빵처럼 생긴 구름이 몽실몽실 떠 있었으며 눈앞에 펼쳐진 운달산과 대미산, 조령산은 물론 멀리 주흘산의 초록 숲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지 않았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 풍경에 홀린 찰나 얼떨결에 시작된 처녀비행. 놀랍게도 긴장과 공포는 이내 환호와 감탄으로 변했다. 공중을 부유한다는 자유로운 느낌에 마음은 금세 편해졌고 가끔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를 느끼면서 하하하, 하고 크게 웃을 수도 있었다. 문경읍 반대 방향에서 시작된 비행은 활공장 봉우리를 돌아 문경읍이 내려다보이는 상공으로 이어졌고 반듯반듯한 논밭의 평화로운 풍경을 발아래에 두고 천천히 하강했다.

해발 8백60미터 상공에서 시작된 비행은 약 15분 만에 끝이 났다. 무사히 착륙장에 두 발을 딛는 순간 몸과 마음이 참 상쾌하게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늘을 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임에 틀림없다.

국내 첫 레일바이크 세 구간 각각 운영

오랜만에 찾은 문경은 어느새 레저스포츠의 도시로 변신해 있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패러글라이딩 월드컵 세계대회를 두 번이나 개최한 활공장이 있으며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려야하는 클레이사격장과 깊은 숲 속 나무와 나무 사이를 와이어를 타고 이동하는 새로운 레포츠인 짚라인, 어린이 가족에게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는 철로자전거가 있는 곳이 바로 이 도시다. 주말의 문경은 신나는 레저스포츠를 즐기려는 여행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가은역을 출발한 레일바이크. 정선에 이어 문경도 레일바이크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가은역을 출발한 레일바이크. 정선에 이어 문경도 레일바이크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문경선(聞慶線)의 폐철로를 이용해 조성한 문경 철로자전거는 국내 최초의 레일바이크 시설이다. 진남역에서 불정역 방면으로 2킬로미터 구간과 불정역에서 주평 방면의 1.8킬로미터, 가은역에서 먹뱅이 방면 2킬로미터 등 세 구간에서 각각 운행하고 있으며 진남역에서는 오전 8시30분부터, 불정역과 가은역에서는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단위로 운행한다.

세 구간 중 가장 먼저 예매가 마감되는 구간은 진남역 구간. 산이 이어지고 물이 흐르며 짧은 터널 등 다채로운 코스가 이어지는 왕복 4킬로미터의 진남역 구간은 다른 구간보다 경치가 좋고 볼거리가 다채롭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정역은 영강변의 강자갈을 쌓아 올려 만든 독특한 외관으로 인상적이다.

가은읍 가은오픈세트장과 석탄박물관 인근의 가은역에서 출발하는 코스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뾰족지붕을 한 아담한 외관의 가은역은 간이역의 낭만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역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당분간 원형 보존을 위한 공사 때문에 역사 안을 둘러볼 수는 없다.

단 한 방에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싶다면 문경관광사격장으로 가면 된다. 주말이면 사격 체험을 하려는 여행자로 북적인다. 클레이사격이 가장 인기 있다. 25발의 엽탄이 든 상자를 하나씩 들고는 사격대에 서면 교관이 총 쏘는 법과 목표물(클레이)을 맞히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총구가 긴 엽총에 탄환을 장착하고 ‘아!’ 하는 소리로 신호를 보내면 클레이가 튀어나오는데,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까지 0.1초의 집중력으로 목표물을 맞혀야 한다. 총에서 총알이 떠나는 순간의 거대한 울림과 온몸에 전해지는 반동은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다. 동시에 사격에 성공하는 순간의 희열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군대에서 사격 좀 했다는 남자들이나 생전 우리나라에 사는 동안 총 따위는 만져 볼 기회조차 없는 여성들에게도 클레이사격은 색다른 경험임에 틀림없다.

클레이사격·짚라인은 색다른 레저체험

짚라인(Zip Line)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레저 종목이다. 짚라인은 본래 열대 우림 정글에 사는 원주민들이 뱀이나 벌레, 독이 있는 동물을 피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줄을 타고 이동하던 교통수단이었다. 짚라인이라는 명칭은 와이어를 타고 이동할 때 ‘지~잎~’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 붙여졌다.

불정산휴양림내 조성된 짚라인. 짜릿한 공중질주를 경험할 수 있다(왼쪽 사진). 무게 3.8킬로미터의 엽총을 이용해 즐기는 클레이사격.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스트레스와 이별이다.
불정산휴양림내 조성된 짚라인. 짜릿한 공중질주를 경험할 수 있다(왼쪽 사진). 무게 3.8킬로미터의 엽총을 이용해 즐기는 클레이사격.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스트레스와 이별이다.
 
문경의 짚라인은 불정자연휴양림 내에 조성돼 있다. 초급 수준의 1백25미터짜리 코스에서 시작해 고급 수준의 3백60미터에 달하는 코스까지 모두 9개의 코스를 넘나들며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각 코스는 산의 협곡을 따라 이동하거나 계곡을 지나거나 낙차가 꽤 큰 지형을 지나는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고 숙련된 ‘ZG(Zippling Guide)’가 함께하기 때문에 어린이(30킬로미터 이상)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단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임산부 등은 참여할 수 없으며 긴 바지와 운동화는 안전을 위해 최소한 갖춰야 할 준비물이다.

문경 레저여행의 마무리는 문경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험난한 길로 손꼽히는 ‘토끼비리’에서 마무리한다. 토끼비리는 문경 가은읍을 지나는 영강과 문경새재에서 내려오는 조령천이 합류하는 곳에서부터 산간 협곡을 ‘S’자 모양으로 돌아 흐르면서 생성된 벼랑에 난 길이다. ‘비리’는 강이나 바닷가의 위험한 낭떠러지를 일컫는 ‘벼루’의 사투리.

아름답고 아찔한 길 ‘토끼비리’ 트레킹도

영남대로에서 가장 험난한 길로 알려진 토끼비리. 국가명승지로 지정돼 있다.
영남대로에서 가장 험난한 길로 알려진 토끼비리. 국가명승지로 지정돼 있다.
고려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 이르러 길이 없어졌는데 마침 토끼가 벼랑을 따라 달아나는 것을 보고 따라가 길을 내게 됐다는 이야기에서 ‘토끼비리’라는 이름이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이 길은 영남대로(嶺南大路) 중 가장 험난한 길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좁은 길의 양 옆은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아찔한 경사면을 자랑한다. 실제로 어린아이가 걷기엔 대단히 위험한 길로 주의해야 한다.

이 길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돼 있는 등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인정받아 국가명승지(제31호)로 지정돼 있다. 고모산성의 진남문에서 성곽 길을 따라 가다 보면 토끼비리가 시작되는 지점이 있고, 길은 오랜 세월 수많은 나그네의 발길에 닳고 닳아 반질하게 윤이 날 정도다.

빽빽이 들어찬 나무 숲 사이로 반짝이며 언뜻 보이는 영강의 풍경이 근사하고 켜켜이 쌓인 시간과 사연이 깃든 길을 걷다 보면 문득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글·고선영(여행작가) / 사진·김형호(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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