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이 우리 서해바다에서 불법어업을 하는 것 때문에 해경과 어업인들이 큰 골치를 앓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바다를 침범하는 건 이미 중국 근해에선 물고기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바다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수산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명태, 쥐치, 정어리는 이미 고갈 상태에 있고, 다른 주요 어종 대부분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획량이 줄었다고 한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수산업 미래산업화’ 과제의 하나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양식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바다식량 복원 노력 및 성과를 소개한다.
미래 신산업으로 뜨고 있는 고부가가치 바다어종 양식기술 개발 사업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주도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김(1960년대), 굴(70년대), 넙치(80년대), 전복(90년대) 등의 양식 기술 개발 성공과 이를 대중화 하는데 앞장서 국내 수산업의 발전은 물론이고 국민에게 질 좋고 안전한 수산물을 값싸게 공급하게 해주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육종넙치 양식 기술 개발(2004년), 갯벌개체굴 양식(2005년)에 이어 뱀장어, 참다랑어 등 고부가가치 품종의 양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원 고갈 상태인 명태자원 복원, 친환경 생분해성 그물 개발, 해조류를 비롯한 양식품종 다양화 연구, 토종 꼬막 신품종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강준석 원장은 “현장 중심 연구와 미래 대비 연구에 주력해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참다랑어 수중 가두리 양식장. |
세계 두 번째 참다랑어(참치) 완전양식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 1위 효자품목인 다랑어(참치)는 최근 자연자원의 감소, 조업에 대한 국제적 규제 강화 등으로 양식 산업화가 필요한 어종이었다. 2006년부터 참다랑어 완전양식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5년 세계 두 번째로 양식산 참다랑어 어미에서 수정란 생산에 성공함으로써 완전양식 기반을 마련했다. 수정란과 종자의 민간 보급을 추진해 2018년까지 완전양식 기반을 확립하고, 2020년 양식 산업화가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참다랑어 인공종자 50만 마리를 공급할 경우 5000억 원의 경제적 유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연간 2000톤의 참다랑어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 고부가가치 양식 산업화로 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고용 창출이 기대되며, 국민은 좀 더 저렴하게 참다랑어를 먹을 수 있게 된다.
종묘 생산에 성공한 명태 치어들. |
명태 어미 확보와 종묘 생산 성공
‘국민생선’으로 불리던 명태는 연간 어획량이 1970년대 7만 톤에서 2007년 이후 1~2톤으로 급감했다.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아예 사라진 지 오래다. 국내에서 고갈된 명태자원의 회복을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을 중심으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단’을 구성해 노력한 결과, 2015년 세계 두 번째로 종묘 생산에 성공해 전장 20cm 안팎의 종묘 약 2만 마리를 방류한 데 이어 저온성 먹이생물 개발에도 성공했다. 명태 양식 기술 확립으로 어업인 소득 증대 기여뿐 아니라 국내 연안 명태자원 회복으로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바이오플락 양식 새우를 수확하는 어업인들. |
바이오플락(Biofloc) 새우 양식 기술 산업화
새우 양식은 다른 양식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자유화에 따른 국가 간 경쟁력 확보 다툼이 가장 치열한 분야다. 국내 양식 새우는 흰반점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첨단 기술의 개발이 시급했다. 또한 기존 양식장 배출수에 의한 환경오염과 항생제 사용에 따른 안전성 우려, 적조 등으로 인한 양식생물 폐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녹색 기술이 요구됐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첨단 친환경 양식 시스템인 바이오플락 양식 기술(BFT)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무항생제(식품 안전성)는 물론 배출수 오염원 저감에 의한 연안 환경오염 98%를 감소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됐다. 또한 3단계(중간육성, 중간양성, 본양성) 바이오플락 양식 시스템을 통해 연 6회 생산이 가능해져 생산 성과 효율성이 향상돼 연중으로 생새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연간 1200억 원에 달하는 새우 수입 대체 효과를 가져왔다. 바이오플락 새우 양식 기술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알제리에 수출되는 등 친환경 새우 양식 플랜트 수출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2015년 양식에 성공한 큰징거미새우. |
큰징거미새우(민물왕새우) 양식 산업화 기술 개발
지금까지 바다 양식에 비해 내수면 양식은 뱀장어 외에 뚜렷한 양식품종이 없었다. 2012년 대만에서 들여온 큰징거미새우는 대형종 민물새우로 소비처가 다양하고, 식성 또한 잡식성으로 사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등 경제성이 높아 내수면의 소득 창출형 양식 대상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2년부터 양식 기술 개발 연구를 시작해 2015년 양식 생산에 성공했다. 유휴농지의 새우 양식장 활용에 의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져 농어민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2016년부터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양식 기술 교육을 받은 어가가 큰징거미새우 종묘 생산과 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속성장 육종전복 개발
고부가가치 양식생물인 전복의 속성장 종자를 개발·보급하기 위해 2004년부터 육종전복 개발을 추진한 국립수산과학원은 2015년부터 민간 전복양식장에 육종전복 시험 보급을 시작해 육종전복의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속성장 육종전복은 일반 전복보다 6개월 정도 양성기간이 단축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1kg당 생산원가도 일반 전복 4만5000원보다 훨씬 낮은 3만7500원으로 낮춰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외 소비시장과 수출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국립수산과학원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