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축제인 지스타가 지난 17일 부터 20일까지 총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지스타는 올해 12번째를 맞이한 축제로 35개국 653업체가 참가해 전년 대비 3.1% 성장한 2,719 부스로 치러졌는데요.

화려한 개막식이 열렸던 지스타 2016 부산 벡스코 전경.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 시연부터 각계 전문가와 함께하는 부대행사까지 진행돼 게임 시장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전망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새롭게 신설된 모바일 입장권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VR(가상현실) 기기, 게임들이 전시장 곳곳에 전시돼 게임 사용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는데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과 PC 온라인 게임 중심이었던 지스타 현장이 VR 을 만나 지스타 2016 현장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차세대 게임 기술로 각광받는 VR. VR특별관을 방문하면 누구나 이곳에서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지스타 2016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

전시장은 게임 체험공간, 포럼, 채용박람회, 국제 게임 콘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습니다. 실외 이벤트 체험공간에도 많은 업계가 참여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요. 부스 중간 곳곳에는 게임을 홍보하는 캐릭터,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정책, 성과들이 한 자리에 정리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VR 스키점프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여성 관람객들.

게임 축제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게임 사용자들만의 축제라는 인식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필자가 체험한 지스타는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체험할 수 있는 네트워킹 성격의 축제였는데요. 작년보다 여성 입장률이 높다는 현장 관계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곳곳에는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지스타는 다양한 연령층들에게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듯 했습니다.

사실 필자는 지스타에 참여하기 전 ‘게임= 중독’ 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컸었습니다. 지인의 아들이 게임 중독으로 약물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 하던 때를 지켜보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스타에 참여해 모바일, PC온라인, VR게임 순으로 체험해 보니 게임은 교육용으로도, 미래를 전망하는 도구로로 아주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게임이라는 장르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죠.

최신 IT 기술이 결합된 모션 캡쳐 기반 롤플레잉. 크게 그릴수록 불의 모양은 더 선명해지고 진해진다.

필자는 3종류의 게임을 각각 시연해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최신 IT 기술과 결합한 가상현실(VR) 게임이었는데요. 신나는 춤판의 느낌이 기분을 한층 상승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덕분에 게임 시장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왔는지를 피부로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필자가 직접 체험해보았던 PC 온라인 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고 경주 구간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준비한 우수 게임 갤러리 부스를 둘러본 후 온라인 게임인 자동차 경주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어렸을적 했던 카트라이더와 비슷해 선택해 보았는데요. 하지만 쉽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저의 예상과 달리 빠르게 진행되는 속도감에 혼이 빠졌고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엔진소리는 현장감 뿐 아니라 긴장감을 고조시켜 2경기째 ‘완주실패’ 라는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행사 스태프가 엔진을 꽉 채우려면 컨트롤(Ctr)l 키를, 스피드를 좀 더 높이려면 스페이스 바를, 계속 직진할 거라면 올라가는 방향키를 누르라고 옆에서 조언을 해주었지만 오랜만에 온라인 게임을 했던 저는 결국 3번째 경기마저 ‘완주실패’ 라는 단어를 받게 되었습니다. 민망함에 얼굴은 발그레해졌고 호탕한 웃음만이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잘 하신 거에요.”라는 스태프의 말이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모바일 게임 부스에서 게임을 시연하고 있는 관람객들.

두 번째로 체험한 게임은 중국에서 만든 모바일 게임이었습니다. 자그만한 핸드폰 화면이 게임 세트장으로 변해 그 속에서 악당과 붉은 용을 물리치는 게임이었는데요.

빠른 손놀림으로 악당을 물리치고 포인트를 얻어내야 승리 할 수 있었습니다. 방향 감각이 있어야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게임과 달리 두 번째는 스피드가 중점이돼 훨씬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는데요. 점수를 얻어내고 포인트로 교환, 전투에 필요한 아이템을 사보니 어느새 게임의 주인공과 일심동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화면의 해상도도 게임 사용자들이 좀 더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화려한 컬러로 구성돼 시각에 민감한 아시아인들에게 잘 부합되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했던 VR게임 부스.

앞에 게임들이 게임 캐릭터와 일심동체가 되어야 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게임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바로 게임을 하는 사용자들에게 게임 속 캐릭터가 ‘잘 했어, 잘 하는데?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라며 용기를 복돋워주는 VR게임이었는데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모르는 용기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칼 사용도 좀 더 과감하게 하고 말이죠.

지스타를 체험해보니 생각보다 모바일, 온라인, VR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게임의 장점들과 기능들이 실로 무궁무진했습니다. 그만큼 게임이라는 장르는 대중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 콘텐츠가 된 것인데요.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게임 시장의 발빠른 속도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아시아 최고 게임 유통 허브로 성장한 ‘지스타’. 올해에 참여해보지 못하셨다면 내년엔 꼭 참여해 더 발전된 세상과의 교류를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 내년엔 더 놀라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정책기자단|김현진
hihyunjean@naver.com

이곳저곳 발로 뛰어 느낀 모든 것을 글로 옮기는 작업이 즐겁습니다. 언제까지나 취재를 즐기며 알찬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