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는 쉼이 있고, 맛이 있고, 놀이가 있다.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매력도 있다. 개성 넘치는 섬으로의 휴가를 위해 행정자치부는 ‘2016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을 발표, 테마별로 취향따라 고를 수 있는 섬들을 선정했다. 이번 여름에는 무한한 매력을 지닌 국내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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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돔의 메카인 가진여. |
가끔 세상을 등지고 절해고도에서 낚싯대를 던지며 세월을 낚고 싶다면 어청도만 한 섬이 있을까.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군산에서 북서쪽으로 77km 떨어져 있는 외딴 섬으로 뱃길로 꼬박 2시간 30분이나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절해고도다.
동서 3km, 남북 5km, 여의도의 5분의 1 크기의 작은 섬이지만 풍랑이 불면 인근 선박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는 피항섬이자 서해를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로 해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선박 뿐 아니라 철새들도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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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포경선이 몰려들었던 어청도 포구. |
파시로 북적거렸던 섬
중국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산동반도와 가까워 종종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마찰이 빚는 곳이기도 하다. 워낙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조선시대에는 귀양지였고 예로부터 고래의 산란장소로 한때 전국의 포경선이 몰려들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어족자원 수탈기지였다.
당시에 40여 가구, 무려 200명의 일본인이 살았다고 하는데 그것을 말해주듯 지금도 적산가옥이 남아 있다. 안전한 입출항을 위해 방파제가 조성됐고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등대가 세워졌다.
1970년대에는 파시가 열렸을 정도로 번성했으며 선술집과 다방은 호황을 누려 이 작은 섬에 2000여 명의 주민이 북적거렸다. 그러나 1980년대 포경 금지와 새만금 방조제 공사와 인근 바다의 골재 채취로 어획량이 줄어들자 섬사람의 시름은 깊어졌다.
생태섬으로 재탄생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치어를 방류한 뒤로 차츰 고기가 잡히기 시작했고 철새의 중간기착지로 알려지면서 생태, 탐조 관광지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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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수호신 전횡의 초상화가 있는 치동묘. |
어부의 수호신을 모시는 사당, 치동묘
마을 안쪽에는 전횡을 모시는 사당 치동묘가 있다. BC 202년 중국 한고조가 초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하자 패황 황우가 자결하고 만다. 그의 재상인 전횡이 군사 500명을 거느리고 돛단배에 올라타 망명길에 올랐는데 중국을 떠난 지 3개월 만에 섬을 발견하게 된다.
바다 위에 안개가 살짝 끼어 있었는데 갑자기 푸른 섬 하나가 우뚝 나타나자 전횡을 비롯한 군사들은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섬에 상륙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전횡은 ‘푸른 섬’이라는 뜻의 ‘어청도(於靑島)’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전횡은 어청도, 외연도 일대를 거점 삼아 어부들의 수호신이 되었다. 서방산 정상에 올라 쇠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지나가는 배를 어청도로 유인해 선박을 탈취했다고 하니 바이킹처럼 해적의 삶을 이어간 셈이다. 치동묘에는 전횡의 초상화가 모셔져 있으며 고래잡이와 풍어를 위해 제사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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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 모양을 하고 있는 어청도항. |
‘ㄷ’자 모양의 항구
하늘에서 어청도를 내려다보면 ‘ㄷ’자 형태로 안산, 검산봉, 돛대봉이 병풍처럼 포구를 감싸 안는 섬으로 오로지 남쪽으로만 뱃길이 열려 있다. 북방파제에는 탑 모양의 등대가 서 있고 그 뒤편에 서방파제가 길게 뉘어 있어 망망대해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서고 있다.
