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몇 십 년간 급격히 성장하면서 대기업 위주의 수출정책을 펴왔는데 그 결과 경제에 사각지대가 생겼다. 그 빈 곳을 메우는 것이 바로 ‘마을기업’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사는 지역과 마을’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을기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행정자치부 내 마을기업 지원부서가 지역경제과에서 지역공동체과로 이름이 변경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윤기 행정자치부 지역발전정책관의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전략을 대기업과 수출산업 위주의 육성으로 세웠다. 말 그대로 효율성을 가장 중시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환경이 변했지만 그 원칙은 비교적 최근까지 고수됐고, 선택에는 늘 기회비용이 발생하듯 경제생태계에는 부작용으로 자본의 분포에 불균형이 생겼다.
정부에서는 경제의 체질을 바꾸려 ‘사회적 경제’ 요소를 도입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의 조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중 ‘마을기업’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기 위해 향토, 문화, 자연자원 등의 지역 특화자원을 이용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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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수 마을기업 경진대회’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
올해의 우수마을기업 20개 팀 선정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6년 우수 마을기업 경진대회’는 마을기업인들이 그간의 성과를 보고하고 노력을 보상받는 자리였다.
행정자치부는 2011년부터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득을 창출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한 우수 마을기업을 매년 선정하고, 경진대회를 열어 그 성과를 공유해왔다.
올해는 전국 1,342개의 마을기업 중 시·도의 자체심사를 거쳐 38개의 기업을 추천받았고, 추천기업을 대상으로 1차 서면심사를 통해 20개의 우수 마을기업을 선정했다. 수상 기업에는 최우수 7천만 원, 우수 5천만 원, 장려 3천만 원의 사업비가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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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바꿔준 ‘엘리트농부’ 마스코트. |
긴장감과 훈훈함이 동시에 흐르던 경진대회장
“저기 곰인형은 어뎁니까? 하하하…” ‘엘리트농부(경기도 김포시)’ 마스코트가 식장을 돌며 친환경 농산물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자,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대회장 분위기는 이렇듯 긴장감이 돌면서도 화기애애했다.
기업 단위로 플래카드를 준비해 온 건 물론이거니와 구성원들이 같은 옷을 맞춰 입거나 기업의 콘셉트에 맞는 소품을 만들어 온 곳도 있었다. 웃으며 서로 독려하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단합된 모습에 분위기는 고조됐다.
이날 참석한 마을기업들은 지역 공동체 기반이라는 특성상 영농조합 법인이 대다수였고 주력 상품 또한 티백, 고구마 순채, 한과, 고추장, 된장, 참기름, 감귤, 유정란, 수제 소시지, 와인 등 농산물과 식품가공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간혹 핸드메이드 소품이나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이동식 세차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규모는 고용인원 열 명 안팎의 소규모 기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연 매출이 10억 원을 넘고 누적 고용인이 백 명을 훌쩍 넘는 곳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분포를 이뤘다. 발표내용의 충실도와 질의 답변 성실도 역시 평가요소의 일부였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영상자료를 상영하고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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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내마음은 콩밭’ 홍보물. |
최우수기업 ‘내마음은 콩밭’, ‘에버그린에버블루’, ‘백련농장’ 3곳 선정
△ ‘내마음은 콩밭(대구광역시 북구)’은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디자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마을기업으로 2012년 경북대학교 졸업생들이 서문에 정착하면서 형성된 작은 소모임이 발단이 됐다.
2014년 공식 협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홍보광고, 출판, 마을 공공디자인 등을 담당하는 ‘콩밭스튜디오’와 청년층을 대상으로 워크숍, 소모임, 마을 아카이빙, 경북대 서문 골목축제를 주최하는 ‘콩밭학교’를 운영 중이다. 2013년부터 시작돼 4회 연속 개최된 ‘경북대 서문 골목 축제’는 대구시 우수마을축제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용인원과 매출액도 점차 늘었다. 시작 당시 12명이던 인력이 현재 25명으로, 7천7백만 원이던 매출은 2억 7천여만 원으로 각각 두 배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마을기업의 성장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콩밭학교의 문화공동체 활동으로 지역주민과의 교류가 늘어 침체됐던 경북대 서문 상권에도 활력의 계기가 됐다.
올해 32살로 발표자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렸던 서민정 대표는 “콩밭을 통해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우리 세대들이 커뮤니티와 배움을 통해 지역에서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모범이 되겠다.”며 사업수완만큼 야무진 꿈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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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린에버블루’의 생들깨그대로 들기름(출처=에버그린에버블루 온라인 스토어) |
△ “들기름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인향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말처럼 ‘에버그린에버블루(경기도 양평군)’는 지역 특산물인 ‘들깨’ 사업화에 성공해 2016년 월매출이 6천7백만 원을 넘고 17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들깨 그대로’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충실하게 지역에서 생산된 최상급 들깨를 저온착유 압축과정을 거쳐 들깨 고유의 맛과 향을 보존하면서도 오메가3 함유량이 높은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 낸 결과다. 들기름은 올해 10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까지 받아 신뢰도가 더 높아졌고 생협과 홈쇼핑에도 입점해 판로를 넓혔다.
‘에버그린에버블루’는 무엇보다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한다. 들기름을 제조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이 기업의 사업은 들깨 생산(1차 산업)과 생들기름 제조가공(2차 산업), 그리고 유통·판매(3차 산업)까지 ‘이상적인 농촌 융복합산업’에 해당한다.
매출액의 43%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들깨 구매에 사용되고 고용도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등 총매출액의 78%가 지역사회에 환원돼 지역경제의 자립도를 높인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크게 공헌해 ‘마을기업’의 취지에 부합하는 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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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농장’의 제품들. |
△ ‘백련농장(전북 부안군)’은 2012년에 마을기업으로 공식지정돼 지역 농산물과 전통식품 판매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귀농인과 고령인, 다문화가정 문제 등 지역 문제까지 해결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주요사업은 주민들이 재배한 농산물로 담근 전통 장류와 연근, 연잎차 등의 가공차(茶) 판매와 연밥과 청국장 만들기 등의 체험 제공이다. 엿기름, 메주, 청국장 가루 등 11개 품종허가를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귀농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온 점이 알려져 ‘귀농인 성공사례 견학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10월에는 세계신지식인협회에서 주는 ‘대한민국 신지식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백련농장은 마을주민들이 임원 조합원으로 참여해 전통식품 기술을 전수하고 농한기에 일거리가 없는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등 지역사회의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귀농인의 초기정착을 돕는 귀농경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귀농인에게 빈집 수리를 지원한다.
고령화 문제를 고민하면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어르신 돌봄 및 병원진료 운송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청소년을 위해 관내 청소년 교육관 건립을 지원했으며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매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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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수상기업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출처=행정자치부 공식블로그) |
■ 지속가능한 마을기업으로 거듭나길
‘백련농장’의 김성숙 대표는 “‘백련농장’을 백 년 가는 ‘백년농장’으로 꾸려 나가겠다.”라는 말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수 마을기업의 선정 기준은 ‘기업성’과 ‘지역공동체 기여도’다. 궁극적으로 지역경제의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이어야 지역 경제의 기반기업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진대회장에서 기업별로 구성원들이 단체복을 맞춰 입고 장기간 연습한 듯 호흡이 척척 맞는 응원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며, 점차 와해돼 가는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마을기업인들이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씨앗이 됐으면 한다. 씨앗이 발아해 성장하기까지 거름과 보호막이 되어 줄 정부의 지원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구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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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수 마을기업들.(출처=행정자치부 공식블로그) |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홍영의 nyrdagur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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