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직장에 다니며 국민연금에 가입했는데, 결혼 후 퇴직해 살림만 하면서 따로 노후 준비를 하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전업주부들도 국민연금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니 희소식이네요”
정부는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낸 경험이 있는 전업주부가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의 전체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하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을 7일 발표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늦어도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따르면 과거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번이라도 낸 이력이 있는 경력단절 전업주부는 그동안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의 전체 보험료를 추후에 납부하면 국민연금 수급 자격이 생긴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실제 수혜를 입게될 경력단절 전업주부들의 반응은 어떨지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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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위클리공감) |
송 씨는 국민연금에 부부가 동시에 가입해도 둘 다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10년의 보험료 납부기간을 채우지 못할 것 같아서 가입을 주저하고 있던 차였다. 이번 법안 개정 소식을 듣고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됐다는 송 씨는 “퇴직 후 기간동안의 납부액을 추후에 한꺼번에 내더라도 죽을 때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니 국민연금을 받는 편이 좋을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에 가입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송 씨처럼 부부가 국민연금을 납부하면 한 사람만 받는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잘못 알고있는 정보이다. 부부가 각각 국민연금에 가입해 연금보험료를 납부하면 두 사람 모두 연금수급 개시 연령에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에 기초해 각각 연금 보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사망할 경우에는 본인의 노령연금액과 유족연금액을 합한 금액의 20%, 또는 유족연금액 중 금액이 큰 쪽을 선택해 한 종류의 연금만 수령할 수 있다.
국민연금 수혜인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20년 이상 가입자 14만 명. 이들의 평균 수급금액은 87만 원(남자 89만 원, 여자 63만 원)이며, 10~19년 가입자 79만 명은 평균 41만 원을 받는다. 이처럼 한 사람의 연금만으로는 은퇴부부가 기대하는 최저생활비인 월 136만 원을 충족하기 어렵기때문에 부부가 같이 연금을 수령 할 수 있도록 임의가입 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남편의 은퇴를 앞둔 50대 여성 임의가입자는 2010년 3만8,532명에서 올 2월 9만7,122명으로 15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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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까지는 여성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수가 더 많거나 비슷한 추세이지만, 3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 가입자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빈곤노령인구의 기본권 보장이 사회적 문제인 만큼 경력단절 주부들이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수급 자격을 확대한 이번 국민연금법개정안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계=국민연금공단) |
한편, 자영업자 박희은(가명·51세) 씨는 “국민연금은 언제라도 임의가입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번 개정안에서 무엇이 달라졌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국민연금의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법 개정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오해이다.
참고로, 임의가입 제도는 18세 이상에서 60세 미만의 국민 중 소득이 없어서 국민연금 의무가입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본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한 제도이다.
국민연금법 개정 전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3년간 보험료를 납부한 경험이 있는 58세 전업주부가 뒤늦게 국민연금에 2년간 임의 가입하더라도 연금을 받을 수 없었다. 연급개시 연령인 60세(혹은 65세)까지 총 가입기간이 5년에 불과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월 99만원 소득기준으로 5년치 보험료에 해당하는 총 530만 원을 나중에 내면 20년간 약 4천만원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지금까지 ‘추후납부’는 국민연금 당연 가입자(사업장 가입자·지역가입)가 실직이나 휴직, 재학 등으로 ‘납부 예외’로 인정받은 기간에 대해서만 가능했고, 전업주부는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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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중에는 결혼 전 직장에 다니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다가 결혼 뒤 가사나 육아 등의 문제로 퇴직하게 돼 국민연금 수급 자격이 없는 경우가 많다. |
한편, 소득이 있는 남편이나 아내의 무소득 배우자는 국민연금 당연 가입 대상에서 빠지는데, 그 대상자가 지난해 말 6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이 중 직장에 다니며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다가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그만 둔 전업주부 46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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