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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에게 수화달력 필요한 이유

201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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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말 우리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번듯한 달력을 갖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1급 청각장애인인 김원열 한국농아인협회 서울시협회 이사(65)는 서울 동대문구청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동대문구청에서 수화달력을 만들어 관내 청각장애인에게 배부했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청에서 만든 수화달력에는 수화에 사용하는 수지자가 점자와 함께 담겨 있었다. 눈이 보이는 청각장애인이 왜 수화달력을 반기는 것일까.

수화달력은 작은 배려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이다.
수화달력은 점자달력에 수화를 넣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했지만 청각장애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김원열 이사의 얘기를 통역해준 윤남 선임수화통역사(36)는 “문자와 숫자보다 먼저 수화를 배우고 익힌 청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이 쓰는 한글과 아라비아숫자 등을 몰라 길거리 표지판과 가게 이름을 해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윤 통역사는 “수화달력은 문맹률이 30%에 이르는 청각장애인에게 반가운 선물”이라고 설명하면서 “농아인들은 수화달력을 통해 비로소 자기들도 사회로부터 대접받았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전했다.

청각장애인용 수화달력 인기
이번 사업은 동대문구청 장애인복지팀의 안승준 팀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기존의 점자달력을 보고 힌트를 얻은 안 팀장은 점자달력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지자를 보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문가의 자문과 의견을 들어 달력에 수지자를 넣고 달력 뒷면에는 장애인과 관련한 뜻있는 일러스트를 추가해 아름다운 달력을 완성했다.

처음엔 500부를 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화달력 제작에 참여하려는 기업이 있어 나중에 300부를 추가했다. 그렇게 총 800부를 만들어 지난해 말 배부했다. 귀가 안 들리는 관내 청각 1, 2급 장애인과 장애인단체, 기관장에게 나눠줬다.

장애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안 팀장은 “세상에 달력을 보고 그렇게 감탄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수화달력이 절실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원열 이사의 이야기를 통역해주던 윤남 통역사는 “명절과 각종 기념일에 대한 수화내용을 보완해 수화달력의 정보접근성을 높이고 나아가 거리의 안내표지판에도 수화표시를 원하는 장애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청의 안 팀장은 “내년에는 달력 별지에 국경일과 기념일을 따로 모아 표기하고 현재의 탁상용보다 더 큰 벽걸이용 달력 제작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로 전담수화통역사 둬
사실 동대문구청은 장애인 행정서비스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장애인OK창구를 마련해, 구청을 찾는 장애인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해 1월엔 전국 최초로 전담수화통역사를 두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행정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루 평균 두세 명의 청각장애인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구청에서 주최하는 장애인 관련행사가 있을 때는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동대문구청은 장애인OK창구에 지자체 최초로 전담수화통역사를 배치해 청각장애인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동대문구청은 장애인OK창구에 지자체 최초로 전담수화통역사를 배치해 청각장애인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구청은 지난해 10월부터 동대문구 인터넷방송에서 수화통역을 하고 있으며 일부 청각장애인에게 영상전화기를 지급했다.

윤남 통역사는 “청각장애인의 가장 큰 애로는 대화가 안 된다는 점이며, 농아인들이 겪는 애환과 오해는 한둘이 아니다”며 “비장애인이 농아인의 수화를 자기를 협박하는 것으로 오인해 폭행을 가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화달력을 접하고 숫자나 한글공부를 해야겠다는 장애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청은 3월 수화통역센터와 손잡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교육과 시사정보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화교육도 보급할 계획이다.
 
수화달력에 대한 반응을 듣기위해 수화통역사를 초청했다. 왼쪽부터 김원열이사, 안승준 장애인복지팀장, 윤남 선임수화통역사.
김원열 한국농아인협회 서울시협회 이사와, 안승준 서울 동대문구청 장애인복지팀장, 윤남 선임수화통역사.(왼쪽부터)
 
수화달력, 장애인복지시책 벤치마킹 모델
수화달력 제작과 전담 수화통역사 배치 등 장벽없는 행정서비스는 타 행정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의 타 자치구와 장애인복지정책을 다루는 보건복지가족부 등에서 청각장애인 정책을 문의하고 있다고 한다.

최인수 동대문구청 사회복지과장은 “구 재정이 열악한 실정이지만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책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면서 “올해 7월 장애인 단체와 전용시설을 수용하는 14층 규모의 건물을 청계천변 용두동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안 팀장은 “장애인복지는 예산과 돈으로만 해결되는 사안이 아닌 만큼 장애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화달력은 작은 배려이지만 청각장애인의 귀를 번쩍 뜨게 하는 멋진 선물로 보였다.

정책기자 이혁진(직장인) rhjeen0112@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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