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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도 끊기는 오지, 계곡이 길이 되다

2026.07.14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K-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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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가리계곡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계곡 트레킹 명소다.
아침가리계곡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계곡 트레킹 명소다.
아침가리 계곡의 투명한 수면 아래 올챙이가 헤엄쳐 다니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아침가리 계곡의 투명한 수면 아래 올챙이가 헤엄쳐 다니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걷기꾼들에게 여름은 비수기다. 태양에 달궈진 땅 위를 오래 걷기란 고역이다. 하지만 이때쯤 오히려 성수기를 맞는 길이 있다. 강원 인제의 아침가리계곡이다. 아스팔트 바닥이 뜨거워질 무렵 전국의 걷기꾼들은 이곳으로 달려와 달궈진 발을 쇳물 식히듯 계곡물에 담금질한다.

인기의 이유는 간단하다. 계곡 트레킹(캐니어닝·Canyoning)을 즐기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도 부담이 없다. 수심도 깊지 않은 데다 하루 일정으로 즐기기에 적당하다. 무엇보다 물이 놀라울 만큼 맑다. 도중에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구간이 있어 오지로 찾아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침가리계곡은 전반적으로 수심이 적당히 얕아 초보자가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사진 C영상미디어
아침가리계곡은 전반적으로 수심이 적당히 얕아 초보자가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사진 C영상미디어

비장의 피난처 '삼둔사가리' 중 한 곳

아침가리는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서 비장의 피난처로 손꼽히는 '삼둔사가리' 중 하나다. 삼둔사가리는 살둔·월둔·달둔과 아침가리·연가리·적가리·명지가리를 일컫는다. 외진 곳에 있으면서도 농사를 짓고 살 만한 땅이 있어 전쟁이나 재난을 피해 몸을 숨기기 좋은 곳으로 꼽혔다. 그중에서도 아침가리는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시간만 햇빛이 비치고 금방 져버리는 첩첩산중'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아침가리는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있다. 예전에는 하루를 꼬박 차로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오지였지만 이젠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바로 위를 지난다. 산림보전과 안전을 위해 겨울철에는 출입이 통제된다. 보통 5월 중순 문을 열고 10월 말까지 운영된다. 개방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별도의 사전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다.

코스는 입구에서 올라갔다가 되짚어 내려올 수도 있지만 정석처럼 여겨지는 코스는 방동약수에서 계곡 상단으로 오른 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다. 같은 코스를 두 번 걷지도 않고 아무래도 내리막이 더 수월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를 선호한다.

출발점인 방동약수는 300여 년 전 심마니가 산삼을 캐던 자리에서 샘물이 솟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탄산 성분이 많아 톡 쏘는 맛이 일품이고 소화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방동약수를 지나 방동고개까지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좁은 임도다. 과거 군사도로로 활용됐던 곳이다. 

방동고개부터는 무조건 두 발에 의지해야 한다. 백두대간 준령들의 산등성이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임도를 따라 약 2.5㎞를 내려가면 약초상회가 나온다. 주로 무인으로 운영되는 매점으로 간단한 식음료나 라면 등을 사먹을 수 있다.

산삼을 캔 자리에서 물이 솟았다는 방동약수. 소화에 효능이 좋다고 한다.
산삼을 캔 자리에서 물이 솟았다는 방동약수. 소화에 효능이 좋다고 한다.
아침가리계곡은 바닥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사진 C영상미디어
아침가리계곡은 바닥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사진 C영상미디어

봅슬레이 타듯 계곡 아래로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계곡 트레킹이 시작된다. 안내판에는 '중간 3㎞ 구간에는 전화가 되지 않는다', '작은 폭포처럼 수심이 깊고 급류가 흐르는 곳에선 수영이 금지된다' 등의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길은 계곡 속으로 들어갔다가 왼쪽, 오른쪽 사면을 번갈아 올라탄다. 마치 봅슬레이 타듯 계곡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푸른 하늘 아래 절벽 곳곳에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면도크림처럼 포말이 묻은 멋진 암반과 바위들이 휙휙 옆으로 지나간다. 관찰력이 좋다면 여름 야생화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타리, 영아자, 눈개승마, 고려엉겅퀴 등이다. 아침가리 전역에는 너도바람꽃, 복수초, 금강초롱 등 1300여 종의 야생화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곡 전체 길이는 약 6㎞인데 일반적인 하산 속도로 계산하면 안 된다. 바닥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걸린다. 넉넉히 3시간은 잡아야 한다. 

계곡 트레킹은 일반 트레킹과 달리 여분의 준비가 필요하다. 접지력이 좋은 계곡용 트레킹화나 아쿠아슈즈는 필수다. 등산스틱과 방수팩도 있으면 훨씬 편하다. 맨발이나 슬리퍼는 부상의 위험이 높아 피하는 것이 좋다.

서현우 월간<산> 기자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교통

동서울터미널과 홍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현리시외버스터미널로 갈 수 있다. 각각 6회(08:35~17:55), 7회(07:30~19:20) 운행. 현리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종점인 방동약수 입구와 진동계곡으로 가는 버스가 하루 5회(06:20, 09:00, 12:30, 15:20, 18:10) 운행된다.

대중교통만 이용하면 트레킹 시작 시간이 너무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보통 두 가지 방법을 애용한다. 하나는 첫차 편이 빠른 인제터미널로 가서 택시를 타고 방동약수나 진동계곡으로 가는 것. 5만 원 정도 나온다.

다른 하나는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침가리는 워낙 인기가 높아 한여름이면 단체산행객이 줄을 이을 정도라 안내산악회 버스도 많다. 단 조용한 산행을 즐기기 어렵다는 건 감수해야 한다.

자차로 갈 땐 진동1리 마을회관에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방동고개로 가면 차량 회수가 용이하다. 택시비는 3만 5000원으로 고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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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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