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추석’ 하면 기독교의 절기이자 북미지역의 전통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떠오른다. 한 해 동안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해준 신께 감사한다는 의미가 우리나라의 추석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웃 나라들인 아시아인들은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아시아 국가 출신 이주민·외국인 3인의 다양한 추석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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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추석인 ‘뗏쭝투’에는 등을 켜는 풍습이 있다. 이 시기 베트남을 방문하면 갖가지 모양의 등을 만날 수 있다. |
릴리 리보사다 씨가 전하는 필리핀의 ‘올세인츠데이’
“조상의 묘에서 초 켜놓고 하룻밤 지내요”
“지난해 필리핀 관광청 한국지사로 발령받아오면서 한국의 추석을 경험했어요. 예쁘게 포장된 송편을 선물로 받았고, 3일간의 휴가를 보냈습니다. 필리핀의 추석은 11월 1일, ‘올세인츠데이(All Saint’s Day)’예요. 한국과 달리 단 하루만 휴일이지만, 필리핀에서는 최대 명절이죠. 올세인츠데이는 명칭처럼 종교적인 의미와 문화적인 의미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데, 많은 부분이 한국의 추석과 비슷해요.
우선 필리핀인들도 올세인츠데이에는 고향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나고, 조상의 묘를 찾아가요. 한국과 아주 비슷하죠? 게다가 찹쌀로 만든 라이스 케이크나 바나나 잎에 싼 찹쌀밥인 수만(Suman) 등 달고 맛있는 디저트 요리를 먹는답니다. 맛은 다르지만 필리핀의 송편 인 셈이에요. 게다가 올세인츠데이 1~2주 전, 조상의 묘를 찾아 무성해진 풀을 정리하고 주변을 청소하는데, 한국도 비슷한 시기에 벌초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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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리보사다 씨는 지난해부터 필리핀 관광청 한국지사의 행정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추석을 우리나라에서 지내게 됐다. |
올세인츠데이가 추석과 다른 점을 얘기해드릴게요. 먼저, 명절의 명칭이 ‘올 세인츠(모든 성자)’의 날인만큼, 근본적으로는 모든 성자를 기리는 날이에요. 바로 다음 날인 11월 2일은 ‘올소울스데이(All Soul’s Day)’라 해서, 천국에 가지 못한 영혼들을 위로하는 날이랍니다.
또 올세인츠데이에 묘지를 찾을 때 꽃을 가져가 장식하는 건 한국과 비슷하지만, 초를 켜놓는 풍습이 있어요. 게다가 초를 켜놓고 밤새도록 묘지 앞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 사이에서 이때 떨어지는 촛농을 모으는 놀이가 있어요. 촛농을 ‘캔들 볼’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흐물흐물할 때 가져다가 찰흙처럼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노는 거죠.
올해 추석도 저는 혼자 보내게 될 것 같아요. 가족들에게는 전화로 안부를 묻게 되겠죠. 떨어져 있어도 명절은 명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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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인들은 올세인츠데이에 조상의 묘 앞에서 밤새 초를 켜놓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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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세인츠데이에는 우리나라의 송편과 비슷한 ‘수만’을 즐겨먹는다. |
등터융 씨가 전하는 베트남의 ‘뗏쭝투’
“베트남의 ‘어린이날’… 연등 띄우며 소원 빌어요”
“음력 8월 15일이 되면 베트남에서도 한국처럼 추석, 그러니까 베트남말로 ‘뗏쭝투’라는 명절을 맞이합니다. 추석처럼 온 가족이 모여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성묘도다녀오죠.
