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 한 해가 저문다. 되새겨보면 해마다 그랬듯이 올해 역시 다사다난했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떨쳐버리고 설렘과 행복을 안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 보자는 의미에서 2018년 대한민국이 보여준 꿈과 희망을 시간 순에 따라 다시 한번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1월,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용의를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다음날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자고 북측에 제안했고 북은 이를 사흘만에 수락했다.
한반도, 위기의 먹구름 걷히다
북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치닫았던 한반도에서 대결의 강대강 먹구름이 걷히고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작은 희망이 엿보였다.
2월 9일 오후 8시 강원 평창군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함께 든 남과 북 선수들이 아리랑 선율에 맞춰 입장하고 있다. (사진 =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
이후엔 일사천리였다. 북측은 평창동계올림픽에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남측에 파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10일 청와대에서 북 대표단과 만났고 이 자리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4월 남북정상회담, 평화와 번영의 시대 출발점
2월 9~25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북한의 참가와 함께 대성공이었다. 국제종합대회에서 11년만이자 통산 열번째로 개회식 공동 입장을 성사시킨 남북은 국제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여자하키 단일팀을 구성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 친교 산책 후 끝지점에 단둘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4월에는 전세계의 눈과 귀가 판문점으로 쏠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4월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이뤄진 것이다. 양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 내용을 담았다.
6·12 북미정상회담, 70년 적대관계 종식 첫 걸음
5월 26일에는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요청해 이뤄진 회담이었다. 남북정상은 이 자리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기의 만남이 이뤄졌다. 6·12 북미정상회담은 70년 넘게 유지돼 왔던 북미 적대관계를 종식하기 위한 역사적 첫발걸음을 내디딘 것이자 두 정상의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9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청년의날’ 행사장에서 고용노동부 부스를 방문한 가족이 일·생활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쓴 이름표를 매달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과로사회 탈출…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
7월부터 시작된 주 52시간 근무는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해왔던 우리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들어갔고 이는 2004년 시작된 주 5일 근무제 이후 노동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 사회의 큰 흐름이 되었고 사회의 기본방향이 지나친 장시간 노동에서 탈출하자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의미가 있다.
8월에는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서 한반도기가 펄럭였다. 남북은 8월 18일~9월 2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과 폐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아리랑 선율에 맞춰 공동 입장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국제 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은 아시안게임에선 여자농구, 카누 드래곤보트, 조정 등 3개 종목으로 단일팀을 확대했다.
9월 3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여자농구 단일팀 주장 임영희가 북으로 떠나는 김혜연의 뺨을 만지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8월 20~26일 금강산에서는 제2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2015년 10월 이후 3년만에 재개된 이 만남에서 총 170가족 833명이 눈물의 상봉을 했다
전 세계의 눈과 귀, 판문점 이어 평양으로
9월에는 다시 한반도가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9월 18~20일 평양에서 올해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것.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의 동창리 엔진 시험장 영구 폐기 등 비핵화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
아동수당 신청 창구 모습.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9월 21일에는 0~5세 아동 192만명에게 아동수당 첫 급여를 지급했다. 이후 3만 명에 대해 소득·재산 조사를 완료해 27~28일 추가로 지급했다. 아동수당은 아동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아동의 기본적 권리와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국가가 지급하는 수당이다. 지급액은 아동 1인당 월 10만원이다.
방탄소년단 신드롬, 케이팝 진가 다시한번 세계에 각인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9월 초부터 50여일간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등 6개국 11개 도시에서 총 22차례 공연했다. 올해 발매한 LOVE YOURSELF 轉 ‘Tear’ 와 LOVE YOURSELF 結 ‘Answer’ 2장의 앨범 모두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이들은 북미와 유럽에서 총 32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엄청난 인기 그룹임을 여실히 보여줬고 이를 통해 케이팝의 진가를 또 한번 전세계에 각인 시켰다.
10월 14일 오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은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관람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특히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를 담은 연설로 주목을 받았다. BTS 신드롬은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자극했고, 이들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0월 정부로부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11월에는 우리나라 교역 규모가 최단기간에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16일 오후 1시 24분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결과 연간 누계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1956년 무역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단 기간에 1조 달러에 도달했으며, 무역 1조달러 돌파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10월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모습.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누리호에서 천리안2A까지 ‘우주를 향한 큰걸음’
11월 28일에는 첫 독자기술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의 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한 시험발사체는 목표시간 140초를 넘어선 151초의 연소 시간을 달성했다. 정부는 이후 누리호에 맞춘 서브시스템과 제2발사대 구축 등을 계속한 후 2021년에는 누리호 시험발사를 두 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발사가 성공하면 2022년에는 시험위성을 발사하는데,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는 우리 힘으로 달 탐사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12월 5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2A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18년은 누리호 엔진시험발사체에서 천리안2A까지 ‘우주를 향한 큰걸음’을 내디딘 한해로 평가 받을만 하다.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11월 28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