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자 우르르 사람들이 내달렸다. 소란스런 분위기에 일행이 뒤를 돌아보니 “다 죽여 버리겠어.”라며 흉기를 휘두르는 범인이 직장동료인 오주희(29) 씨를 뒤에서 덮쳐 목에 자상을 입히고 몸싸움을 벌이는 중이었다. 일대는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이 상황을 가장 먼저 발견한 변재성(26) 씨가 메고 있던 가방으로 범인의 칼을 막아섰다. 범인은 더욱 흥분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대치상태가 잠시 이어졌다. 이때 범인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있던 이동철(29) 씨가 범인의 허리를 잡고 넘어뜨렸다. 함께 제압에 나섰던 송현명(30) 씨는 범인의 칼날에 가슴 부위 얕은 자상을 입었고, 칼을 빼앗아든 변재성 씨 역시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다.
지난 6월 교대역 ‘묻지마’ 흉기난동을 제압한 대법원 법원행정처 소속 변재성 씨, 송현명 씨, 오주희 씨, 서울 중앙지법 파산부 이동철 씨와 이를 함께 도운 시민 조경환(31) 씨는 이 공로로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했다. 이들 중 변재성 씨, 송현명 씨, 이동철 씨를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개최된 ‘생활 속 작은 영웅’ 시상식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국민들의 추천을 받아 시상하는 생활 속 작은 영웅은 우리 주변에서 나눔과 기부, 자원봉사를 통해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정의, 신뢰,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온 인물을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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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위원회는 2014년부터 우리 주변에서 정의, 신뢰,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온 ‘생활 속 작은 영웅들’을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는 44명의 작은 영웅들이 선정됐다. |
회사동료끼리 함께 저녁을 먹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던 중 순식간에 이들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도망가다 넘어진 분들도 계시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범인은 ‘다 죽이겠다. 신고하려면 신고하라.’며 30cm 식칼을 들이밀던 상황이었다.”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변재성 씨는 “범인이 시민들을 쫓아가며 위협을 하고 있었고 범인과 대치하며 한 차례 범인의 공격을 피한 상황이라 범인이 더욱 흥분했다. 마침 가방이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그 때 범인이 처음 공격한 사람이 노약자나 여성이었다면 어땠을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위험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가까이에서 목격한 식칼은 매우 커 보였을 뿐 아니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변 씨는 “처음엔 동료가 다쳤단 마음에 분노의 마음이 앞섰고 실제 칼을 휘두르며 흥분한 범인과 맞닥뜨리니 무서운 마음이 커졌다. 그러나 이 칼을 제압해서 상황을 빨리 수습해야 한단 생각에만 집중했다.”며 당시의 심경에 대해 밝혔다.
이동철 씨도 “동료를 구해야겠단 생각과 더불어 위험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안전도 염려되고, 그 순간 여동생 생각도 났다. 그래서 더 빨리 상황을 해결해야겠단 생각이 앞섰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교대역에서 벌어진 ‘묻지마’ 흉기난동 범죄에서 시민들을 구한 변재성 씨, 송현명 씨, 이동철 씨(왼쪽부터).
이 사건으로 오주희 씨는 뒷목과 얼굴에 전치4주의 부상을 입었고, 범인을 제압한 나머지 사람들도 전치2주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사건 이후 길을 갈 때마다 뒤를 자주 돌아보게 되는 작은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한다.
주변에서 잘했다는 칭찬과 격려도 많이 들었지만 가족들의 걱정은 컸다. 송현명 씨는 “사건 당시가 결혼한 지 2개월째였다. 그래서 아내가 누구보다 가장 놀랐고 정말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이동철 씨 역시 “부모님이 걱정을 정말 많이 하시며 다음부터는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단 말씀도 하셨다. 부모님 마음은 다 그러시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다시금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건 이후 언론에 여러 차례 회자돼 부끄럽다고 말한다. 이동철 씨는 “그만한 일이 아닌데 언론에 나오고 칭찬해 주시니 많이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송현명 씨는 “처음에 언론에 보도될 때는 많이 당황하기도 했는데 금세 잊히더라. 동료끼리 합심해서 좋은 일을 했다는 기억이 남아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없지만 사회적으로는 이번 일이 좋은 동기가 되어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소망을 피력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개최된 ‘생활 속 작은 영웅’ 시상식에서 영웅패를 수상한 변재성 씨, 이동철 씨, 송현명 씨.
이들 모두 사건을 계기로 각자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이 씨는 “일상에서 이와 비슷한 위기상황에 닥칠 수 있으니 늘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누가 쓰러지거나 어려움에 닥치면 언제든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변 씨도 “사회에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일상에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꼭 도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같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작은 영웅 호칭을 갖게된 이들은 이 자리가 무엇보다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송 씨는 “감사하게도 현장에 계셨던 시민께서 저희를 추천해 주신 것 같다. 수상한 다른 분들의 사연을 보니 의로운 분들이 많아서 저희를 불러주신 것이 매우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끄럽다. 저희가 오늘 제일 작은 영웅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씨 역시 “오신 분들을 보며 저희도 귀감을 얻어서 일상에서 정의를 실천하고 매사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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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생활 속 작은 영웅들’ 시상식에선 총 44명의 작은 영웅들이 영웅패를 수상하였다. (사진=국민대통합위원회) |
송 씨도 마지막으로 “오늘 축사에서 ‘전 국민의 영웅화’라는 표현이 참 와 닿았다. 우리 누구나 생활 속에서 작은 영웅들이 된다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우리 사회에 드러나지 않은 작은 영웅들이 만들어나갈 더 나은 세상을 제시했다.
작은 영웅들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사연은 그저 하나의 미담이 아니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일상에서의 의롭고 선한 실천은 나도 시작해 볼 수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했다.
험하고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여전히 세상을 정의롭고 따뜻한 곳으로 만들어가는 이웃 같은 작은 영웅들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조금 더 따뜻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 큰 첫걸음이 아니어도 시작만으로 충분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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