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목소리가 낯설다.
“안 깨네? 집에 가야 하는데…. 빨리 일어나!”
아 맞다. 귀가해야지. 지금 여기에서 엎드려 잘 때가 아닌데.
“일어나, 일어나. 빨리 가자. 너도 학교 끝나고 우리 집에 와서 놀기로 했잖아.”
아무하고도 놀자고 한 적 없는데. 도대체 누구지? 목소리를 들어보니 선생님은 당연히 아니고, 그렇다고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앳된 목소리이다.
이윽고 고개를 들었지만, 눈이 한동안 팔에 눌려 있어서 그런지 앞이 뿌옇게 보인다.
눈을 비비니 시야가 또렷해지고, 내 앞에는 웬 열 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서있다.
‘꿈 속에서 만난 아버지’라는 글은 이렇게 열 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를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알고보니 그 남자아이는 아버지의 어릴 적 모습입니다. 대학교수가 되기를 꿈꾸셨던 아빠.
“할아버지께서 거의 지원을 못해주셨지만 그래도 아빠는 여기까지 왔어.”
아빠의 얼굴에서 순간 할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이 잠깐 스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만약 아빠가 지금의 저와 비슷한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셨더라면 정말로 본인의 꿈을 이루시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마음이 든다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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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엄마 아빠 이야기’ 공모전에서 우수 수상작으로 선정된 정예림 학생의 글. |
“아빠는 항상 우리 딸이 자랑스러워.”
나는 쑥스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히면서, “다 아빠 덕분인데요.”라고 대답했다.
“아빠가 항상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했지? 마라톤 경기를 보면 선수들만 있는 게 아니라 선수들 옆에서 같이 뛰는 코치가 있어. 그 코치는 선수들의 체력과 경기 상황을 잘 판단해서 선수들을 적절히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야. 아빠는 코치일 뿐이야. 선수가 열심히 하니까 코치도 그만큼 열심히 하는 것 아니겠어.”
직접적인 표현은 항상 자제하시지만, 아빠의 말씀으로부터 나는 아빠가 본인의 목표뿐만 아니라, 딸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시겠다는, 아버지의 “사랑한다”는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만난 작은 소년이 크면서 아버지의 모습이 되고, 아버지로부터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조언을 듣는 내용으로 꿈속에서 만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세대 공감을 위해 기획한 공모전 ‘내가 쓰는 엄마 아빠 이야기’에서 ‘꿈 속에서 만난 아버지’를 써 교육감상을 받은 하나고등학교 1학년 정예림 학생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부모 세대의 인생이야기를 자녀들이 정리하는 자서전 쓰기를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갈등을 치유해 세대 공감을 이루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수상작은 모두 26건으로 중학생부터 일반인 세대까지 사연도 다양합니다.
정예림 학생이 재학중인 하나고등학교에서 인터뷰를 진행해 봤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준 하나고 정예림 학생(왼쪽).
Q. 수상 축하드립니다. 꿈속이라는 공간을 설정해 글을 정말 잘 쓰셨던데 글쓰기의 숨은 노하우라도 있을까요?
A. 평소에 책을 즐겨 읽고 있는 게 이번 자서전을 쓰는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한 나흘 정도 걸려 준비한 것 같아요. 그냥 자서전 하면 좀 딱딱한 느낌이 들잖아요. 그래서 보는 사람이 읽기 편하도록 소설 형식을 빌려 써봤습니다.
Q. 이번 자서전을 쓰면서 가족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아무래도 고등학생이다보니 공부를 핑계로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어요. 무엇보다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아빠와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늘 가족을 위해 애쓰시는 아빠가 그저 당연한 존재라 생각했는데, 아빠의 꿈 얘기도 들어보고, 꿈을 이루지 못한 모습도 보면서, 늘 슈퍼맨 같았던 아빠에게 연민의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평소 아빠는 자상하고 인자하지만 때론 엄격해서, 좋은 습관을 길러주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준 것 같아요. 엄마는 늘 부드럽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안정감을 주세요. 두 분 다 정말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정예림 학생이 재학 중인 하나고등학교.
Q. ‘아빠는 원래 교수가 꿈이었어’와 같은 꿈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혹시 정예림 학생은 소설가가 꿈인가요?
A. 하하, 아니예요. 첫번째로 생각하고 있는 꿈은 의사입니다. 가정의학과 같은 곳에서 당뇨병이라든지 생활습관에 관련된 부분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꿈은 대학교수에요.
아빠의 꿈도 교수였다는 얘기를 듣고, ‘역시 아빠 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가정 형편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셨지만, 저는 아빠가 뒷바라지를 잘 해주셨으니, 제가 아빠의 그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Q. 정예림 학생 덕에 저도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살아가는 데 좌우명이라든가 신조가 있다면요?
A. 매사에 심사숙고해서 최선을 다하고, 선택을 하면 후회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하자는 게 제 좌우명입니다.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저희 세대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인 삶의 여건은 충족된 것 같으니, 문제는 자기 자신이겠지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예림 학생을 만나보니 아직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생각이 깊고, 그의 좌우명처럼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예림 학생이 아빠의 꿈을 이뤄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학생이 있어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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