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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술이 첨단 IT 만나 기발한 콘텐츠로 나르샤

예술하는 마라톤, 해커톤 참가해보니…

2016.05.04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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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오전 10시 한국의 문화예술 산업을 이끌어갈 주역들이 하나 둘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에 모여들고 있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예술 해커톤 (Hackathon)’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해커톤(Hackathon)이란 무언가에 집중해 ‘파고든다’라는 의미의 핵(Hack)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현장에서 팀을 구성해 정해진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기획해 간단한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개발 경진대회다.

4월 22일부터 3일 동안 진행된
4월 22일부터 3일 동안 진행된 ‘예술 해커톤-전통편’ 대회 참가자들이 열띤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7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진행되는 대회 행사장에서 24시간이 남았음을 알리는 시계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일반적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개발자들이 모여 단시간에 시제품을 만들고 경연하는 이벤트로 알려져 있지만, 이날은 국내 최초로 예술 분야에서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전통을 주제로 예술과 IT를 융복합해 세상을 놀라게 할 콘텐츠와 상품, 창업 아이디어가 내 안에서 나올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무박 3일간의 일정이 시작됐다. 3차원 입체 영상으로 펼쳐진 천년 고도 경주의 모습은 놀라웠다.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클릭트(Clicked)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경주의 문화재를 영상으로 복원한 것. 행사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보인 이 영상은 전통 소재를 활용한 우수 콘텐츠 사례로 앞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됐다.

런치 네트워킹 시간.
런치 네트워킹 시간.

가상현실 기술 활용 전통문화 콘텐츠 제작
3일간 밤샘 기획 “아이디어 너무 많아 고민”

이제 3일간 쉬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머리를 맞댈 팀원들을 만날 시간. 예술창작·기획자뿐만 아니라 개발자, 디자이너, 음악가,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나를 소개하는 글을 적은 종이에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글의 내용만으로 상상한 내 모습을 그리는 ‘텍스트 드로잉’으로 첫 만남을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시간이 주어지자 참가자들은 열정적으로 자신을 어필했다. 전통문화 예술가를 위한 누리소통망(SNS), 전통주 투어, IT를 융합한 전통시장, 장례문화 전시회 등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참가자들의 투표로 아홉 가지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텍스트 드로잉을 통해 서로 알아가기.
텍스트 드로잉을 통해 서로 알아가기.

증강현실(AR) 시연.
증강현실(AR) 시연.

나는 VR와 증강현실(AR), 홀로그램을 활용해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 아이디어로 내놨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이 팀을 꾸렸다. 팀명은 ‘미드나잇 헤리티지’. 우리의 콘셉트인 ‘야간 문화관광’을 반영한 이름이다.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할 다양한 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팀원 모두가 각자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에 대해 끝없는 피드백이 이어졌다. 혼자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을 땐 떠올리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가 무척이나 많아 걸러내기가 힘들 정도였다.

황인성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참여한
황인성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참여한 ‘미드나잇 헤리티지’ 팀은 증강현실 기술 등을 문화재와 결합한 야간 관광 아이디어를 내놨다.

전통문화 비즈니스 분야 멘토 컨설팅 큰 도움
“문화재 숙박 연계해야 수익 창출 가능” 현실적 조언도

둘째 날엔 총 세 번의 멘토링이 진행됐다.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를 비롯한 전통과 비즈니스 분야의 멘토 6명이 우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었다. 두 번의 멘토링에서 멘토들은 우리 팀의 취지에 크게 공감하고 호평해주었다. 우리의 미래가 벌써부터 장밋빛으로 물드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멘토링을 해주신 교수님으로부터 “우리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현재 기술력으로는 구현할 수 없다”는 평이 돌아왔다. 시판 중인 AR 기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의 화려한 동영상을 재생할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이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팀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실패를 일찍 경험해보라.” 우리는 멘토에게서 들은 조언을 떠올리며 실현 가능한 수준의 기술로 개선해나갔다. 그리고 AR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프로젝션 매핑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제는 터만 남은 도화서터(조선시대 그림에 관한 일을 담당한 관청)와 전의감터(궁중약방) 등을 캔버스 삼아 프로젝터로 과거의 모습을 재생하는 거다. 조선 말기 군사기관이었던 삼군부 총무당을 배경으로 정조 암살 사건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일제강점기 시인들이 애용했던 보안여관에선 태블릿PC로 서정주 시인이 시를 낭독해주는 AR 영상을 관람하는 야간 관광 투어로 아이디어를 확장해나갔다.

무박 3일간 만든 아이디어 시제품을 소개하는 뒷풀이 장면.
무박 3일간 만든 아이디어 시제품을 소개하는 뒷풀이 장면.

대회 마지막 날 치러진 모의 피칭대회에서 각 팀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다른 팀들 역시 고생하고 고민한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멘토들의 조언과 함께 따끔한 평가가 이어졌다. 우리 팀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야간 관광이니 숙박업과 연결하면 지역 경제도 살리고 우리 입장에서도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등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무박 3일간의 프로젝트는 그렇게 끝났다. 우리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벌써 끝났다는 아쉬움이 들 만큼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에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남을 것이다. 참가자들 모두는 3일간의 경험을 통해 미래 대한민국 문화예술 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예술 해커톤은?

글/사진 · 황인성 (문화콘텐츠 공연기획자)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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