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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입는 ‘한복의 청바지화’가 꿈”

20대 디자이너 황이슬 씨, 거침없는 도전…자신의 이름 내건 독자 브랜드도 론칭

2014.08.26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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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슬 씨는 ‘한복의 청바지화’가 꿈이라고 했다. 황씨는 한복의 대중화는 “쉽게 정보를 구하고 쉽게 사 입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이슬 씨는 ‘한복의 청바지화’가 꿈이라고 했다. 황씨는 한복의 대중화는 “쉽게 정보를 구하고 쉽게 사 입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체크무늬 저고리, 어깨 선이 훤히 보이는 시스루 반소매, 드레시하게 무릎을 드러낸 치마, 통을 줄여 종아리가 보이는 바지…. 저고리는 짧게 올려 발랄해졌고 색감은 훨씬 화사해졌다. 상투 튼 조선시대 어르신들이 봤으면 ‘펄쩍’ 뛰었을 법한 파격적인 패션. 27세 한복사장 황이슬 씨가 디자인한 퓨전한복들이다.

온라인 한복 브랜드 몰 손‘ 짱디자인한복’을 운영하는 황 씨는 8년 차 사장이다. 전북 전주에 본점을 두고 온라인으로 자신이 만든 한복을 주문받아 판다. 창업 자본 4만5천원으로 시작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월매출이 2,500만원을 넘는다.

지난 8월 8일 서울 홍대 입구와 합정에서 열린 생‘ 활한복 패션쇼’를 통해서도 블로그와 SNS에 알려지며 “예쁘다, 독특하다, 어디서 구입하느냐”는 후기가 줄줄이 이어지는 등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거침없이 성장 중인 젊은 사장 황이슬 씨는 하늘거리는 치마의 빨간 색감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싱그러운 미소를 가진 영락없는 20대의 모습이었다.

“스무 살에 만화 <궁>을 보고 한복에 꽂혔어요”

그가 처음 한복에 꽂힌 건 스무 살, 만화 <궁> 때문이었다(조선왕실이 현재까지 존재한다는 가상 역사의 로맨틱 코미디 <궁>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만화 주인공이 반소매 한복, 미니스커트 한복을 입고 일상에서 데이트하고 생활하는데, 완전히 새로운 한복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황 씨의 창업은 좀 ‘생뚱’ 맞았다. 학창시절 교복 한번 줄여보지 않고 반항 한번 안 한 ‘모범생’으로 그는 공무원이 되고자 산림자원학과를 지원한 패션 비전공자였다. 평소 패션과도 거리가 멀었다.

“옷을 입고 나가면 ‘패션 테러리스트’로 불릴 정도였어요. 저도 제가 의류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때가 많다니까요.”

다행히 커튼집을 하는 부모님 덕에 어릴 때부터 자투리와 재봉틀을 가까이에 두고 살아 손재주는 있었다. ‘호기심 반, 취미 반 해서 대뜸 시작하게 된’ 창업자금은 통신판매업자 등록비 4만5천원이 전부였다. 온라인 쇼핑몰의 장점을 이용했다. “사무실 임대 비용이 안 들잖아요. 컴퓨터 한 대, ‘똑딱이 디카’ 한 대가 전부였어요.” 딸만 넷, 딸 부잣집의 큰딸인 황 씨에게는 한복을 입어줄 모델들도 많았다. 황 씨는 자신이 만든 한복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대박이 날 리 없었다. 더구나 50~60대 고객의 예복이 중심인 한복시장에서 20대가 입을 평상복과 파티복을 만들고 싶어한 황 씨의 도전은 험난했다. “거의 못 벌었죠. 한 벌에 10만원 정도 했는데, 처음 1,2년은 한 달에 20만~30만원 정도 버는 게 고작이었어요.”

아이디어도 발전했다. 처음에는 만화를 따라 만드는 것에서 점차 응용하는 수준으로 바뀌어갔다. 과감하게 상·하의를 잘라내보거나 모양도 이리저리 바꿔봤다. 꽃에서는 색감을 얻고 석양을 통해 치마의 위쪽을 불그스름하게 하고 아래쪽은 어둡게 하는 ‘그라데이션’을 적용했다. “이제는 가로등, 입간판, 건물, 글자 폰트, 감정까지도 한복에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포기하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디자인을 만들어볼까, 매출을 더 올릴까 고민은 해 봤지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는 자신의 ‘단순함’이 지금에 이르게 했다고 믿는다. “무언가를 추진하는 데 대한 답은 늘 ‘단순함’에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완벽한 걸 좋아하지만, 부수적인 것에 더 힘이 들어가면 그것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요.”

최근 책 <나는 한복 입고 홍대 간다>도 출간했다. 자전적 에세이로 그의 좌충우돌 창업기를 담았다. “사양산업이 되어버린 한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또래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게 황 씨의 출간 동기다.

지난 8월 8일 서울 홍대 앞에서 열린 ‘생활한복 패션쇼’를 통해 황 씨의 퓨전한복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지난 8월 8일 서울 홍대 앞에서 열린 ‘생활한복 패션쇼’를 통해 황 씨의 퓨전한복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모두 즐긴다면 퓨전한복도 좋지 않나요?”

‘한복의 청바지화’. 한복을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 황 씨의 꿈이다. “한복의 대중화는 쉽게 정보를 구하고 쉽게 사 입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 같아요. 비싸서도 안 되죠. 예쁘게 입고 싶어서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대중화라고 봐요. 한복이 ‘입어야만 하는’ 전통의상은 아닌 거죠. 청바지가 미국의 노동자들이 입었던 옷이라서 입는 게 아닌 것처럼요.”

그의 패션철학에 따르면 ‘옷은 양면적’이기 때문에 튀지 않으면서 시선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이름을 따 지난달 론칭한 한복 브랜드 ‘리슬’도 일상화에 더 중점을 뒀다. 마와 면, 데님 소재를 이용했다. 한복 색감을 이용했지만 튀지 않는 무채색으로 수수한 매력을 높였다.

“출근을 기다린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가게에 나오면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50년 후에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그의 책에 담긴 100퍼센트 진‘ 심’이란다.

한복에는 어떤 매력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단칼에 이 질문이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건 저에게 ‘그를 왜 사랑하니?’와 같아요. 좋은 데 이유가 있나요? 한복이라서 좋지요. 그냥 ‘볼매(‘볼수록 매력 있다’의 줄임말)’ 같다고나 할까요?” 한복에 ‘푹’ 빠진 20대 사장은 경쾌한 목소리를 한층 더 높였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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