바빠서 한동안 소홀했던 자녀들을 위로한다는 뜻에서 베트남의 ‘어린이날’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보다 뗏쭝투를 손꼽아 기다리는 건 다름 아닌 어린이들이죠. 이날 베트남의 어린이들은 부모로부터 선물을 받기도 해요. 다만 한국의 추석처럼 공휴일은 아니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일을 하러 나가고, 만일 쉬더라도 그날 하루만 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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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등터융 씨가 딸과 함께 베트남 전통 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포즈를 취했다. |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풍경도 한국과는 사뭇 다릅니다. 한국에선 추석을 맞아 집집마다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장만하는데, 뗏쭝투에는 음식을 따로 만들지 않아요. 그저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사서 마련하죠. 이날 베트남에서는 ‘반쭝투(중국의 월병과 비슷한 전통 음식)’라는 보름달 모양의 전통 음식을 먹는데, 만들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사 먹는 편입니다. 지역마다 넣는 재료가 다 다르지만 주로 연꽃 씨, 녹두, 찹쌀, 돼지고기 등을 넣어요. 그 안에는 보름달을 상징하는 둥근 모양의 떡이 들어 있죠. 아주 맛있어요. 저녁에 한자리에 모인 친척들과 이 반쭝투를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뗏쭝투의 소소한 즐거움이랍니다.
한편 뗏쭝투에는 어린이들이 꼭 즐기는 명절놀이가 있습니다. 바로 연등 띄우기예요. 이날 어린이들은 집에서 대나무와 색종이로 직접 만든 연등을 들고 나와 불빛축제를 즐깁니다. 연등은 별이나 물고기 모양이 많지만, 제가 살던 지역은 메콩강 근처라 그런지 메콩강에 띄울 연꽃이나 배 모양의 연등이 많았어요. 이 연등을 띄우며 소원을 빌었던 어린 시절 기억이 나네요. 그 소원이 잘 이뤄지지는 않았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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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쭝투에 어린이들은 직접 만든 연등을 들고 나와 강물 위로 띄우며 소원을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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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송편에 해당하는 전통 음식 ‘반쭝투’.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의 과자로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지역마다 다르다. |
니닝 씨가 전하는 중국의 ‘중추절’
“월병 나눠 먹으며 가정의 화합을 기원해요”
“‘중추절’은 중국의 추석이자 4대 전통 명절 중 하나랍니다. 이때가 가을의 중간인 ‘중추(中秋)’라 해서 중추절이라 부르죠. 하지만 한국의 추석만큼 큰 명절은 아니에요. 중추절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최대의 명절인 국경절이 돌아오기 때문이죠.
중추절에 중국 사람들은 꼭 월병을 먹어요. 추석에 한국 사람들이 송편을 먹는 것처럼 말이죠. 둥근 달 모양을 닮은 월병은 ‘화합’과 ‘단결’을 상징해요. 원나라 때부터 중추절에는 이 월병을 먹는 문화가 전해 내려왔다고 해요.
월병은 깨나 콩 등 한두 가지 재료만 들어가는 송편과 달리 들어가는 재료가 많아요. 그래서 만들기가 어렵죠. 밀가루, 설탕, 달걀, 팥, 참깨, 파, 고기, 말린 과일 등이 들어가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보름달처럼 둥글게 만들수록 원만함과 행복이 깃든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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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니닝 씨가 가족들과 함께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를 입고 있다. |
월병이 준비되면 제사를 지냅니다. 한국인이 추석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요. 중국 중추절에는 달에게 제사를 지내거든요. 달에게 올리는 제사상에는 월병과 함께 수박처럼 둥근 과일이 올라갑니다. 차례가 끝나면 가족들과 함께 월병을 나눠 먹죠. 그런데 요즘은 차례를 생략하고 외식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 밖에 중추절에는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당나라 때 시인들 사이에서 달을 감상하고 즐기며 달빛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를 읊는 것이 유행하면서, 백성들 사이에서도 달을 감상하는 문화가 생겨났다고 해요. 지금도 중추절에는 차례를 생략하고 외식을 할지언정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문화는 남아 있어요.
한국 생활 10년이 넘은 지금은 송편과 전 부치기에 능한 ‘한국 며느리’가 다 됐지만, 매년 추석이 다가오면 중추절의 아련한 풍경이 떠오르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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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중추절 밤, 달이 가장 둥근 시각에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거나 가정의 평안을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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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절 대표 음식인 월병. 중추절 당일 가족과 함께 월병을 만들어 먹으며 가정의 평안과 화목을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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