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의 ‘크레파스(CrePas)’ 등 10개 프로그램이 모범사례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간 체결하는 것으로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 등 상호간 협력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209개 대기업과 4만 여개 중소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모범사례는 학계, 법조계, 경제계 등 1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협약평가위원회에서 선정한다.
공정거래협약 이행 주요 모범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삼성그룹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그룹 8개 계열사는 2,565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8706억 원에 비해 493억 원 증가한 9199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기술 지원 건수는 7만 2216건, 인력 지원 인원은 2560명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인 ‘필옵틱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크레파스(CrePas)’프로그램을 통해 자금과 기술 인력을 지원받아 스마트폰 등의 화면으로 사용되는 유리 기판을 레이저로 정교하게 커팅하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2015년도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2.2배 증가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유리 기판 가공 공정이 단축되어 제조 비용이 연간 약 30억 원 절감됐다.
또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펜타크리드’ 는 삼성에스디에스(SDS)의 30년 노하우가 축적된 ‘정보 시스템 개발 방법론’을 제공받아 활용함으로써 경쟁력이 높아져 지난 3년간 약 75억 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했다.
#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11개 계열사는 2353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7992억 원에 비해 542억 원 증가한 8534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기술 지원 건수는 3001건, 인력 지원 인원은 6181명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엔브이에이치코리아’ 는 현대 · 기아차의 지원을 받아 엔진 소음 저감 기능이 기존보다 약 24% 향상된 ‘입체 섬유형 대쉬 아이소 패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15년도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335억 원 증가했고, 현대 · 기아차도 연간 약 310억 원의 외화를 절감하게 됐다.
또한 산업용 고무 제품 제조업체인 ‘화승엑스윌’ 은 현대제철의 지원을 받아 마모 정도를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유색 컨베이어 벨트’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향후 3년간 30억 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제철도 컨베이어 벨트 사용 비용이 연간 8억 원 가량 절감되고 공장 내에서의 사고 발생 위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됐다.
# 엘지그룹
엘지전자, 엘지화학 등 엘지그룹 9개 계열사는 1148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6797억 원에 비해 1089억 원 증가한 7886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기술 지원 건수는 2031건, 인력 지원 인원은 900명으로 나타났다.
화학 제품 제조업체인 ‘오알켐’ 은 엘지이노텍의 지원을 받아 2013년도에 스마트폰 회로 기판용 도금 약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지난 3년간 약 90억 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하였고, 엘지이노텍은 기존의 독일산 제품을 오알켐의 제품으로 대체하여 연간 26억 원의 외화가 절감됐다.
또한 ‘에이스나노켐’ 은 엘지실트론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 기판을 정밀하게 연마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인 슬러리(Slurry)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5년도 매출이 전년에 비해 16% 증가했고, 엘지실트론도 연간 21억 원의 외화를 절감하게 됐다.
다른 기업 모범사례
조미료 제조업체인 ‘일우식품’ 은 대상의 지원을 받아 2015년도에 농·축산물 분말 형태의 조미료 원료인 ‘쇠고기 프리믹스’ 를 개발해 대상에 대한 납품 규모가 전년에 비해 약 42% 증가될 전망이다.
대상도 기존의 호주산 제품을 일우식품의 제품으로 대체하여 연간 25억 원의 외화를 절감하고 특히 수입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케이킹 현상 등 품질 저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골프 카트 제조업체인 ‘대창모터스’ 와 ‘티에스’, 냉장고 제조업체인 ‘오텍캐리어’ 와 ‘카이스 전자’는 한국야쿠르트의 지원을 받아 ‘냉장고가 장착된 탑승형 전동 카트’ 개발에 성공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337억 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하였고,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까지 이들 업체로부터 800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1만 대의 전동 카트를 구매할 계획이다.
벤처기업인 ‘테그웨이’는 SK텔레콤의 지원 아래 ‘웨어러블(wearable) 열전소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테그웨이의 기술이 활용된 상품이 보다 많이 개발될 수 있도록 테그웨이와 스포츠 의류 제조업체 등과의 협업을 알선해주고 있으며, 개발되는 신제품의 판로도 지원해줄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모범사례 발표를 계기로 협약 체결에 참여하는 대기업이 보다 증가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문화 확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이번에 발표된 사례 외에도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사례를 추가로 발굴해 11월 중 ‘모범사례 발표회’를 개최하고, 연말에는 ‘모범사례집’ 을 별도로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