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 봐도 상위권에 속한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이동통신단말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뜻인데, 그에 따른 분실 및 도난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해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필자도 몇 년 전 스마트폰을 강의실에 놓고 나오는 바람에 건물 내 분실물센터에 몇 번이나 찾으러 갔지만 찾을 수 없었다.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 “주운 사람이 웬 횡재냐. 그러면서 자기가 쓰든가 중고로 팔겠지. 주인 찾아주겠냐.”며 얼른 새로 사라는 말들뿐이었다.

당시에는 분실된 스마트폰을 주웠을 때 안에 장착된 유심을 빼고 자신의 유심을 꽂으면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거나 중고로 팔면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십만 원이 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었기에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기보다는 자신이 쓰거나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분실되는 사례도 많지만 스마트폰을 조직적으로 훔쳐서 파는 도난건수도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장물 스마트폰 거래도 버젓이 이뤄지고 있어 절도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출처=pixabay.com)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져 사회적 문제로까지 떠오르고 분실 및 도난된 단말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자, 지난 2013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이동통신 3사는 분실 및 도난 단말기의 불법 유통 및 사용 차단을 위한 ‘IMEI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IMEI란 단말기의 고유 국제번호를 말한다. 이 협약은 통신사별로 관리하던 단말기 국제 고유 식별번호인 IMEI의 공유와 통합 관리를 통해 분실이나 도난 신고된 접수된 단말기의 사용을 차단하는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체결됐다. 즉, 이동통신 3사의 모든 분실 및 도난폰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짐으로써 국내에서 해당 단말기의 사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이다.

사실 이전에는 분실 또는 도난 신고된 휴대전화 고유식별번호의 전기통신사업자 간 공유가 법제화되지 못해 분실 또는 도난 신고된 휴대전화의 불법 유통 가능성이 더 높았다.

2013년 8월 규제정보포털에 규제개선(강화)을 위해 등록된 내용

사업자간 분실/도난 휴대폰 고유식별번호 공유가 의무화되면서 2014년 2월 규제정보포털에 규제개선 성과로 등록된 내용

하지만 이 같은 규제를 개선, 분실 또는 도난 신고된 휴대전화의 고유식별번호를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공유하도록 법제화함으로써 불법 유통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통신사 또는 중고휴대폰 업자 등이 단말기 식별번호로 분실 및 도난폰인지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일괄 조회 서비스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 ‘스마트초이스(http://www.smartchoice.or.kr)’란 사이트에서는 중고 휴대폰 거래 시 판매자의 휴대폰이 분실 및 도난폰인지 여부를 구매자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자동 조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니 중고 휴대폰을 구입해 개통하려고 한다면 이 사이트에서 조회해볼 것을 권한다.

그렇다면 단말기 식별번호는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이동통신사 대리점 또는 판매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했다면 이동통신사가 휴대폰의 단말기 식별번호를 관리해준다. 단, 등록을 요청하지 않은 일반 이용자는 직접 단말기 식별번호를 관리해야 하는데, 이동통신사에 휴대폰 단말기의 식별번호 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마다 상세정보에서 IMEI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제도의 개선으로 분실 단말기의 고유 식별번호가 IMEI 통합관리 시스템에 등록돼 국내에서 분실 단말기의 유통 차단이 이뤄지고, 분실 신고된 휴대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변경하거나 개통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이로써 단말기 도난 사건이나 불법 사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단말기의 불법 유통을 차단할 수는 있어도 분실 및 도난된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중요한 개인정보까지는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 휴대전화를 잘 관리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혹시 휴대전화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다면 곧바로 이동통신사에 분실·도난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동통신사에서 단말기를 구입해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휴대전화번호로 신고하면 된다. 일반 유통망에서 구입했을 때에는 휴대전화번호와 함께 단말기 식별번호를 함께 신고해야하니, 따로 메모해두거나 기억해 두자.

반대로 휴대폰을 습득하게 된다면 가까운 우체국이나 우체통을 이용해 주인을 찾아줄 수 있는데, 접수된 휴대폰은 총괄 우체국을 거쳐 핸드폰찾기콜센터로 배송되며 분실자에게 연락이 간다. 전국에는 약 2만여 개의 우체통이 있다고 하니 어렵지 않게 습득한 휴대폰을 주인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정책기자단|한아름
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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