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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 올리면 국민건강 좋아질까

200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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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받았던 전화가 생각난다. 어떤 리서치 회사의 전화설문이었는데 담뱃값 인상안에 관해 인상안이 타당한가, 얼마를 올려야 겠느냐, 그 수익금으로 무엇을 했으면 좋겠냐는 등의 질문이었다. 담뱃값 오른다는 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크게 놀랄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정말 파격적이다. "담뱃값 연내 1천원 인상가능성" 천원이라..참 오르는 폭이 대단하단 생각을 한다.

민주당 조성준 의원이 내세운 건강증진법 개정안, "국민 건강을 해치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 대폭 인상은 불가피 하다."라는 선언이 내겐 실질적으로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금연에 찬성하는 많은 지역단체들이 이 결의안에 앞서 국회에 담뱃값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청원서까지 제출한다고 하니 담뱃값 인상은 두손들어 환영받는 것처럼 보이긴한다.

여기서 나는 이 담뱃값 인상안이 정말 잘했냐 못했냐를 말하기 전에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아내의 시선에서 우려되는 몇가지를 나름대로 적어보고 싶다.

내 남편은 흡연자다. 거술러 올라가서 고등학교때부터 피웠다는 그 흡연경력을 따져보아도 얼추 15년은 되는 셈이다. 아마도 요번 담뱃값 인상안으로 누구보다 속이 아프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늘 매년 치뤄지는 금연행사도 그래서 담뱃값이 오른다는 발표가 나는 이 맘때쯤이면 치뤄진다. 담뱃값 올랐으니 이참에 끊어버리라는 가족내의 여론과 건강도 챙겨야 하지 않겠냐는 은근한 압박이 시작되는 거다.

물론 잘가면 3개월이다. 요번엔 성공하려나 싶다가도 스트레스가 호응을 안해줘서 다시 피워야 겠단다. 이 세상의 모든 나쁜 담배들을 어서어서 피워서 없앤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펼쳐대는 남편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스트레스 없는 세상이 어디 있을까. 물론 담배안피우고 그 스트레스를 다른 방법으로 풀줄 아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사람마다 다 개성이 있고 취향이 다른데 단지 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담배에서 찾는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흡연자들에겐 또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입장의 차이라고 본다. 흡연자들에게 금연해서 건강해 지자는 말은 정말 고마운 말이다.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게 문제다. 그렇게 금연이 쉬웠다면 이런 담뱃값 인상안이 아니었더라도 수없이 방송매체에서 보여졌던 흡연의 파괴성에 놀라 그전에 끊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우리남편은 아직도 흡연자다. 나의 잔소리에 남편은 줄여서 피겠단다. 나도 한계가 온다. 그럼 도저히 못 끊겠단 사람보고 어쩌겠는가. 줄.여.서.피.우.기. 그래서 우리집은 흡연가족이다. 남편이 흡연자니 덩달아 우리가족도 흡연가족이 된다. 근데 이번엔 담배값 인상 때문에 가정 살림이 더 퍽퍽해지게 생겼다. 지금 2천원돈 하는 담배가 50%가 올라 1천원이 오르면 3천원이 된다.

누구는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무슨 쌀도 아니고 물도 아니고 못먹으면 죽는것도 아닌데 끊으면 되지.그러니 잘된거 아니냐고 말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정말 그렇기도 한데 그렇게 단번에 끊는게 쉬운게 아니라는 거다. 결국 남편의 금연바람은 이번에도 불어닥칠게다. 정말 정부의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말대로 금연으로 남편건강 증진이 되길 누구보다 나역시 요원하는 바다. 이 담뱃값 인상 바람에 아마도 정말 엄청난 흡연군단들이 비 흡연군단으로 이적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할것이며 금연운동에 돌입할거라는 것이다.그러나 결국 그 서바이벌 게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공할런지는 의문이다. 아마 그 가열찬 금연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버릴것이요. 그렇지 않고 나라의 조세수익에 여전히 일익을 담당해 줄 흡연백성이라면 지금부터 조금씩 식량비축하는 개미처럼 담배 사재기를 준비할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의 국민건강 증진안의 내용처럼, 정말 그 문맥에 담긴 소망처럼, 정말 천원인상으로 흡연자인 우리 남편이, 더 나아가 금연하고 싶은 흡연자들이 정말 금연에 성공할수 있다면 나역시 대환영이다. 그러나 결국 3개월이 지나 다시 그들이 컴백한 흡연자가 된다면 결국 가정경제에 또한번의 물가상승을 가져다 줄지도 모를일이다. 글쎄 모르겠다. 압구정동에선 한갑에 1만원하는 명품담배를 입에 물고 다닌다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그렇게 생각하니 1천원이나 오르는 몸에 좋치도 않은 담배를 먹지 말라고 하는 내 핀잔을 듣는 남편이 안되 보이는건 왜일까.

봉급쟁이 월급봉투에서 매달 꼬박꼬박 징수되어 나가는 각종 세금이며 이젠 담배피운다고 내는 세금까지.그러고 보니 우리남편은 조세의 날 표창장 받을 일이다. 그런데 참 궁금해진다. "저희 000에서 담배 한갑을 구매해 주시면 1갑당 510원을 도민을 위해 쓰여집니다."

금연해서 건강찾으라는 정부와 꼭 우리 도에서 담배를 사달라는 당부의 문구가 아귀안맞는 문틀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담뱃값 인상안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물가상승률에 맞춰 거의 매년 올랐던걸로 알고 있다. 그렇게 몇백원씩 올라가는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그 올라간 금액이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금연을 안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榮募�생각이다. 사실 정부의 이 담뱃값 1천원 인상안이 누구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즉흥적이란 생각이 든다. 1천원 인상이 부담돼서 많은 사람들이 모두 금연자가 되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어쩜 정부는 그걸 노린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명분도 살리면서 가장 합법적인 세금 징수수단으로 담뱃값 인상을 무기로 들고 나온것처럼 보여진다. 여론들이 반기고 찬성하는 일이라고 해서 모든것이 꼭 그쪽으로 흘러가야하고 진실이라는 쪽으로 몰고가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분명 비 흡연자들의 인권이 있다면 마땅히 흡연자들의 존중받아야 할 인권도 있을것이고 그들의 입장도 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언가 시류에 병합해서 무슨 무슨 증진안을 내놓음에 좀더 신중한 태도로 제시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즉흥적인 무슨 쇼맨쉽 겨루기도 아니고 무슨 무슨 개혁안, 무슨 무슨 증진법, 이젠 그 언저리 비슷한 말만 들려와도 가슴이 금즉해진다.

국정넷포터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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