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굽은 어르신들이 제가 만든 지팡이에 의지해서 다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정말 뿌듯하고 행복하죠.”
17년 동안 오로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팡이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어르신들이 자신이 만든 지팡이를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산에 올라가서 힘들게 나무를 구하고 하루 종일 만드느라 손바닥에 굳은살이 생겨도 전혀 힘들지 않다. 이런 나눔을 실천한 사람은 바로 전북 전주시에 살고 있는 설재천(76) 씨다. 그가 17년 동안 만들어온 지팡이는 약 8000개에 달한다. 설 씨의 이런 선행은 주변 사람들과 세상에 알려지면서 지난 10월 31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생활 속 작은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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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재천 씨는 “어르신들에게 지팡이를 나눠주고 봉사하는 일이 살아가는 이유가 됐다”고 행복해했다. |
봉사활동 통해 퇴직 후 제2의 인생 시작
전국 각지에서 지팡이 받기 위해 찾아와
그가 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8년 전주시청 공무원으로 명예퇴직하고 나서부터였다. 우연히 최은순이라는 할머니가 평생 노점상을 하면서 어렵게 모은 전재산 3억9000만 원을 전북대에 기증했다는 보도를 봤다. 퇴직 이후 울적한 마음으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설 씨는 그 뉴스를 보고 ‘나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보람된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무슨 일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가 처음 시작한 일은 ‘목욕 봉사’였다.
“지인과 함께 목욕 봉사를 1년 남짓 계속하던중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보면서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바로 지팡이였어요. 지팡이 하나만 있어도 어르신들이 혼자 앉고 서는 게 편해지잖아요. 그리고 어르신들이 잡기 편하도록 나무로 된 지팡이를 튼튼하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에는 동네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하나둘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써본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무릎이 아파서 걷기가 힘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지팡이가 생기니까 정말 편하다”며 설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설 씨는 그런 분들의 모습에 힘을 얻어 더 많은 지팡이를 만들어 동사무소와 복지회관에 돌리기 시작했다.
“한번은 부산에 사는 여성이 전화를 하셨어요. 제가 만든 지팡이 소문을 듣고, 꼭 구하고 싶은데 어린아이가 있고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해서 전주까지 오는 게 쉽지 않다고요. 그래서 제가 여행도 갈겸해서 지팡이 3개를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해운대 바닷가에서 한 여성이 어린아이와 함께 어머니를 부축하고 나왔는데, 할머니는 지팡이를 받고는 눈물까지 보이며 감사하다고 하셨죠. 제 지팡이가 큰 선물은 아닌데 그렇게 고마워하시니까 오히려 제 마음이 울컥하더라고요.”
이제는 설 씨도 고희를 훌쩍 넘겼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지팡이 만들 나무를 구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씩 산에 오를 정도로 힘이 넘친다. 힘들게 나무를 구하고, 집으로 가져와서 껍질을 벗기고 다듬고 사포질을 하고 또 불로 달군 후에 니스칠까지 해야 한 개의 지팡이가 탄생한다.
“지팡이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작업실에서 하루 종일 만들어도 3개에서 5개 정도밖에못 만드니까요. 하지만 주변에서 제가 만든 지팡이를 무척 좋아해주시고, 전국 각지에서 이 지팡이를 받기 위해 찾아오고 계시니까 저절로 힘이 납니다.”
17년 전에는 집 한편에 작게 작업실을 꾸미고 지팡이를 만들었다. 하지만 나무를 깎고 다듬는 일이라 이내 공간이 부족해져 마당에 나와서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단독주택 1층에 작업실을만들고 마음껏 지팡이를 만들고 있다.
“단독주택에 살다가 중간에 잠시 아파트로 이사를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파트는 공간도 부족하고 제 작업 소음과 먼지 등이 생기니까 무척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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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자택 1층에 마련한 ‘노인건강봉사의 집’ 현판과 노인들의 혈액순환을 돕는 지압봉. |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건강봉사의 집’ 마련
지압봉과 약재, 약초 등으로 어른들 건강도 챙겨
2015년 3월에는 다시 이사 온 단독주택 1층에 ‘노인 건강 봉사의 집’이라는 현판을 달고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지팡이 등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지팡이뿐만 아니라 지압봉까지 만들고 있다. 감태나무를 다듬어서 만든 지압봉은 손으로 비비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무척 좋아한다. 본인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인이 됐고 그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에 생각해낸 아이템이다.
“어르신들이 건강관리를 잘해야 하기 때문에 지팡이 말고 다른 걸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압봉을 만들게 됐죠. 지압봉은 지팡이처럼 나무가 많이 필요한 게 아니라 자투리 나무로도 만들 수 있어 더 좋아요. 그리고 지팡이가 필요한 분들에게 지압봉까지 드리니 어르신들도 무척 기뻐하시죠. 저 역시 좋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는 게 보람되고 행복하고요.”
최근에는 산에서 구한 약재나 약초도 어르신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같이 하고 있다. 17년 동안 지팡이 만들 나무를 구하러 산을 휘젓고 다니다 보니 어느새 약재와 약초도 구분할 줄 아는 산사람이 다 됐다.
“공식적으로 인증이 된 누구나 알고 있는 약재와 약초들만 가지고 옵니다. 엄나무, 뽕나무, 오가피 등이죠. 어르신들이 달여서 차로 드시거나 물처럼 드시는 걸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이제는 먼저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분들까지 계세요.”
설 씨는 아직 산을 누비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다리가 튼튼하고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한다. 지팡이와 지압봉, 이제는 약재까지 구해 주변 어르신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이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봉사하면서 사는 삶만큼 값지고 보람 있는 건 없을 것같습니다. 지금은 이 일이 제 삶의 중심이고, 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봉사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의미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겠죠.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훈훈한 정을 나누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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