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썬다고 썰었는디.”
앞치마는 그럭저럭 둘렀지만, 하얀 요리사 모자가 작아서 어설프게 백발의 머리에 간신히 얹은 할아버지들이 옥신각신하고 있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따라 찾아간 동네 보건지소의 영양교실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손주손녀를 위한 맛있는 요리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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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생 2막! 시니어 영양교실’에서 요리실습이 한창이다. |
서울 양천구 목동보건지소는 100세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의 건강관리와 여가활동 등 다양한 사회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행복한 인생 2막! 시니어 영양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내 밥상은 내가 책임진다’는 슬로건 아래 65세 이상 할아버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벌써 4기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번 영양교실은 특별히 할머니들도 함께 했다.
본 프로그램을 기획한 정윤정 주무관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상 노인세대는 남자들이 부엌을 멀리 해야 된다는 태도로 살아온 경우가 많습니다.”라며 “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홀로 살게 되는 남성 노인들이 직접 식사를 챙겨야 하는 일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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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에 치즈를 얹는 할아버지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생활요리 실습으로 식생활 관리 능력이 부족한 남성 노인들의 가사 자립과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시니어 행복 요리코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요리시간은 ‘든든한 한 그릇 요리’뿐 아니라 ‘가족의 생일상’, ‘친구와 함께하는 한식 안주’, ‘가족의 겨울 보양식’ 등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테마로 구성됐다.
수업 시작 전 실시되는 식습관 설문지 작성 및 염미도 테스트, 소변 테스트 등으로 식생활 개선 영양교육을 하여 참가자들의 건강을 챙긴다. 또한 요리를 매개체로 자연스럽게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정서적 도움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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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행복 요리코스’로 진행되는 요리시간은 다양한 테마로 구성됐다. |
5회 수업으로 시작됐던 영양교실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으로 현재 매주 금요일마다 8회 수업으로 확대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딸과 같은 젊은 강사의 요리시연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며 관찰한다. 레시피에 꼼꼼히 메모하는 주름진 손길들도 분주하다. 시연이 끝난 후 카레라이스, 숙주나물, 해물파전 등 2~3가지를 요리를 조원들과 직접 만들어 보는 왁자지껄한 시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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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실에 참가한 이이통(74) 할아버지는 수업을 기다리는 즐거움에 행복하다고 표현한다. |
영양교실에 참가한 이이통(74)할아버지는 수업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봄에 아내가 발목을 크게 다쳐서 어쩔 수 없이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할 만해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 가서 레시피를 보며 간신히 요리합니다. 아내에게 맛있냐고 물어보면 ‘당신이 해줬으니까 그냥 먹는 거지’라고 말하더라고요. 친구들은 ‘나이 들어서 뭘 배우냐?’라는 의견과 ‘요리도 배워둬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라지는데, 70이 넘어서도 배운다는 건 좋다는 생각이 점점 커집니다. 은퇴 후 집에 있자니, 한마디로 노느라 죽을 지경이더라고요. 그런데, 수업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다음 수업을 기대하고 기다림에 빠져든다는 게 행복해요.”
정 주무관은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처럼 노인세대에게도 남은 인생에 대한 부담감, 우울감이 동일하게 있습니다.”라며 “수업참여로 할아버지들의 표정이 밝아졌다는 가족의 감사전화에 보람을 느껴요.”라고 덧붙였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97년 6.3%이었던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16년 현재 13.4%로 상승했다.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5분의1이 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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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출처=통계청 누리집) |
인구 고령화는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저출산을 동반한 고령화는 지금 세계 여러 국가들이 겪고 있는 공통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고령화의 심각성은 그 영향이 경제·사회·정치·문화 등 다방면으로 큰 파급효과를 일으킨다는 데 있다.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경제 활력의 침체 등 국가 발전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직면해야 하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는 고령화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고령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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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영양교실 수업 풍경. |
무엇보다도, 노인들이 후반부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배움의 기회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살아온 지식과 경험만으로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발맞추기 힘든 노인들에게 있어서 배움의 기회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또한 사회와의 소통으로 무료함과 외로움을 해소하여 행복감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70대 이상의 노인 가운데 배움의 시간을 갖고 있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행복감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자는 인생의 본질을 배움을 통한 자아실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배우기를 멈추는 사람은 나이가 20이든 80이든 늙은 것이다.”라고도 표현했다.
도래하는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맞이하기 위한 열쇠는 배움에 있다. 대한민국처럼 사람 밖에 기댈 게 없는 나라는 특히 그렇다. 시니어교육 증대로 노인의 사회적 활동을 돕고 이를 국가발전을 위한 미래 동력의 하나로 에너지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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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완성된 후 식사를 함께 나누며 담소를 나누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밝다. |
시니어 영양교실에서 마주한 노년의 배우는 즐거움이 앞으로 펼쳐져야 할 노인복지정책 방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요리가 완성된 후 조별로 둘러앉아 식사를 함께 나눴다. “우리가 손주들이 좋아하는 신식 요리를 언제 배워보겠냐?”며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대화에 공감하며 어르신들의 사랑이 담뿍 담긴 요리에 숟가락을 얹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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