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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재능 기부 모임 ‘책수레봉사단’

“아이들에게 책 읽는 문화 심기…‘작은 도서관’ 큰 기쁨이죠”

2016.10.19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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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동복지시설. 전국에서 기증된 도서가 1만8000여 권에 달하지만 대부분 서가에 뒤죽박죽으로 꽂혀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웠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원하는 책을 찾기 어렵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분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보니 책 읽는 공간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결국 이 공간은 사용이 중지된 채 한동안 방치됐다.

그런데 이곳을 ‘작은 도서관’으로 탈바꿈시킨 이들이 있다. 바로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재능 기부 모임인 ‘책수레봉사단’이다. 2010년 처음 이 복지시설에 방문한 복남선 사서는 책을 정리해주는 재능 기부를 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떠올렸다.

“매년 불우이웃돕기 차원에서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도서를 기증했어요. 한번은 어느 아동복지시설에 방문했는데 빼곡하게 책이 꽂힌 자료실 서가를 보게 됐죠. 둘러보니까 아이들이 이용하기엔 양도 너무 많고 정리도 잘 안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한동안 복지시설에 있던 책들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죠. 그러다 우연히 관장님께 복지시설에 있는 책을 정리해주는 봉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할 기회가 생겼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셔서 책수레봉사단이 만들어지게 됐어요.”

이후 복 사서와 뜻을 같이하는 사서 몇몇이 모여 책수레봉사단을 창단했다. 재능 기부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그 전까지는 도서 물품을 기증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전혀 다른 형태의 재능 기부였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서대문구의) 복지시설을 방문해 하루를 꼬박 할애했어요. 하지만 1만80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정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죠. 서가에 있는 모든 자료를 방바닥에 내려놓는 작업부터 시작해, 종류별로 분류하고 목록을 작성해나갔어요. 책 한 권 한 권 국립중앙도서관의 자료 검색 프로그램을 활용해 데이터를 내려받아 목록을 만들어야 했고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재능 기부 모임 ‘책수레봉사단’ 멤버들. 2010년 사서들의 재 능 기부를 처음 제안한 복남선 사서(앞줄 가운데)는 책수레봉사단의 창단 멤버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재능 기부 모임 ‘책수레봉사단’ 멤버들. 2010년 사서들의 재능 기부를 처음 제안한 복남선 사서(앞줄 가운데)는 책수레봉사단의 창단 멤버다.

사서들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재능 기부
두서없는 책 배열 체계적으로 바로잡아

마음과 달리 더딘 진행 속도에 그는 ‘좋은 일 하려다가 오히려 원망을 듣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고 한다. 그 지난한 작업이 6개월이나 계속됐고, 결국 공공도서관 못지않은 ‘작은 도서관’이 완성됐다.

“보육시설 어린이들이 저희가 작업하는 공간을 기웃기웃하며 도서관이 만들어지길 기다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처음 시작한 재능 기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서 개인적으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보육시설에 이런 도서관을 처음으로 만들어주었다는 것도 저희에겐 큰 감동이었고요.”

창단 멤버인 한원민 사서 역시 처음 작은 도서관을 완성했던 때를 잊지 못한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기관 측에서도 저희들의 꾸준한 작업과 달라지는 서가의 모습을 보며 생각을 달리했어요. 적극적으로 리모델링에 나선 거죠. 개업 후엔 사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따로 고용해서 관리할 만큼 실질적인 운영도 가능해졌고요. 열악하고 중구난방이던 책더미가 번듯한 도서관으로 바뀌는 걸 보면서 정말 큰 보람을 느꼈어요.”

이후 책수레봉사단은 직원이나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도움이 필요한 전국의 복지시설을 찾아 나섰다. 때로는 문헌정보학과 학생들과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한번은 장애인시설에서 기증받은 책 2000여 권을 도서관처럼 꾸미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마침 근처에 문헌정보학과가 있는 명지대가 있어서 후배 사서에게 재능 기부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생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부탁했죠. 흔쾌히 수락했고, 학생들과 함께 2개월 정도 걸려서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어요. 나중에 학생들이 학습과 실습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 것이 기억나네요.”

책수레봉사단은 산간벽지 등 소외계층의 아동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책이 부족한 곳에는 책을 기증하고, 희망도서의 경우 봉사단 회비로 구입해 전달하고 있다. 사서가 없는 복지시설에는 책의 분류와 목록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주고 지도함으로써, 자료 관리뿐 아니라 도서관 문화에 익숙해지게끔 해주는 역할도 한다. 때로는 독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서 지도와 다독상 등도 지원하고 있다.

“복지시설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도서관에 익숙해지고 도서관 문화를 올바르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해요. 그래서 독서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지원한 적이 있어요. 인터넷 누리집에 ‘생각나누기’라는 배너를 만들어서 아이들이 직접 독후감을 올리면, 저희 사서들이 댓글을 달면서 피드백을 해준 거죠. 그게 굉장히 성공적이었어요. 아이들의 독서량도 많이 늘어났고요.”

경기 성남시의 한 아동복지센터에서 재능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책수레봉사단. ⓒ책수레봉사단
경기 성남시의 한 아동복지센터에서 재능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책수레봉사단. (사진=책수레봉사단

도서 기증, 체계적 정리, 독서 프로그램 지원
전국 아동복지시설에 ‘작은 도서관’ 만드는 게 목표

복 사서에게 책수레봉사단은 직업적 보람을 새삼 깨닫게 해준 보석 같은 시간이다. 굴리면 굴릴수록 커지는 눈덩이처럼, 이들이 만든 ‘작은 도서관’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열정도 배가됐다.

“재능 기부나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그 일을 왜 계속하는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다음번에는 이런 걸 해봐야지, 이런 걸 도와야지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든요. 사서의 재능 기부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느끼고 공감해줄 때 정말 기쁘고 뿌듯해요. 무엇보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막연히 책이 아닌 ‘이 책은 문학책이야’, ‘이 책은 역사책이야’라고 익히게 되고, 도서관 문화와 환경에 익숙해진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올해로 4년째 재능 기부를 함께하고 있는 이수정 사서 역시 책과 친해진 아이들의 모습에서 기쁨을 느낀다.

“<어린왕자>를 보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저는 저희 사서들이 책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책을 기증하고, 그 책이 서가에 정렬되었을 때, 그때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볼 때, 그 책을 꺼내보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그게 바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아닐까요?”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사회를 접하는 아이들이 작은 도서관을 통해 얻게 될 가치는 무한하다. 아이들로 하여금 읽고 싶은 책, 손이 가는 서가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책수레봉사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저희의 목표는 우리 사회 곳곳에 손이 미치지 못한 곳까지 작은 도서관과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주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대학교(문헌정보학과), 도서관, 언론 등의 관심과 협력으로 우리나라 보육(복지)시설에 ‘도서관 만들어주기’ 캠페인이 펼쳐질 수 있도록 선두적인 역할을 해나갈 겁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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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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