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관련 특별대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최근 글로벌 경제의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다. 4차 산업혁명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은 쉽게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뿌리부터 바꿀 기술 혁명 직전에 와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그 속도와 파급 효과 측면에서 이전의 혁명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이며 변화의 범위와 복잡성은 과거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 전혀 다른 수준이 될 것입니다.”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포럼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박사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IoT·AI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혁명
4차 산업혁명은 1~3차 산업혁명과 달리 그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한 슈밥 박사는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CT)과 기존 산업의 기술융합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산업활동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웨어러블 인터넷과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인공지능(AI)·로봇공학, 빅데이터, 디지털 통화, 블록체인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신기술로 꼽힌다.
지난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에 이어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 이후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작년 3월 서울에서 인간 기사와 최신 인공지능(AI) 간 세기의 대국이 열렸다. 구글의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이세돌 9단에게 4대1 압승을 거뒀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이러한 변화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로 갈라진다고 판단한 세계 각국은 신성장 동력 확보와 미래 사회문제 해결 등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유럽에서는 흔히 ‘인더스트리(Industry) 4.0’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며 우리나라에서 추진하는 ‘제조업혁신 3.0 전략’과 같은 개념이다.
독일 정부는 2012년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정책을 발표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사이버 물리시스템(CPS) 등을 융합하고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완벽하게 정의된 개념은 아니다. 각국에서 서로 다른 논쟁을 거치며 4차 산업이라는 용어의 정의, 범위도 계속 진화·발전하고 있다.
정부, 과학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 노력
한국에서는 독일에서 시작한 인더스트리 4.0의 기본 요소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외에 인공지능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 국가적 혁신이 필요한 사안으로 국민 모두에 영향을 미칠 큰 분야로 인식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 중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달 18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내 인공지능 연구 현장을 방문해 “미래 성장동력의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 스마트 자동차, 지능형 사물인터넷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그동안 출연 연구기관이 산업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듯이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해달라”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기술지원과 함께 공공기술의 사업화와 창업활성화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변화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대학, 산업계 등의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월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방문,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으로부터 인공지능(AI) 연구결과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미래 신산업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3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능정보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제4차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해우소 자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동향을 공유하고 올해 정부의 ICT 연구개발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미래부는 올해 진행될 4차 산업혁명의 세부 화두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자율주행차 등을 꼽았다.
올해 미래부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산업과 새 서비스를 창출해 제4차 산업혁명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정보화기본법 등 관련 법제를 마련하고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지능정보사회전략위원회로 확대·개편키로 했다.
ICT 경쟁력 강화·스마트공장 보급 등 추진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제조업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 및 고도화, 국내 스마트공장 공급산업 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내 제조업이 선진국의 제조업 유턴(re-shoring), 신흥국의 급속한 추격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ICT 융합을 통한 제조업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공장 보급 정책 및 스마트공장 공급산업 육성사업 강화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공장의 개념은 기획·설계부터 생산, 유통·판매 등 전 과정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통합해 자동화·디지털화 구현에 앞장서는 것이다. 산업부는 스마트공장 공급산업을 미래 핵심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화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반월시화 산업단지에 대표 스마트공장으로 구축 중인 동양피스톤(주)을 방문해 구축현황과 애로사항을 확인 점검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정부는 제조업 혁신을 위해 지역간·업종간 연계를 통한 전 제조업 연결의 토대가 되는 ‘클라우드형 스마트공장’을 50개 이상 보급해 보급방식을 다양화·고도화하기로 했다.
또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들에게 전담 코디네이터 172명을 지정해 지속적인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유도, 스마트공장 활용률을 제고하고 고도화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기술·공정의 확산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공장에 에너지 효율까지 고려한 ‘클린에너지 스마트공장’, 원격 데이터센터(IDC)에 저장된 솔루션을 서비스 형태로 활용하는 ‘클라우드형 스마트공장’ 신규 도입 등 보급유형을 다양화해 4차 산업혁명에 철저하게 대비한다.
올해 산업부는 추가로 2200개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2020년까지 1만개 보급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제조업 혁신 3.0 정책과 그 핵심사업인 스마트 공장 사업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차세대 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정책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