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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인공지능이 번역으로 붙었다~

사람 대 인공지능 번역대결로 살펴본 제4차 산업혁명

2017.03.03 정책기자 송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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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무궁무진한 발전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까,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파멸을 불러올까?

지난해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진행되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끈 바 있다. 바둑은 ‘신이 우주에서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인간계에 떨어뜨린 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와 심리적 수싸움이 나올 수 있다.

이로 인해, 대국 전까지만 해도 바둑은 인공지능이 결코 정복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세간의 예측과 달리,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무려 4대 1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세계를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세계가 실제로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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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 세종사이버대 주최로 진행되었던 <인간 vs. 인공지능> 번역 대결.
 

최근에는 새로운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이 진행돼 주목을 끌었다. 지난 2월 21일, 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학교, 세종사이버대학교의 공동 주최로 서울 광진구에서 ‘인간 vs 인공지능’ 번역 대결이 진행된 것. 

‘알파고’ 바둑 대결 이후, 국내에서 진행되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두 번째 대결이라는 점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중국 등 해외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고 행사 현장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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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인간 vs 인공지능 대결’에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사진=국제통역번역협회)
 

이번 대회에는 번역사 4인과 인공지능 번역기 3대가 참여했다. 번역사는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번역 경력 5년차 이상의 베테랑들이 참여했고, 인공지능 번역기 측은 번역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G사, N사, S사가 참여했다.

대회 당일의 기출 문제는 형평성과 검색 방지를 위해 지금까지 그 어떤 곳에서도 번역된 적 없는 문서로만 구성됐으며, 번역속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인공지능에게는 10분, 인간 번역사에게는 50분의 제한시간이 주어졌다.

■ 번역대회 결과

대회 시작 전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바와 같이, 결과는 별다른 이변 없이 번역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번역사 네 명의 평균 점수는 30점 만점에 24.5점, 인공지능 번역기 세 대는 평균 10점의 점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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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번역사의 대회 번역 파일 중 일부.(자료제공=세종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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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번역기의 대회 번역 파일 중 일부.(자료제공=세종대학교)
 

실제로 번역 결과를 살펴보니 번역사가 번역한 레고 관련 지문은 문체가 매끄러운 반면, 인공지능이 번역한 애플사의 아이폰 관련 지문은 군데군데 어색한 어법이 보인다.

다소 허무하리만치 큰 격차로 인간이 승리를 가져갔고, 인공지능은 90%에 달하는 문장이 어법에 맞지 않는 한계점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결’이라는 경쟁 자체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AI번역의 활용 범위를 확인해보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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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인간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사진=국제통역번역협회)
 

이번 결과에 대해, 본 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곽중철 한국외대 교수는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정복하지 못한 분야가 바로 텍스트의 이해이다. 인간의 언어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녹아있어 그 뉘앙스가 바둑보다 경우의 수가 많고, 문맥이 다양하다. 따라서 아직까지 역사도, 전통도, 영혼도 없는 AI가 이를 정복하지 못한 것”이라는 총평을 전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AI 번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빅데이터로 ‘인간의 텍스트’마저 이해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는 그 누구도 예언할 수 없다고 한다.

■ 현직 국제회의통역사 인터뷰

그렇다면, 이번 인공지능 번역대회에 대한 결과를 바라보는 현직 통역사의 시선은 어떨까. 필자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현직 국제회의통역사 김태훈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현재 일선에서 통번역 입시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다음은 김태훈 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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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국제회의통역사가 유튜브에서 통번역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Q. 이번 인공지능 vs 인간 번역 대결에 대한 견해는?

A. 이번 대결은 앞으로 번역시장의 패러다임을 예측해볼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대결이었다고 본다. 결과는 인간 번역사의 승리로 끝났지만, 번역 기기들의 기술 개발 속도를 감안하였을 때 번역기기 개발사뿐만 아니라 현직 번역사들에게도 주는 교훈이 컸다고 생각한다.

번역기가 정확도면에서 많이 뒤쳐져 패배했지만, 번역기의 번역 속도는 번역사들의 번역 속도와 비교해 수십 배 빨랐다. 번역기가 초벌 번역을 마치고 이를 빅데이터에 기반해 독립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다면 정확도 면에서 번역사들을 압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통번역 업계에 있어 인공지능의 발전이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A. 인공지능 번역기는 궁극적으로 많은 번역사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 본다. 이는 비단 번역 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자리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시대적 변화라고 본다.

