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번, 아이들을 데리고 치과 검진을 갑니다. 치과 검진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첫째가 말합니다. “엄마, 치과에서 어떤 할머니가 저 아기 너 친동생이니 하고 물어봤어요.” 기가 막힐 노릇.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둘째 먼저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진료실로 들어간 사이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 때 내 품 속 아기띠에 있는 셋째와 진료실 밖의 첫째와의 나이 차이는 11살입니다. 조카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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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와 큰 아이의 눈맞춤. |
필자에겐
14살, 11살, 28개월 된 보석 같은 세 아이가 있습니다. 옛 어른들 말씀에 자기 먹을 것은 다 가지고 태어난다고 낳으면 다 크게 되어 있다고 하시는데 셋을 낳아 기르는 필자 입장에선 꼭 맞는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예전처럼 들과 산으로 아니면 동네친구들과 놀이터에서 함께 크는 시대가 아닙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소독차가 오면 동네 꼬마들은 소독차 뒤꽁무니에 매달려 하얀 연기를 마시며 이 동네 저 동네로 따라다니면서 즐거워했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는 운동장에서 다 같이 술래잡기며 정글짐을 오르며 놀았습니다. 지금은 학원을 가지 않으면 또래 친구들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 한 명 당 교육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나도 키우기 어려운 세상에 셋이나 낳았다고 나더러 애국자랍니다. 애국자가 되려고 아이를 낳은 것은 아닌데 씁쓸한 현실이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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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이들. |
터울 없이 연이어 낳은 게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생각처럼 셋을 키우기가 힘들지 않습니다. 물론 밤에 잠을 편하게 잘 수는 없습니다. 남편이 아침에 자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합니다. 아기 범퍼침대에 쪼그리고 잡니다. 아기가 몸부림을 치면 피해줘야 해서 여기저기 좁은 범퍼침대 구석을 잠결에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위에 두 아이 키울 때는 몰랐던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대 출산일 때는 맛이 없다는 핑계로 미역 건더기는 다 남기고 국물만 조금 먹었었죠.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는 아무나 될 수 없는 거라는 나의 의지로 한 사발씩 나오는 미역국도 꾸역꾸역 다 먹었습니다. 처음 백일 전까지는 3시간마다 깨서 우는 것도 귀여웠습니다.1분 1초도 틀리지 않고 어떻게 딱 3시간마다 일어나서 먹을까? 발을 하늘로 들고 바둥바둥 거리는 것도 귀엽습니다. 입을 삐죽거리며 우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작은 콧구멍에 하얀 코딱지가 있는 것조차 귀엽습니다.
백일이 지나자 셋째를 두고 서로 자기가 안아주겠다고, 기저귀를 갈아주겠다고, 책을 읽어주겠다고, 피아노를 쳐 준다고, 유모차를 밀겠다고, 딸랑이를 흔들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유튜브에서 찾으며 큰 아이들의 실랑이가 시작됐습니다. 옥신각신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지 하며 행복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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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타고 산책 중. |
이제는 큰 아이들과 28개월 셋째와 싸우기도 하고, 함께 놀기도 합니다. 언니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방실방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기만 하던 아기가 돌이 지나자 방에서 놀다가도 벨소리가 나면 “언니!” 소리치며 달려 나와서 손을 흔들며 반깁니다.
“언니 뽀~” 하면 셋째는 볼을 대어줍니다. 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라서 모방을 잘 합니다. 이름을 부르면서 “네. 해야지” 하면 “네.”, TV속 광고를 보고 ‘빨래 끝!”, 개그콘서트를 보며 짧은 머리카락을 쥐고 “나 화났어.”, 짧은 팔로 “사랑해”. 그런 모습이 귀엽다고 언니들은 깔깔 거리며 웃습니다. 그럼 셋째도 기분이 좋은지 박수를 칩니다. 기저기 때문에 불룩 나온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달리는 걸 보면 너무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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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안고 즐거워 하는 둘째. |
저출산을 걱정하며 출산장려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큰 아이들을 키울 때는 양육수당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현재 셋째는 양육수당이 돌이 될 때까지 20만 원, 두 돌까지 15만 원, 지금은 10만 원이 통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기저기와 물티슈, 분유 등이 이 돈으로 해결되지는 않지만 가정경제에 많은 보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타고 다니던 차가 오래되어서 말썽을 피웠습니다.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족이 5명이고, 카시트를 설치하기 위해 7인승 이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7인승 이상 자동차를 살 때는 세 아이가 있어 취등록세 면제가 되었습니다. 차 값이 비싸니까 세금도 비쌌는데 처음으로 혜택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기료와 도시가스도 세 자녀 할인을 받습니다.
또 다둥이카드(신분확인용)로 공영 주자창 할인도 받습니다. 사실 공영주차장 이용할 경우가 적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제안!!!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동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세를 1년에 2번 내는데 세 자녀, 다둥이 할인을 해주면 국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국민연금 출산크레딧 제도가 있습니다. 출산크레딧은 2008년 1월 1일 이후 출산을 기준으로 하며 자녀가 2명일 경우에는 12개월, 3명일 경우에는 30개월, 4명일 경우에는 50개월, 연금 보험료를 추가 납부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즉 출산을 하게 되면 연금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지원금입니다.
출산크레딧으로 인해 추가되는 인정기간은 노후에 첫 연금을 산정할 때 더해져 사망 시까지 평생 지급됩니다. 자신이 낳은 아이 뿐 아니라 입양을 한 경우에도 적용이 됩니다. 출산크레딧을 받기 위해서 출산 시마다 그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으며 노령연금을 최초 청구할 때 국민연금공단에 가족관계등록부를 제출하면 됩니다.
저는 아이가 셋이라 행복도 세 배가 되었습니다. 요즘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셋째가 공통관심사 입니다. 셋째 덕분에 가족이 다시 소통하고 공감 할 수 있게 되었죠. 큰 아이들에게 엄마가 너희 둘을 키울 때도 이렇게 애지중지하며 키웠다고 얘기 합니다. 그 아이들의 아기 때 사진을 꺼내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눕니다.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야 우리처럼 축복 속에서 키울 수 있다는 얘기도 합니다. 산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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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뒤를 따르는 아이들. |
첫째가 올해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떨리면서 설렙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몸이 힘든 시기로 의식주만 해결해주면 되지만, 사춘기가 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는 주변 엄마들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셋째에게는 침대에 스스로 올라가기만 해도, 고개 숙여 인사만 해도 박수만 쳐도 “잘한다, 예쁘다, 최고다.”를 연신 내뱉습니다. 하지만 큰 아이들에게는 칭찬이 인색합니다.
셋째를 키우며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며칠 전부터 감자전이 먹고 싶다는 둘째 때문에 오늘 점심은 감자전입니다. 내가 감자를 껍질을 벗기면 둘째가 강판에 쓱싹쓱싹 갑니다. 셋째는 유심히 봅니다. 자기도 하고 싶습니다. 내가 감자 하나를 주며 “이건 감자야.” 라고 말합니다. 옹알이로 “감자”라고 따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 동생들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첫째까지 그 귀여운 목소리에 모두 웃습니다.
엄마 아이들로 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 나의 아이들아! 오늘도 세 아이를 키우면서 몸도 마음도 더 젊어지고 있는 나를 보게 됩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선미 forgetme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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