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산업체 휴가가 대부분 끝나면서 전력수급 사정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순간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력당국이 절전규제, 산업체 조업조정, 전압하향조정,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 등 비상수단을 총동원해 전력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에서 전력수급위기 대책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산업통상자원부는 12~14일 최대 전력수요가 8000㎾를 넘어 예비력이 160만㎾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전력수급경보 4단계인 ‘경계’ 발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경보 ‘경계’는 2011년 ‘9·15 전력대란’ 당시 예비력이 20만㎾까지 떨어지면서 ‘심각’ 단계가 발령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당진화력발전소 3호기와 화천화력발전소 2호기가 잇따라 고장을 일으키며 가동을 중단해 전력수급에 초비상이 걸렸다.
전력당국은 긴급 비상조처를 추가로 동원해 예비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지만 만에 하나 발전기가 한개라도 가동을 멈춘다면 마지막 수단인 ‘순환단전’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여름 전력수급 최대 고비인 8월 2~3째주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전력수급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긴급 전력수급 위기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긴급 비상조처 등을 점검했다. 전압조정(70만㎾), 화력발전 극대출력 운전(40만㎾),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자율단전 등도 가동할 방침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가 최선을 다해 수급위기에 대응하고 있으나 위급한 상황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급위기 극복을 위해 전 국민이 적극적으로 절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내 온도는 26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나 설비의 전원은 차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상시 에어컨 가동 중단…피크시간대 청소기·전기다리미 사용 자제
전력소비가 많은 업체에 대한 고강도 절전규제가 시행된 지난 5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전력종합상황실 직원들이 자가발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지금의 경우처럼 여름철 전력피크는 폭염과 열대야가 겹치는 8월 2~5주에 주로 발생한다. 냉방기기 사용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냉방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오후 2~5시 전력피크시간대에 전력소모가 많은 에어컨 가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에어컨과 함께 전력소모량이 많은 청소기·전기다리미·헤어드라이기·전자레인지 등의 전기제품 사용은 가급적 피크시간대를 피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장고의 냉장실은 약 60%만 채우고 40%의 여유공간을 둬야 냉기순환이 잘 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주 비상상황일 경우 한전에서 수용가 문제 메시지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력 절감에 나설 것을 알려준다. 전력수급경보 ‘경계’단계가 되면 민방위 사이렌이 송출된다.
문자 메시지를 받거나 사이렌이 울리면 에어컨 가동을 바로 중단할 준비를 해야한다.
또 비상상황 시 전기사용이 갑자기 제한되면 폭염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폭염대피소를 사전에 파악해 둠으로써 노약자와 임산부 등을 신속히 대피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 현장에서도 대기상태 설비 전원을 차단해야 하며 설비 공회전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반덕용 에너지관리공단 생활실천홍보실과장은 “9·15 순환정전 이후 최악의 전력위기가 우려된다” 며 “전력 피크시간대에 냉방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필요한 전력소비를 줄이는 국민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