단, 전문 번역사들의 섬세함을 따라잡기에 인공지능 번역기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이번 대결을 통해 드러났기에, 당장 가까운 미래에 전문 번역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초벌 번역사들의 일자리가 많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계가 번역한 번역물을 전문 번역사가 검토하는 형식으로 번역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지능 통역기의 경우에는 완성도를 개선하는 데 번역기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문서화된 텍스트와는 달리 구두로 전달하는 통역은 소리 정보뿐만 아니라 발화자의 표정, 몸짓, 문맥에 따라 해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기기의 개발은 아직 한참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인공지능 번역이 앞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는 기능적 한계점을 꼽자면?

A. 모든 번역물은 원문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원문 작성자의 작법 스타일이나 의도에 따라서 같은 텍스트라 할지라도 다양한 번역이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인공지능은 이러한 연결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번역을 하기에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저자의 작법 스타일 및 의도에 대한 분석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통번역에 관해 자유로이 한마디를 하자면.

A. 인공지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본다. 기술 개발의 속도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언젠가는 완벽에 가까운 인공지능 통번역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본다.

애초에 기술이란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번역사들이 이와 같은 기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자신의 업무 생산성을 배가하는 방안을 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동시에 자신의 통번역 능력을 끊임없이 계발하는 한편, 필요시 적극적으로 통번역 기술 연구 및 개발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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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SF영화 ‘아이 로봇’의 한 장면.
 

■ 인공지능 번역이 영향을 미칠 영역들

앞서 언급한 통번역업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번역으로 인해 앞으로는 국내 영어언론사와 각종 국제기구들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앙일보 영자신문사에서 6년차 기자 생활 중인 강진규 씨는 AI번역이 국내 영자신문사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날씨 기사와 같이 사실만을 전하는 스트레이트 기사 영역은 인공지능 번역에게서 인간이 위협받는 취약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떼며, “하지만 어떤 한 사건에 대한 설명에 있어 전체 맥락을 살피고, 조율하고 분석까지 하며 ‘얼마나 설명을 깊이있게 해 나갈 수 있느냐’가 영자신문사 생존과 AI에 대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요한 열쇠고리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번역 인공지능의 변화를 바라보는 20대 청년의 시선은 어떨까. 대학생 서지수(성균관대 영문학과) 씨는 주한미국대사관 인턴을 거쳐 현재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에서 은행법과 관련된 법률 문서들을 번역하는 인턴 직무를 맡고 있다.

서지수 씨는 여러 기관에서 진행했던 번역 업무 경험을 떠올리며, 법률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충분히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법률 번역의 경우, 문학 영역과 달리 미사여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맞아떨어지는 정해진 용어들이 있기 때문에, 법률 문장 어투와 전문용어만 잘 입력된다면, 내용 측면에서도 믿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생해나갈 미래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을 비롯해, 기계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생각은 역사적으로도 꾸준히 있어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꾸준히 효율적이고 윤택하게 만들어왔다.

급속도로 변화해나가는 사회 속에서, 번역사들은 앞으로 인공지능 번역과 조화롭게 공생해 나가는 세상을 맞을 준비를 단계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번역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인공지능이 번역사들에게 실질적 편익을 가져다주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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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보 303호 ‘승정원일기’.(사진=문화재청)
 

대표적인 사례로 ‘고서 번역’을 들 수 있다. 인조 1년부터 순종 4년에 걸쳐 집필된 국보 303호 ‘승정원일기’는, 1623년부터 1910년까지 288년간 쌓인 3,243권의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다. 90년대부터 번역 절차에 들어갔던 이 고서는, 순수 인간의 힘으로 번역을 할 경우 원래 1994년부터 2062년까지 장장 68년이 걸릴 예정이었으나, 오늘날의 인공지능 기술을 번역 도우미로 활용할 경우, 무려 27년을 앞당긴 2035년에 완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인간의 노동력을 절약해주는 인공지능 번역의 대표적인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인간 대 인공지능의 번역 대결’은, 비록 대회의 성격이 경쟁을 염두로 한 ‘대결’이었지만, ‘이세돌 대 알파고’ 때와는 달리, 오히려 인공지능 번역이 앞으로 인간의 편의를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알고자 하는 기회의 장으로써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번역의 정확도는 부족했으나, 인간 번역사가 50분의 시간을 갖고 번역한 분량을 인공지능은 1분 남짓한 시간 만에 번역했다는 점은, 과거 공업시대에 인간의 단순노동 작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려줬던 기계의 도입과 같이, 다양한 함의점을 가진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비록 인공지능 번역이 번역 업계 개개인의 경제 활동에 단기적인 타격을 불러 올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인간이 기계 번역에 비해 여전히 비교우위를 가지는 영역을 꾸준히 찾아나간다면, 분명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AI 번역과 같은 다양한 인공지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꾸준히 개발되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지금, 사람들이 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송민재 papu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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