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안 돼 졸업을 유예하며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청년들, 일자리 구하는 게 너무 힘들어 지친 여성 구직자들에게 새내기 직장인 이미정(28) 씨가 해줄 말이 있을 것 같았다. 2012년 8월 대학을 졸업한 이 씨는 취업이 안 돼 줄곧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다가 지난봄 우연히 신문에서 고양MICE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가 마련한 ‘영화 특수효과 제작자 양성과정’ 광고를 보고 교육을 이수한 후 올해 8월 취업했다. 무려 4년 만에 얻은 첫 직장이다.
11월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오피스 건물 근처에서 만난 이 씨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지내다가 직장인이 되니까 야근을 해도 일하는 게 즐겁다”며 밝게 웃었다.
이 씨가 취업 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동안 4년을 어떻게 버텼느냐”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2년 심지어 만 4년을 채울 때도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묵묵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난 여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그제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라고 말할 만큼 자신의 적성을 찾는 데 온전히 몰입했다.
“제가 어떤 소질을 갖고 있는지, 나아가 어떤 사람인지를 몰랐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이걸 이겨내니까 저 자신을 알게 되고 취업을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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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MICE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마련한 ‘영화 특수효과 제작자 양성과정’을 이수한 후 취업한 이미정 씨. 그는 “남들보다 어렵게 적성을 찾아 뒤늦게 취업 했으니 더 오래 원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
대학 졸업 후 취업 낙방, 4년간 제과점·테마파크·마트 알바
아르바이트도 사회생활, 나를 성장시킬 거라 생각하며 버텨
이 씨는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특별히 잘하는 과목도 좋아하는 과목도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산림자원을 연구하는 환경공학이 활동적일 것 같아 막연하게 공부했다”고 했다.
수업은 곧잘 따라갔지만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4년간 대학에서 공부한 게 아까워서라도 관련 분야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불합격. 스펙을 채우고자 사무직 인턴사원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지만 결국 ‘이 일은 나한테 맞지 않다’라는 결론만 얻었다. 취업에 내리 낙방한 이 씨는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려갔다. 처음엔 일을 하면서 영어 점수를 올리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려 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다고 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엔 왜 나만 취업이 안 되는 건지 불만이 많았어요. 그러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가만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면 답이 없었는데, 파트타임이라도 밖에서 일을 하면 해답이 보였습니다. 아르바이트도 사회생활이고, 이것이 나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이 씨가 지난 4년간 한 아르바이트는 제과점 판매원부터 테마파크 스태프, 마트 판촉 도우미까지 다양하다. “대학 나와서 고작 한다는 게 아르바이트냐”라는 핀잔을 들어도 그는 묵묵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면 적성에 관계없이 아무 곳이라도 들어가고 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다 보니 본인이 알지 못했던 점을 하나둘 발견했다. 제과점에서 근무할 당시 최저 시급(6030원)을 받으며 8시간을 꼬박 서서 일해야 했다. 이 씨는 “그때 내게도 인내심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협동심도 얻었다. 대학 시절엔 혼자 수업을 듣고 밥을 먹는 나 홀로 생활에 익숙했지만 테마파크에서 일하면서부터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렸다. 일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구성원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취업이 늦었다는 부담감, 절대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압박감에 늘 짓눌렸다.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졸업한 지 3년이 됐을 땐 취업 준비를 손에서 놓고 싶을 만큼 고민됐다.
“그때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남들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결승선이 저기 멀리 있으니 속도를 조절하며 완주하는 게 중요한 거라고 마음먹으면 이상하게도 자신감이 생기고 조급함이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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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일센터를 통해 특수효과 제작 기술을 습득한 후 취업에 성공한 이미정 씨. 2D 영상을 3D 영상으로 변환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
새일센터 수강생들 모습 보고 적성의 중요성 깨달아
교육 수료 후 취업…새일센터 통해 20대도 취업 가능
인생의 가장 막막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축복이 될 때가 있다. 이 씨도 그랬다. 그는 새일센터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 씨는 지난 여름 3개월간 교육을 받으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일의 재미를 발견하지 못해 사표를 과감하게 던진 20대부터 10여 년간 일했지만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50대 여성까지. 사연 없는 사람은 없었다.
“수강생 중에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상대적으로 저는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편이었습니다. 취미 삼아 포토샵 기본 프로그램인 어도비(Adobe)를 자주 사용했는데,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수강생이 하나둘씩 부탁했어요. 제가 가르쳐준 대로 프로그램을 익혔다는 소문이 나 40, 50대 왕언니들도 저를 찾았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들이 어떻게 일했고, 왜 일을 도중에 그만두게 됐는지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수강생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거나 혹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했거나, 자신을 파악하는 데 소홀했다. 이 씨는 교육을 받으면서 알게 된 50대 여성으로부터 “스물여덟 살이면 충분히 젊다. 꼭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때 적성이란 게 정말 중요하구나,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새일센터에서 처음 배운 것은 영상 합성 프로그램인 누크(Nuke). 예를 들어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사람이 헤엄을 치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파도를 덧입히는 것이다. 교육을 받는 내내 이 씨는 특수효과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 분야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새일센터 상담원의 도움을 받아 자기소개서의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만반의 준비를 한 이 씨는 교육을 수료한 지 1개월 만인 올해 8월 한 영상 제작사에 취업했다. 2D 영상을 3D 영상으로 변환할 때 이미지를 일일이 따고 지워야 하는데, 그가 주로 하는 일이다.
이 씨는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했지만 스스로를 믿고 달려온 나 자신을 격려하고 싶다”며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했다. 자기계발도 소홀할 수 없다. “사원으로서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을 키우고 싶어요. 취업하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으니 더 오래 원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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