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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미술관’ 생겼다…옛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담장 없애고 마당 개념 도입해 도심과 연계…옛 기무사 건물 그대로 활용

2013.11.13 정책기자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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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관이 종로구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터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13일 개관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유일하게 수도에 국립미술관이 없었던 한국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함으로써 도심의 새로운 예술명소를 얻게 됐다. 서울관 개관을 하루 앞둔 12일 저녁 서울관 개막식 현장을 다녀왔다.

 150년 된 비슬나무 3그루가 지키고 있는 서울관
150년 된 비슬나무 3그루가 지키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경.

지난 2009년 조성계획이 발표된 후 4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서울관은 27,264㎡의 부지에 연면적 52,125㎡ 규모로, 지상3층에서 지상 3층까지의 공간에는 총 8개의 전시관과 멀티 프로젝트홀, 영화관, 도서관, 디지털 아카이브, 각종편의시설(레스토랑, 북카페) 등을 갖춘 현대식 미술관이다. 활용면적으로만 비교하자면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과천 현대미술관과 거의 맞먹는 크기라고 할 수 있으며 잠실구장의 4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특히 담장이 없는 서울관은 거대한 조형물을 설치하는 대신 전통적인 마당 개념을 도입해 북촌길, 삼청동길 등에서 자연스럽게 미술관 마당으로 연결돼 주변이 함께 함께 활성화 될 수 있는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조감도(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홈페이지 캡쳐)
국립현대미술관 조감도.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홈페이지 캡처)
담장이 없는 미술관은 도서관 마당에서 북촌길로 바로 이어지며 주요 출입구가 따로 지정되어있지 않다.
담장이 없는 미술관은 총 3개의 마당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도서관 마당에서는 북촌길로 바로 이어진다.

서울관이 위치하는 이 터는 조선시대에는 사간원, 규장각, 종친부로,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수도육군병원으로, 1970년대 이후에는 국군기무 사령부로 사용했던 역사를 가진 곳으로 그야말로 정치,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관은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기무사 본관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건축물이 갖는 역사적인 가치를 보존·활용하는 한편, 조선시대 종친부의 건물이 공존하도록 해 과거와 현대가 조화가 이루며 이 터가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했다.

옛 기무사 건물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했다.
옛 기무사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했다.

다만, 이렇듯 특별한 의미를 가진 서울관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건축 규제로 인해 전시실을 비롯해 많은 부분이 지하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 지은 건물이라기보다는 옛날부터 원래 있던 건물인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한다. 또 삼청동길과 연결되는 미술관의 바깥마당은 아무 구조물도 없이 텅 비어 있어 조금은 황망해 보였다.  뭔가 상당히 크고 새로운 건축물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런 점에 대해 서울관을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 교수는 “스페인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세계적인 창조도시가 되었고 그 건축물 자체가 예술적인 창작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공공 미술관이라고 하기에는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고 보편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서울관의 경우 국내에 공공 미술관이 많지 않기에 구겐하임처럼 화려한 건축물보다는 ‘서비스 포 아트(service for art)’ 즉, 미술관이라는 명확한 용도에 맞는 건축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외관은 심플하고 소박하지만 미술관 안으로 들어왔을 때 완전히 창조적인 공간으로 바깥세상과 다른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다.”며 서울관의 외관이 소박하고 심플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미술관이 특별한 사람만, 특별하게 방문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도심에 개관한 서울관인 만큼 누구라도 일상 생활에서 가깝고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궁극적으로는 예술가들 혹은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창작 활동의 영감을 받는 곳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기존의 미술관이 관람 동선을 정해놓은 것과 달리 서울관은 관람동선이 따로 없다. 미술관이 골목길이라 생각하고 관람자들 스스로가 관람 동선을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관람이 되기를 바란다.”며 서울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사진 국렵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교수>
국렵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 교수


이번 개관에 맞춰 설치미술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의 서도호 작가를 비롯해 70여명의 작가들이 참가하는 특별전이 8개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개막전에 참가한 모든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특히 사람들이 꽃 한 송이를 들고 다니는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그 꽃들은 다름 아닌 개막전에 참가한 리 밍웨이씨의 작품 ‘움직이는 정원’의 작품에 사용된 꽃이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이며 이번 개막전에 참가한 대만 작가 리 밍웨이씨는 “한국에서의 전시는 세 번째로 직접 방문해서 작품을 설치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국가에서 직접 운용하는 현대미술관의 개막 전시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천 현대미술관도 훌륭한 곳이지만 거리가 멀어 다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서울관은 도심에 있어 가깝게 이용할 수 있으며, 작가들이 작업하기에도 시설이나 환경 면에서 훌륭한 곳”이라고 극찬을 하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작품을 통해 한국 관객과 계속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전기 개막 작품들
개막에 맞춰 8개 전시관별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은 특별전에 전시된 작품들.

<움직이는 정원>과 <쏘닉 블로썸>으로 개막전에 참여하고 있는 리 밍웨이씨
‘움직이는 정원’과 ‘쏘닉 블로썸’으로 개막전에 참여하고 있는 리 밍웨이씨

이날 개막식에는 문화계 인사들을 비롯한 많은 일반 관람객들이 참여했다. 관람객 송은정(35, 프리랜서)씨는 “블루 색깔을 이용해 현대의 집 속에 전통의 집을 만든 서도호 작가의 작품이 전통와 현대가 어우러지고 있는 서울관과 의미가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인상적”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씨는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이 도시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 쇼핑 등이 함께 이어러지는 것이 부러웠다. 우리나라도 국립 중앙박물관이나 과천 현대미술관이 있지만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서 연계된 관광이 힘들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관이 개관함으로써 주변 삼청동, 인사동, 북촌, 광화문을 비롯해 서울 5대궁까지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곳이 문화적인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관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배경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관람객 이상은씨
서울관이 갖고 있는 역사적인 배경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관람객 이상은 씨.

평소에도 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미술관을 자주 방문한다는 이상은(한국 전통 배네옷 연구소 직원, 29) 씨는 “서울관이 가진 역사적인 의미를 전혀 모르는 일반 관객들의 경우 옛 기무사 건물이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도심의 랜드마크라고 하면 대형건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 소박하고 심플한 서울관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도심에 미술관이 개관했다는 사실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서울관이 가진 역사적인 배경이 함께 홍보돼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개관 초기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며,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과천관과 덕수궁관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가 하루 네 차례 운행된다.

도심 속의 미술관 개관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주변의 명소들과 조화를 이루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새로운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 국립 현대미술관 서울관 홈페이지 : http://www.mmca.go.kr

정책기자 정해경(프리랜서) chnag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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