북쪽 해안쪽은 탐방데크를 조성해 포구 전경을 조망하면서 해변을 산책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물이 빠지면 해수욕장으로 바뀌어 수영을 즐길 수 있으며 고니 서식지로 유명한 농배섬까지 갯벌이 드러나 바지락, 게 등을 잡을 수 있다. 탁한 서해바다 답지 않게 물이 거울처럼 맑고 투명하다. 해안 데크길에서 계단을 오르면 숲길로 이어지며 등대까지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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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배섬과 해안데크길. |
맛-섬 어청도
섬 전체가 바다낚시 포인트로 선상에서 농어, 우럭, 광어, 참돔, 부시리, 감성돔 등 계절 따라 다양한 물고기가 잡히며 초입 등대가 서 있는 가진여는 서해안 참돔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어청도의 백미는 청정해역에서 잡아온 제철생선에 있다. 특히 자연산 광어는 등이 짙은 암갈색을 띠며 배는 검은 반점이 없고 한지처럼 하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어청도의 광어는 모두 자연산으로, 쫄깃하고 찰진 맛이 일품이어서 연안에서 잡힌 광어보다 비싼 값에 팔려나간다. 특히 머리와 몸통으로 끓인 광어 매운탕은 걸쭉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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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인근에서 잡은 자연산 광어와 참돔. |
어청도 식당의 백반은 인근 바다에서 잡힌 자연산 해산물이 한상에 가득 올라온다. 우럭, 숭어, 갑오징어, 붕장어 등 자연산 해산물에 입이 호사를 즐긴다. 탱글탱클한 우럭찜, 근해에서 잡힌 꽃게탕 그리고 회가 듬뿍 들어 있는 회덮밥이 별미다.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1925년에 개교한 어청도초등학교 교문은 향나무가 ‘X’ 자형으로 자라고 있다. 전교생이라고 해야 5명이 고작이다. 마을에서 어청도등대를 가려면 목넘고개 하나 넘어야 한다. 고갯마루에 자리한 팔각정에 서면 어청도 포구와 주변 외연도와 그 열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팔각정에서 다시 능선 따라 당산에 오르면 어청도 봉수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더욱 장쾌한 바다 경치를 만날 수 있다.
한때 해송과 동백이 밀림을 이루고 있어 남북으로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였다. 검은지빠귀, 칼새, 비단찌르레미 등 희귀종 철새들을 볼 수 있었다. 일본, 러시아는 물론 영국. 프랑스 등 세계적인 조류학자들이 이 작은 섬을 찾을 정도로 탐조 명소다. 시베리아와 적도를 오가는 철새들이 수천km를 항해하면서 처음 만나는 오아시스 겸 쉼터가 바로 어청도다. 안타깝게도 솔잎혹파리 때문에 나무가 말라죽자 새들도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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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 등대와 일몰. |
어청도 등대
국가등록문화제 378호로 지정된 어청도등대는 ‘대한민국 10대 등대’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답다. 1912년 대륙진출의 야망을 품은 일본이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건설되었다. 일본 오사카와 대련을 잇는 정기항로에 중간 기착지로 어청도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오늘날에도 서해안의 서해를 통행하는 선박들이 이 불빛에 의지에 남북을 오간다.
등탑 상부는 한옥의 서까래 형상을 하고 있고 삼각형의 돌출지붕과 이를 장식한 꽃봉오리 그리고 상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단면 등이 주변 바다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내부에 조립식 나선형 철제 계단은 구술난간으로 치장하고 있다.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접이식 철재 바닥판을 깔았다. 망망대해에 묵직하게 서 있는 등대와 붉은 노을은 그야말로 백만 불짜리 풍경이다.
친절한 여행팁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북군산IC-706번 지방도-군산여객선터미널-뉴어청훼리호(평일 1회 09:00, 주말 2회 07:30, 13:30) 군산 여객선 터미널에서 어청도까지 중간에 연도를 경유해 2시간 30분 소요 된다. 연안여객터미널 운항정보:154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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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생선이 식탁에 오르는 어청도 백반. |
맛집 군산식당(자연산 활어, 063-466-1845), 양지식당(자연산 활어, 063-466-0607) 항구식당(자연산 활어, 063-4648-0801), 양
잠자리 신흥상회 게스트하우스(063-466-7117), 양지식당 민박(063-466-0607) 어청도민박(063-465-3575),
주변 볼거리 농배섬 탐방데크, 봉수대, 어청초교 향나무, 치동묘, 팔각정, 어청도등대
글·사진/이종원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 <대한민국 숨겨진 여행지100><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56><한국의 숨어있는 아름다운 풍경><한국인에게 더 특별한 세계여행지> 등 4권의 개인저서와 20여 권의 공저가 있다. 2012년 ‘한국관광의 별’ 단행본 부문 대상 수상.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원고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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