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공공기관 발주 공사장 보호구 착용 의무화·사고다발 고위험 분야 집중관리 대책 등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 을 의결했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앞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장에서 보호구 착용 등 안전수칙을 2번 이상 위반한 근로자는 곧바로 현장에서 퇴출당한다.
또한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매년 사망사고를 20% 줄여나가도록 하는 ‘목표관리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 을 의결했다.
이번 대책은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명확한 목표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감축 목표는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고사망자 수) 절반 감축’으로 설정했다. 이는 독일 등 주요 선진국 보다 2~3배 높은 수준인 사고사망만인율을 통계를 공개하는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까지 감축하는 것이고 과거 정부에서 사고사망만인율 절반 감축에 통상 10여년이 소요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감축기간을 2배 이상 단축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도개선, 현장 관리 강화, 산업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범부처 차원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함을 강조했다.
산재를 감축하기 위해 우선, 법과 제도를 개정해 발주자의 안전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원청의 안전관리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에 포함된 내용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법령 개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 상반기 중 발주자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공발주기관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원청에 대해서는 원청 관리하의 모든 장소에서 하청노동자의 안전까지 관리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수은·납·카드뮴 제련 등 고유해 위험작업은 도급자체를 금지하게 된다.
사업장에서는 노사가 함께 위험요인을 평가해 자체적으로 개선하는 ‘위험성평가’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점검하고 원청사업주가 안전보건 공생협력프로그램을 통해 하청사업주의 안전관리 역량 향상을 지원하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다.
노동자에 대해서는 보호구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 할 수 있도록 계도·적발을 강화하고 공공발주공사는 안전수칙을 2번 위반할 경우 즉시 퇴거조치 하게 된다.
현장 위험상황 하청노동자 직접 신고…‘위험작업 일시중지 요청’ 확산
또한, 위험상황 발생 시 노동자가 긴급대피 후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령에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하청노동자가 위험상황을 공공발주청에 직접 신고하는 위험작업 일시중지 요청제도(Safety Call)도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산재 사망사고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건설, 기계.장비, 조선.화학 등 분야에 대해서는 특성을 고려한 고(高)위험 분야 집중관리 맞춤형 대책을 추진하게 된다.
건설 분야에서는 착공 전 수립해야 하는 안전관리계획 내용에 지반조건 등 현장분석 항목을 보완하고, 계획 승인 전 전문기관의 검토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의 자율개선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100대 건설사까지 매년 사망사고를 20% 감축하도록 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대형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전국 현장에 대한 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부실 건설사업주에는 선분양 제한 등 불이익
아울러, 안전관리가 부실한 건설사업주에 대해서는 주택기금 신규대출 제한, 선분양 제한 등 영업상 불이익도 부여하게 된다.
건설기계·장비 분야 타워크레인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표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충실히 이행해 임대 및 사용과정에서의 주체별 책임을 명확화 할 계획이다.
또한, 발주자가 원청-임대업체 계약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절차를 신설하는 등 추가적인 개선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건설기계와 장비 안전사용을 위해 안전검사 미수검 및 불합격 기계·장비에 대한 과태료 수준을 대폭 상향(50만원 → 최대 500만원)하고, 사고예방을 위한 관계부처 합동 일제점검도 추진하기로 했다.
건설기계 안전검사 미수검·불합격 과태료 최대 500만원
조선업은 현재 운영 중인 ‘조선업 국민 참여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반영해 유사사고 방지를 위해 구조적 원인까지 개선하고 구조조정 시 안전투자 소홀, 과도한 안전인력 조정 등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 지도할 예정이다.
화학업은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감독하고, 정기적 위험작업과 함께 돌발적으로 실시하는 위험작업까지 사전에 파악해 위험요인을 관리할 계획이다.
현장 관리감독 시스템도 체계화한다.
앞으로는 산업안전 감독의 사전예방 기능을 강화하고, 안전 관련 불공정 관행까지 개선하는 등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여 현장을 제대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감독 시 투입 인원과 시간을 늘려 법 위반 사항 적발, 기술적 요인 점검과 함께 사업장의 효과적인 안전보건시스템 구축까지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증원된 감독 인력을 활용해 대형사고 발생 사업장을 특별 관리하고 취약시기와 위험요인에 대해 사전교육·자율개선 기간 부여 후 이행상황을 불시점검해 현장의 경각심을 제고하기로 했다.
건설공사의 공정한 원·하도급 체계 구축을 위해 원청의 직접시공 비율 확대, 다단계 하도급 방지방안 등을 포함한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수립·발표하고, 건설업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안전관리비 미지급, 부당특약 요구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산재감축을 위해서는 안전기술을 활용한 재해발생 억제도 중요한 만큼 안전기술 개발과 사업장 보급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산재다발 분야, 산업현장 수요 등을 반영한 R&D를 추진해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민간이 보유한 안전기술 중에서도 아이디어는 우수하나 시장경쟁력이 미흡한 기술을 대상으로 제품개발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은 의무화해 더 많은 사업장에서 사용토록 하고, 신기술 적용 제품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재정지원 품목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매년 VR(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체험·현장중심 안전교육 개편
안전교육도 체험과 현장중심으로 개편한다. 매년 VR(가상현실) 콘텐츠를 205종씩 개발해 실감나는 교육을 지원한다. 현장에서는 작업 전 10분 안전교육이 생활화되도록 지도하고, 경영자부터 안전을 중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CEO 연수과정에 안전보건 교육과정도 신설한다.
안전중시 문화 확산을 위해 가장 빈발하는 산업재해 유형인 추락재해 예방을 위한 장기 집중 홍보를 추진하고, 매월 4일, 24일을 ‘점검의 날’로 지정해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대대적 캠페인도 전개한다.
안전관리 우수사업장은 안전보건관리체제, 안전장비현황 등을 공개해 벤치마킹도 유도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자살·교통사고와 함께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리실 주도의 범정부 협의체에서 이행상황을 지속 점검하게 된다.
정부는 이 대책에 포함된 과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며 산업안전보건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도 금년 중 개정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산업안전 감독 혁신방안, 건설 산업 혁신방안 등 후속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관계부처와 점검을 실시하고 주요 기업 경영진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현장 관리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