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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출근길을 깨끗하게…마음까지 상쾌하죠”

[세밑을 달리는 사람들] 서울 종로구 환경미화원 김용운

2016.12.30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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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이 위치한 종로2가 사거리는 매년 12월 31일이면 새해를 기념하는 제야의 종이 울린다. 10만여 명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보신각 일대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사람이 많은 만큼 쓰레기도 많다. 환경미화원 김용운(53) 씨를 비롯한 130여 명의 종로구 환경미화원들이 연중 가장 바쁜 날이기도 하다.

“평소처럼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를 하고 자정에 제야의 종 행사가 끝나면 보신각 인근 거리를 한 시간 이내로 깨끗이 청소합니다. 새해 아침 시민들이 상쾌한 기분으로 거리를 오갈 수 있도록 거리를 치우는 거죠. 새해 첫 출근길 시민들이 깨끗한 거리를 나설 생각을 하면 추위와 피로도 싹 날아가요.”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터에서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 방향으로 쭉 걸어 종로2가 사거리에 이르는 길, 여기까지가 김용운 씨가 담당하는 구역이다. 구불구불한 골목이 종로2가 사거리를 혈관처럼 잇고 있었다. 김 씨의 임무는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는 것. 그는 동료와 함께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거리를 빗자루로 쓸고 크고 작은 쓰레기를 주워 리어카에 담는다.

청소는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까지 대로변을 중심으로 청소하고,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골목 구석구석을 깨끗이 치운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쓰레기로 다시 더러워진 거리를 정리한다. 김 씨가 1차 작업을 마친 12월 20일 오전 7시 50분, 세밑 종로2가 사거리에 아침해가 비쳤다.

김 씨는 13년째 종로구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2004년 서류심사와 신체검사, 체력검사, 면접을 거쳐 환경미화원이 됐다. 종로구 일대 거리 사정을 훤히 꿰뚫는 베테랑이다.

“환경미화원은 폭설이나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라도 예외 없이 일합니다. 시민들이 통행하는 데 조금이라도 불편을 주거나 불쾌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깨끗이 치우죠. 간혹 영하권 날씨에 쓰레기 위로 눈이 내려 꽁꽁 얼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마저도 문제없이 청소해요.”

보신각이 위치한 종로2가 사거리를 담당하는 김용운 씨. 올해도 그는 새해를 기념하는 보신각 종이 울린 후 동료와 함께 거리 청소를 할 예정이다.
보신각이 위치한 종로2가 사거리를 담당하는 김용운 씨. 올해도 그는 새해를 기념하는 보신각 종이 울린 후 동료와 함께 거리 청소를 할 예정이다.

폭설·폭우 예외 없이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
보신각~종로2가 사거리 청소, 매일 쓰레기 1000ℓ 치워

김 씨가 담당하는 구역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 인근에 사무실은 물론 술집과 음식점이 많다. 거리마다 담배꽁초와 전단지, 음식물 쓰레기가 잔뜩 널려 있다. 골목은 사정이 더하다. 김 씨와 함께 카페와 음식점이 나란히 들어선 뒷골목 안으로 20m 정도 걸어가니 음식물이 거리에 흩어져 있고, 휴지를 가득 채운 테이크아웃용 음료 종이컵이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그는 “이 쓰레기들이 불과 하룻밤 사이에 쏟아진 것”이라고 했다.

“종로2가 뒷골목이 일명 ‘먹자골목’이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간밤에 취객들이 쏟아낸 토사물도 많아요. 이 때문에 시민들이 쾌적한 기분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이른 새벽에 서둘러 청소합니다.”

요즘 김 씨는 대출을 광고하는 명함 크기의 전단지를 돌리는 업소 관계자들과 씨름하느라 여념이 없다. 환경미화원들이 새벽 5시부터 대로변을 청소한다는 걸 노린 업소들이 집중적으로 오전 6시에 전단지를 거리에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를 비롯한 환경미화원들의 수고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다.

전단지보다 더 곤혹스러운 것은 담배꽁초다. 금연빌딩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담배를 피운 후 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기 때문이다. 대형 빌딩엔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소형 빌딩은 건물 관리원조차 없어 건물 입구까지 담배꽁초가 널린 경우가 태반이다. 규격 봉투가 아닌 비닐에 음식물 쓰레기를 대충 싸서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 음식점이 1층부터 3층까지 들어선 건물 귀퉁이에서 김 씨가 발견한 파란 비닐에는 양배추와 양파 껍질이 한데 섞인 채 담겨 있었다.

“음식점 주방에서 일하는 종업원 중에는 재중동포나 외국인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반복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어요. 청소를 하면서 도덕과 교육의 중요성을 여실히 깨닫습니다.”

김 씨는 날마다 거리에 널린 쓰레기를 치우면서 100ℓ짜리 쓰레기봉투를 10장씩 사용한다. 매일 1000ℓ 분량의 쓰레기를 치우는 셈이다. 송년회와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에는 이보다 더 많은 쓰레기봉투를 쓴다.

김 씨는 “그래도 과거보다 지금이 시민의식이 성숙해져 쓰레기양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그가 일을 시작한 2004년만 해도 10분가량 거리를 쓸면 리어카 한 대가 가득 찰 정도로 쓰레기가 넘쳤다. 길거리에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많았다.

“정부와 언론이 ‘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며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벌인 이후 공중도덕 질서가 많이 잡혔습니다. 시민이 쓰레기를 버릴 때 휴지통을 찾는 걸 보면 과거와 많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껴요.”

제야의 종 행사 끝나면 한 시간 이내로 청소
깨끗해진 거리 볼 때면 추위도 피로도 날아가

쓰레기양은 줄었지만 규격에 맞게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분리수거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해요. 재활용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종이, 플라스틱, 고철, 유리병, 비닐 등을 하나로 모아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종이는 종이대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비닐은 비닐대로 모아야 합니다. 음료병은 병과 뚜껑을 분리해 버리고요.”

새벽을 여는 건 고단하지만 그만큼 보람 있다. 긴긴 겨울밤을 깨우는 빗질 소리가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를 때가 가장 뿌듯하다. 동료애도 돈독하다. 이른 시간에 힘을 모아 일을 한다는 생각에 동료들과의 정이 두텁다. 김 씨는 “‘형님’ ‘아우’ 부르면서 가족처럼 지낸다”고 했다.

김 씨는 새해가 되면 입사한 지 꼭 14년이 된다. 그는 “겨울이라고, 연말이라고 해서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대충 할 수 없다”며 “나의 수고로 말끔해진 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손아귀에 불끈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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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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